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온도 0℃ 이하 유지해 구조물 지반침하 방지
남극서 성능평가…시베리아 자원개발시 활용기대

시베리아나 알래스카 등의 영구동토지대에 건설되는 구조물의 경우 특별한 지반보강보다 열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동토(얼어 있는 땅)층 지반의 자체 지지력을 활용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얼어 있는 땅이 녹는 경우 얼음에 의해 팽창했던 흙 사이 간극이 수축하면서 지반이 침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녹았던 흙이 얼게 되면 다시 부피가 팽창하면서 지반이 융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우효섭)은 영구동토지역의 자원개발에 참여하는 국내기업이 현지 구조물을 안정하게 건설할 수 있게 하는 '열 사이펀' 장치를 개발했다. 열 사이펀은 땅속의 열을 땅위에 버릴 수 있게 해 땅속 온도를 어는점 이하로 유지시키는 장치다. 열 사이펀 장치는 그간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의 파이프라인 기초 안정화, 중국 칭장철도 동결지반 안정화 등에 사용됐지만 국내에서는 해당장치에 대한 연구와 적용사례가 전무했다.

▲열 사이펀 구조체의 남극 현장 설치 모습. ⓒ2013 HelloDD.com

열 사이펀은 장치 내부의 작동유체(물 또는 액체)를 통해 땅속의 열을 외부로 전달한다. 작동유체는 지중의 열을 흡수하면서 기체로 변한다. 기체로 변한 작동유체는 밀도차에 의해 상부로 이동해 외부의 찬 공기와 만나 열을 배출하고 다시 액체로 바뀐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열 사이펀 내부의 작동유체가 계속해서 순환을 일으키며 열을 외부로 배출함으로써 땅속 온도를 연중 0℃ 이하로 항상 유지시킬 수 있게 된다.

R-134a를 작동유체로 사용하는 열 사이펀 시작품을 제작한 건설연은 현재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대상으로 현장 적용성과 성능을 평가하는 현장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연 관계자는 "남극 현장적용성 평가는 5년에 걸쳐 수행될 예정이며 앞으로 3년간 데이터 수집과 비교분석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열 사이펀 설계 및 시공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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