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조류 활용 이산화탄소 대량포집 시대 열린다

심상준 고려대 교수, 유전자 발현 실시간 분석 나노기술 개발
생명현상 새로운 접근통해 CO₂대량 포집·처리 균주개발 가능

"현재 미세조류를 활용해 CO₂포집·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세조류 유전자의 행동 조절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나노원천기술을 개발했고, CO₂대량 포집·처리와 생명현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심상준 교수팀이 20nm에 불과한 단일 금나노입자의 빛의 산란현상을 이용, 생명체의 유전자 발현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초고감도 나노검지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CO₂) 대량 포집·처리를 위한 원천기술 뿐 아니라 신약개발과 암진단, 생명현상규명, 유전공학기술, 환경감시기술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CO₂감축이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심 교수의 연구성과는 반가운 소식이다.

빛의 산란(Rayleigh Scattering)과 전자의 플라즈몬 공명(Plasmon Resonance)현상을 기반으로 생명체의 유전자 발현과정을 나노수준에서 실시간 분석하는데 성공한 심 교수를 만나봤다.

◆ 1mm 시료로 당뇨병 등 질병예측에서 CO₂처리 균주 개발까지
▲실험에 사용되는 시료. ⓒ2013 HelloDD.com
심 교수는 대체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기 이전인 1990년 중반부터 미세조류를 활용해 CO₂를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해온 베테랑 과학자다.

최근에는 한국이산화탄소포집 및 처리연구개발센터(이하 KCRC·센터장 박상도)의 지원으로 CO₂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생물학적 전환연구를 진행 중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미세조류는 민물이나 바다에서 서식하며,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생물이다.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미세조류를 높은 밀도로 배양하면 바이오디젤을 추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품 원료, 사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심 교수는 "미세조류는 CO₂문제를 해결하는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등생물로 연구하기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어 연구자들에게 외면받다 CO₂발생의 심각성이 대두되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연구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조류를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수천 수억 마리의 세포들이 존재한다. 이 세포들을 연구자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게 유전자를 조작하면 적은 미세조류로 대량의 CO₂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그는 미세조류의 유전자 특징 조작을 위한 환경실험 중에 유전자 발현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 가능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단백질 합성 등 다양한 생명현상을 속도론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는 과정 없이 결과만 보여줬던 기존의 생체분자 합성반응검지 기술의 단점을 해결한 연구 성과다.

그는 "우리 실험실이 갖고 있었던 금속나노입자 활용 분석법을 도입, 입사된 빛의 산란 스펙트럼을 분석해 단백질과 유전자 간의 미세한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감지할 수 있는 나노측정기술을 개발했다"며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특정한 생체반응을 실시간으로 정량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이 분석시스템을 질병의 조기 진단 및 CO₂의 생물학적 전환에 사용한다면 기술적,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표지 그림. ⓒ2013 HelloDD.com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지에 3월 6일자 최근 이슈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심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매우 적은 양으로도 관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예로 50nm의 단일 금속 하나를 유리 기판에 올려놓았을 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서 이뤄지는 모든 현상을 관찰하고 규명할 수 있다"며 "매우 적은 양으로도 다이내믹한 생물현상의 속도론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술을 활용하면 1μm(마이크로미터)의 혈액으로 당뇨병과 질병예측 등이 가능하며, 새로운 균주를 만들어 조작함으로써 CO₂를 처리할 수 있는 균주도 개발가능하다"면서 다양한 유전공학기술, 암진단, 생명현상 규명 등 다양한 곳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심 교수팀은 여러 가지 변형된 유전자를 금나노입자에 결합시킨 후, 금나노입자의 표면에서 전자가 떨리는 현상을 미세하게 분석해 유전자와 단백질간의 선택적인 친화성도 규명했다.

◆ "CO₂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똘똘한 균주 개발한다"

바이오매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베테랑 과학자답게 그는 다양한 연구성과와 더불어 상용화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심 교수는 2007년 CO₂로 광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해마토코쿠스를 활용해 생리활성물질인 아스타잔틴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한 바 있다.

아스타잔틴은 노화나 암 등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2011년에는 CO₂를 통해 광합성하는 미세조류를 빠르게 길러낼 수 있는 광반응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의 특징은 좁은 공간에서도 CO₂처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으로, 현재 지역난방공사 현장에 도입돼 파일롯 시범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연구성과와 더불어 지금까지 약 120여 편의 저명국제학술지에 SCI급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앞으로 심 교수는 초고감도 나노검지 기술을 활용해 CO₂처리를 소규모 공정에서도 가능하도록 똘똘한 균주를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공정을 마이크론 단위로 더 작게 운영할 수 있도록 랩온어칩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능력의 균주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2011년 12월에 새로 출범한 KCRC의 주요 연구목표이기도 하다. 박상도 센터장은 “이번에 심교수 팀에서 개발된 세포 내의 특정한 생체 반응을 실시간으로 정량화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분석시스템은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전환분야 뿐만 아니라 질병의 조기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6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미세조류 배양모습. ⓒ2013 HelloDD.com
▲광학측정장치를 이용한 금나노입자의 유전자 발현 측정 모식도와 장비 모습. ⓒ2013 HelloDD.com
용어 설명 ◆  빛의 산란(Rayleigh Scattering)은 입사광이 파장의 1/20정도 작은 입자와 진동에너지를 주고 받은 결과, 방사되는 산란광의 파장이 변하면 라만(Laman) 산란, 불변하면 레일리 산란이라고 한다. 이때, 입자가 유도된 전기장(쌍극자모멘트)의 진동으로 들뜬상태로 된 후 다시 환원될 때, 입사광 파장의 4제곱에 반비례하는 강도의 2차적 산란광이 방사된다. ◆ 표면 즐라즈몬은 입사광에 의하여 금속표면과 유전체 사이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전하밀도의 진동상태를 말한다. 나노미터 크기의 금속입자 표면에서 발생한 국소표면 플라즈몬(Localized surface plasmon resonance)은 시료의 흡착 정도와 양를 측정하는 바이오센서 원리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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