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KAIST 공동연구…동물실험으로 입증

사람의 지방줄기세포에 들어 있는 뇌보호 물질로 뇌졸중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노재규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간지방줄기세포를 배양한 다음 세포막을 깨 뇌보호 성분만 추출한 뒤 이를 뇌경색 쥐에 주입한 결과 치료효과가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뇌졸중은 성인 사망의 주요 원인 질환 중 하나로, 크게 '출혈성 뇌졸중(뇌출혈)'과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뇌졸중의 70~80%가 뇌경색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급성 뇌경색의 치료법은 6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술을 사용하는 것인데, 적용 대상이 되는 환자가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급성기 뇌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신경보호제 연구가 한창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도 이중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줄기세포 치료법은 전신 혈관으로 투여했을 때 뇌로 들어가는 세포가 적은 데다 세포 형태로는 급성기 뇌졸중에 신속히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배양된 인간 지방줄기세포의 세포막을 깨 뇌보호 물질만 추출한 뒤 이를 약물과 같은 형태로 제작해 급성기 뇌졸중 쥐의 전신에 투여했다. 그 결과 뇌경색의 크기가 줄고 뇌출혈에 의한 뇌손상이 감소하는 등 뇌졸중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노재규 교수는 "줄기세포에서 나오는 뇌보호 성분을 약물 방식으로 활용한 게 그동안의 줄기세포 치료법과 다르다"면서 "줄기세포를 직접 이식할 때 생기는 시간적 제약과 생존, 분화, 이식 거부, 혈전 형성 등의 문제를 이 방식으로 해결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질환 전문 학회지인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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