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홍 기계연 박사팀, 전량 수입의존 '롤 금형가공기' 개발
광학필름 가격경쟁·기술력 확보…연 100억원 수입대체 효과
박천홍 박사팀이 개발한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는 LCD의 BLU를 구성하는 미세패턴 광학필름 생산을 위한 초정밀 롤 금형을 가공하는 장비로, 약 2m 길이의 롤 금형에 다이아몬드 공구를 이용해 20~100㎛ 주기의 미세패턴을 균일하게 가공할 수 있다. PET 등의 베이스 필름에 UV(자외선) 경화형 광학소재를 코팅하고 프리즘 패턴, 렌티큘러 패턴 등 필요한 미세패턴이 미리 가공된 롤 금형을 코팅된 광학소재에 그대로 전사한 후, UV를 이용해 패턴을 경화시키면 베이스 필름 위에 미세패턴이 성형된 광학필름이 생산되는 것이 연속성형공정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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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필름 양산을 위한 연속성형공정 모식도.<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2013 HelloDD.com |
해당 공정에 사용되는 미세패턴 마스터를 롤 금형이라하며, 이 때 대면적의 롤 금형을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는 장비인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가 필수적이다. 기계연이 개발한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는 전축에 유정압 베어링 및 리니어 모터 등의 무마찰 요소를 적용했으며, 2㎛/2m의 진직도 및 최대 온도상승 0.5℃ 이내의 냉각성능을 가지는 등 기술적 측면에서 선진국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
진직도(Straightness): 직선부분이 이상직선으로부터 어긋남의 크기를 뜻하며, 2㎛/2m의 진직도는 어긋남이 거의 없는 직선 정도를 나타냄. 무마찰 특성 및 냉각성능 또한 초정밀 가공 성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임. |
그 동안 초정밀 가공기 분야는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전량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해왔다. 특히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는 대당 10~20억 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로 국내 기업들이 투자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에 기계연이 국산화에 성공하며 해외장비 보다 60~7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신제품 개발과 양산과정에서 국내 기업 간 협력이 강화돼 국내 광학필름 산업 분야의 가격 경쟁력 확보 및 기술력 향상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BLU용 광학필름 시장은 2012년 기준 약 45억 달러(약 4조9000억원) 규모이며, 기계연의 국산화 개발을 통한 수입 대체 효과는 연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개발과정에서 설계·조립·구동·평가의 개발 전주기에 걸친 원천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 개발 기술은 참여기업인 세스코를 통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총 5대의 가공기가 판매돼 생산현장에 사용되고 있다. 박천홍 박사는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 개발은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국내 초정밀 가공기 분야 최초의 국산화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개발된 원천기술은 향후 다른 초정밀 가공기의 독자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계연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다이아몬드 선삭에 초정밀 밀링 및 레이저 가공 기능을 복합한 차세대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 개발에 착수했으며, 광학필름뿐만 아니라 차세대 유연소자 생산에도 해당 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삭: 선반을 이용한 절삭을 뜻함. 선반과 밀링은 모두 절삭 기계의 종류로, 선반은 회전하는 공작물을 절삭 공구로 가공하는 기계, 밀링은 회전하는 절삭 공구로 공작물을 가공하는 기계를 말함. |
한편 이번 기술개발은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인 '대면적 미세 가공장비 원천기술 개발(참여기업 세스코)' 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해당 과제는 2012년도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혁신성과 과제로 선정됐으며, 2008년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서 주관한 전략기술발표회 기계부문 우수성과상, 2010년 산업기술연구회에서 주관한 R&D 속도전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논문게재 26편, 논문발표 76편, 특허출원 7건, 특허등록 4건 등 정량적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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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이 개발한 초정밀 롤 금형 가공기.<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2013 HelloDD.com |
지나라 기자
nara@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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