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용 표준연 박사 '무주형 나노소재 합성기술' 개발
친환경·저비용…다양한 금속·반도체 합성에 응용 가능

"극미량의 원료만을 사용하는 친환경적 무(無)주형 전기도금법으로 나노소재 합성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전기도금을 이용한 나노소재 개발과 합성은 물론 비표면적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야 하는 에너지 저장과 표면코팅 개발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국내연구진이 나노소재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무주형' 친환경적 전기도금 나노소재 합성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강대임) 나노소재평가센터 송재용 박사와 박선화 UST 박사과정생은 교육과학기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에서 지원하는 '반도체 공정기반 수직정렬 나노선 열전소자 원천기술개발' 연구 수행을 통해 무주형 친환경적 전기도금 나노소재 합성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나노소재를 합성에는 ▲화학 소스 물질을 기체상태로 공급해 기판위에 나노소재를 증착하는 방법인 CVD(Chemical Vapor Deposition)와 같은 기상법 ▲액체상태에서 환원제나 계면활성제를 첨가해 소스물질을 환원시켜 나노소재를 만드는 Polyol 공정과 같은 액상법이 주로 사용돼 왔다.

대표적인 액상법인 Polyol 공정은 기상법보다 비용이 저렴하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비교적 고온에서 이뤄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나노소재는 기판(substrate)위 특정 위치에 올려놓는 'positioning'이 가능해야 유용한 나노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 기상법으로 만든 나노소재는 기판위에 positioning이 가능하지만 공정비용이 비싸며, polyol 공정은 비용은 저렴하지만 positioning이 거의 불가능했다.

▲전기전도도가 매우 낮은 수용액 내에서 높은 전압을 가해주면 번개가 피뢰침으로 모이는 것과 같은 원리와 계면이방 성에 의해 종자결정의 뾰족한 부분으로 이온소스를 공급할 수 있다. 이런 원리에 의해 주형 없이 한쪽 방향으로만 결정을 나노크기로 성장시킬 수 있으며, 초기 종자크기를 제어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되어 최종 나노소재의 크기도 제어할 수 있다. ⓒ2013 HelloDD.com
송재용 박사는 기존의 방법들은 나노소재 합성에 비용이 많이 들고 공정이 복잡해 나노소재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주형 없이 전기도금으로 나노소재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2005년 표준연에 입사할 당시는 세계적으로 나노소재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시작되는 단계로 고가의 물질을 이용해 나노소재를 합성하고 응용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박사과정에서 주로 연구했던 전기도금법을 떠올렸다. 액상법 중 하나인 전기도금법 역시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소재 합성 방법으로 반도체 산업 등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거푸집과 같은 주형을 이용해야만 나노소재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나노소재 상용화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또 도금 용액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는 등 환경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피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기도금 방법을 이용하면 전기가 통하는 기판 위에 선택적으로 나노셀을 성장시키면 자연스럽게 원하는 위치와 크기로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뛰어났기 때문에 주형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 방법을 고안했다.

▲송재용 박사. ⓒ2013 HelloDD.com

송재용 박사팀은 대기 중의 번개가 피뢰침에 집중되는 '피뢰침 효과'를 이용해 주형 없이도 나노소재를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도금 공정과 응용 기술을 개발해 주형을 사용하지 않고도 나노소재의 직경과 밀도 등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송 박사는 2011년 가을 은나노 소재를 이용한 합성에 성공한 뒤 곧바로 금과 구리 등 다른 소재를 이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합성법이 어느 한 소재에만 적용되면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로서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후 합금, 코발트, 니켈, 구리산화물 등 다양한 금속 및 반도체 산화물 나노소재 합성에도 성공, 나아가 일부 반도체 나노소재에도 적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개발된 공정은 나노소재와 폴리머를 적절히 혼합해 터치패드에 사용될 수 있는 이방적 전기전도도를 가지며 플랙시블한 투명전극에도 활용 가능하다. 또 나노소재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 표면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해 나노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송 박사팀은 개발된 기술을 이용해 나노선을 이용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료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은 주로 카본을 이용한 음극재료가 생산되고 있는데 카본은 용량이 적기 때문에 대체 소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 배터리의 충방전시 음극재료가 손상되곤 하는데 나노소자를 이용하면 파괴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를 하다 보면 벽에 부딪히면 초심으로 돌아가 과정을 되밟아 보고 결국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실험과정을 처음부터 되짚어보곤 했습니다." 송재용 박사는 "연구는 만드는 창조가 아니라 자연속 법칙과 질서를 하나 하나 발견하는 과정으로 그 흐름 속에서 다음 것을 예측하고 그것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굉장한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천상 과학자다.

송 박사는 무주형 나노소재 기술을 적용한 터치 디스플레이용 이방성 플랙서블 투명전극을 함께 개발해 나노기술 전문 학술지인 '나노스케일' 2월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또 관련 기술을 리튬이온 이차전지 등에 적용한 기술로 특허 3건을 출원해 나노소재기술의 원천성도 확보했다.

▲송재용 박사가 무주형 전기도금기술로 합성된 나노소재를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확인하고 있다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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