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터보엔진 기술로 고효율 터보블로어·압축기 생산
"기술장벽으로 중국추격 따돌려…국산 항공엔진 주역될것"

"항공기용 터보엔진 기술을 가진 회사가 대덕에 있다니 놀랍다. 10년 후에는 우리 회원사들 중에 정말 세계적인 회사들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다." 뉴로스(대표 김승우)의 기업현황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대덕벤처 대표들 사이에서 연신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대전상장법인협의회(회장 이익우 젬벡스앤카엘 대표) 2월 정기모임이 28일 저녁 터보엔진 모터기술 전문기업 뉴로스에 열렸다. 뉴로스는 2000년 5월 삼성테크윈 항공엔진개발팀 출신인 김승우 대표를 주축으로 12명이 창업한 회사다. 대화동 공구상가에서 시작해 항공 터보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터보압축기, 터보블로어, 무인항공기용 제트엔진 등 고부가가치 첨단제품들을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2000년 회사를 설립하고 한동안은 특별한 아이템이 없어 고전했다"며 "항공엔진 기술로 정부과제 등을 하며 신사업군을 찾았다"고 말했다.

창업 당시 뉴로스가 보유하고 있던 핵심기술은 항공부문의 가스 터보엔진 냉동기. 하지만 딱히 현금을 벌어들일 만한 주력 제품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로스 직원들은 터보엔진 모터기술을 기반으로 돈 되는 일이라면 컨설팅이나 연구개발 용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로봇새' 프로젝트도 시작하게 됐다. 뉴로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상하운동 모터로 로봇새를 만들어 완구용과 전문가용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상하운동 모터를 이용해 퍼덕거리는 날갯짓으로 비행하는 '사이버드'는 고정익이나 헬리콥터 같은 기존 무선조종 비행체보다 가볍고 조종도 편했다. 사이버드는 해외전시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2002년 월드컵 행사에서도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최종 상품화는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기술력이 있더라도 마케팅은 그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했다"며 뉴로스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은 그로부터 다시 몇 년의 시간이 흐를 뒤라고 설명했다. 뉴로스가 본격적으로 터보엔진 기술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04년 터보블로어(Turbo Blower:산업용 송풍기)를 생산하면서부터다. 뉴로스의 주력제품이 된 터보블로어는 2002년 개발을 시작해 2004년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대상협 회원들이 뉴로스의 산업용 터보블로어 생산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2013 HelloDD.com

김 대표는 "하지만 제품을 내놓는다고 고객이 무조건 사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산라인 구축과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제품신뢰도를 쌓기 위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고 꽤 시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상적이었던 제품도 막상 현장에 내보내니 많은 문제가 있었다. 첫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을 수없이 오가며 제품결함을 개선하고 고객 요구를 맞추는 작업이 반복됐다. 개발비용은 무한정 투입되는데 수익은 기대만큼 크지 않아 심각한 자금난에도 빠졌다. 다행히 때맞춰 기업가치를 인정한 산업은행의 투자를 받아 2006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게 됐다.

뉴로스의 터보블로어는 주로 오폐수 처리장의 공기·산소 공급을 비롯해 시멘트같은 분말원료 이송, 발전소 탈황설비 시스템 등에 적용된다. 최근에는 LCD 제조공정에도 투입되기도 했다. 가령 오폐수 처리장 적용의 경우 터보블로어는 물 속 10m 깊이에 공기를 불어넣어 미생물로 하여금 오염물질을 분해시키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김 대표는 "현재 뉴로스의 캐시카우 제품은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터보블로어와 터보압축기"라며 "고유의 터보기술을 활용해 무인항공기용 제트엔진과 발전용 가스터빈, 우주발사체용 터보펌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뉴로스는 북미와 중국법인, 일본·대만 등지의 대리점과 함께 터키·러시아·인도네시아·호주 등지에서도 새롭게 매출이 발생하는 등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산업용 터보기기는 특히 제품신뢰성과 고효율이 요구되는 기술집약형 주문제작 분야"라며 "기술장벽이 높기 때문에 진입이 힘들었지만 한번 성공적으로 진입한 뒤로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터보블로어와 압축기 전세계 시장규모가 12조원 가량"이라며 한국을 무섭게 뒤쫓고 있는 중국에서도 뉴로스 제품을 모방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터보 기술은 역설계가 쉽지 않아 당분간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뉴로스를 방문한 한 대상협 회원사 대표는 "첨단기술 복합제품을 만들어내는 뉴로스는 대덕의 큰 자산"이라며 "선진국형 산업인 항공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뉴로스를 찾은 대상협 회원들이 발전을 기원하며 신라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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