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승 GIST 교수팀, 대사질환 유발·억제 단백질 발견
비만·당뇨 막는 세포내 '에너지센서' 인위조절 가능해져

우리 몸의 세포는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여기에는 세포가 굶주릴 때 활성화되는 세포내 에너지센서 AMPK 단백질이 관여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대사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비만·지방간·성인형당뇨병 등의 대사질환은 신진대사 조절 메커니즘이 깨질 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은 5일 박철승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이 세포내 에너지센서 AMPK의 기능을 세레브론이라는 단백질이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인위적으로 세레브론(Cereblon, CRBN)을 억제하고 에너지센서인 AMPK를 활성화해 비만 및 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증명했다고 밝혔다.
 

▲박철승 교수. ⓒ2013 HelloDD.com
AMPK(AMP-activated kinase)는 에너지가 부족할 경우 증가하는 AMP라는 물질을 인식해 ATP의 소비를 억제시키고 생산은 활성화시키는 세포내 에너지센서로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에서 활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의 주요한 타겟 물질이다.

하지만 AMPK에 직접 작용해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무엇인지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가 없었다. 또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민 역시 AMPK를 조절하는 상위조절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했다.

박 교수 연구팀은 통상 고지방식을 섭취할 때에는 AMPK가 낮은 활성을 보이지만 세레브론이 제거되면 AMPK의 활성이 높아져 당흡수 또는 지방산화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추거나 체지방을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통해 세레브론이 AMPK의 직접적인 억제자로 작용하는 것을 밝혀냈다.

더불어 세레브론을 제거하면 AMPK가 인위적으로 활성화되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이 세레브론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조작 생쥐로 실험한 결과, 세레브론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는 고지방식을 섭취해도 정상생쥐보다 몸무게와 체지방, 혈당의 증가폭이 낮았다.

박 교수는 "세레브론의 발현을 저해하거나 세레브론과 AMPK의 결합을 차단한다면 AMPK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비만과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1월 24일 미국 당뇨병학회지(Diabete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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