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10년 6억7000만t 배출…전년대비 9.8% 상승
"30%감축" 공언에도 뒷걸음질…朴"새판짜라"

2010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30% 감축' 국가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1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6880만t으로 2009년보다 9.8%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2010년의 연간 온실가스 증가율 9.8%는 1993년 12.2%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는 ▲이상기후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 ▲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증가를 꼽았다.

환경부는 먼저 2010년 겨울철 한파,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 때문에 냉난방용 전력수요가 늘어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09년 12월25일 이후 3주 동안 한파가 이어졌고 여름철에는 92일 중 81일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따라서 일일 평균기온과 기준온도의 차이로 냉난방 증감정도를 가늠하는 냉방 및 난방일수는 2009년 3329일에서 2010년 3785일로 13.7%가 늘었다.

▲2010년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2013 HelloDD.com

또 자동차 생산량 증가와 제철시설 증설도 온실가스 증가에 큰 몫을 차지했다. 철강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 증가량의 31.6%를 차지했다.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발전 등 에너지 분야가 5억7070만t으로 전체의 85.3%였다. 산업공정 분야는 6270만t으로 9.1% 늘면서 전체 배출량의 9.4%를 차지했다. 농업 분야는 2130만t으로 전체의 3.2%를 배출했으며 전년에 비해 유일하게 배출량이 준 폐기물 분야는 1440만t으로 2.1%를 차지했다. 온실가스 종류별로는 이산화탄소(CO2)가 89.1%로 가장 높았고, 메탄(CH4) 4.2%, 육불화황(SF6) 2.9%, 이산화질소(N2O) 2.1%, 수소불화탄소(HFCs) 1.2%, 과불화탄소(PFCs)가 0.4%을 차지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사회에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면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력 수요관리와 2015년 배출권거래제를 실효성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2013 HelloDD.com
 

정부는 지난해 2020년 예상 배출량인 8억1300만t에서 30%가 적은 5억6900만t으로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감축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2010년 배출량 6억6880만t보다 15%가 적은 수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파와 폭염 등 극한기후 현상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현실적으로 산업성장을 억제하기도 어려운 만큼 실효성 있는 배출권 거래제 확립과 이산화탄소 포집및저장기술(CCS) 개발 등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마련한 '2020년 온실가스 배출 30% 감축' 목표와 관련해 새로운 감축계획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7일 국회 환경노동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2020년까지 30%를 줄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빨간 불이 켜진 상태"라며 "이 부분을 대통령도 알고 있기 때문에 로드맵을 새로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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