국립환경과학원 위치추적 통해 1년간 경로·월동시기 규명
중국·몽골 AI 발생시 국내 유입가능성 판단자료 활용 가능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의 주요 매개체로 지목돼왔던 청둥오리의 월동시기와 이동경로가 국내 최초로 밝혀졌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1년 11월 충남 아산시 곡교천에서 월동했던 청둥오리가 중국 센양, 내몽골, 창춘, 압록강을 거쳐 지난해 12월 아산시 곡교천으로 되돌아온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1년 당시 곡교천에서 청둥오리를 포획해 인공위성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후 이동경로와 번식지를 추적해왔다. 위치추적 결과, 청둥오리는 아산 곡교천에서 월동 후 2012년 3월 27~29일 3일간 700km를 날아 중국 요령성 센양에 도착했다. 여기서 약 2주간 머문 청둥오리는 다시 4월 16~17일 이틀간 670km를 날아 내몽골 힝간에 도착했다. 총 20일간 1370km의 거리를 북상한 것이다.

가을철 남하시에는 북상경로와 달리 지난해 11월 16일 중국 길림성 창춘 인근으로 이동해 1주일간 머문 후 북한의 자강도 초산 인근의 압록강을 거쳐 12월 6일 월동지였던 충남 아산시 곡교천에 도착했으며 총 20일간 약 1300km를 이동했다.

특히 시기상으로 볼 때 지난해 4월 17일부터 가을까지 머문 내몽골 힝간지방의 소하천을 번식지역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돼 한국에서 월동하는 청둥오리의 구체적인 번식지역을 최초로 파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또 이번 조사를 통해 청둥오리의 월동지와 번식지의 활동반경과 장거리 이동특성을 처음으로 밝혀냈으며, 동일지역을 월동지로 다시 이용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 추적 결과, 청둥오리는 장거리 이동시 주로 저녁에 출발해 야간에 이동을 했으며 중간 기착을 최소화함으로써 압록강을 제외한 북한지역은 머무르지 않고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국립환경과학원의 설명이다.

실제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갈 때에는 거리상 중간지점인 센양과 창춘의 도시외곽 하천에서 1~2주간 머물고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주요 유입원으로 지목받고 있는 청둥오리의 장거리 이동습성이 파악됐다"며 "앞으로 중국이나 몽골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 국내 유입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방자치단체, 시·도 야생동물구조센터,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예찰에 활용할 계획이다.

▲청둥오리에 부착된 인공위성 추적장치. <사진=국립환경과학원 제공>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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