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수 서울대병원 교수팀 치료 가능성 열어
"단백질 활성화하면 혈관 석회화 치료 가능"

'혈관 석회화'의 원인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전구세포가 혈관 석회화의 원인이며, 전구세포 내 'PPARγ(peroxisome proliferator activated receptorγ)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면 혈관 석회화를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혈관 석회화는 혈관에 칼슘이 쌓여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으로 동맥경화, 당뇨,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흔히 발견된다. 심장으로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협심증 환자들은 혈관 석회화로 인해 심장 스텐트 시술이나 관상동맥우회 수술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원인과 치료 가능성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혈관 석회화 전구세포는 혈관 내 칼슘이 쌓이는 것을 촉진하는 '조골세포'나 억제하는 '파골세포'로 분화되기 전 단계의 세포이다. 혈관 석회화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균형으로 조절된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의 동맥에서 혈관 석회화 전구세포를 분리한 후 줄기세포 표지자인 'Sca-1(stem cell antigen-1)'과 항체 'PDGFRα(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 alpha)'의 유무에 따라 4가지 종류로 나누었다. Sca-1은 줄기세포를 규정하는 대표적인 표지자로 동물실험에서 널리 사용되고 'PDGFRa'는 중간엽 줄기세포의 분화에 관여한다.

▲이소성 석회화 실험 모델 개념도. ⓒ2013 HelloDD.com
이후 4가지 종류의 혈관 석회화 전구세포를 특정 실험환경에서 배양한 후 혈관 내 칼슘을 분해하는 파골세포로 얼마나 많이 분화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Sca-1 표지자만 발현하는 '전구세포(Sca-1+/PDGFRα-)'만이 파골세포로 분화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혈관 내 칼슘 분해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팀은 전구세포에 현재 임상적으로 허가돼 있는 약제를 이용해 PPARγ를 활성화했으며, 전구세포가 칼슘을 분해하는 파골세포로의 분화가 250% 이상 촉진됐다.

이러한 결과는 골수로부터 유래된 특정 전구세포가 혈관 석회화를 조절하는 치료제로 적용될 수 있으며, 약제를 이용해 PPARγ를 활성화하면 동맥경화로 인해 딱딱해진 혈관을 부드럽게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효수 교수는 "Sca-1표지자만 발현된 혈관 석회화 전구세포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 양 방향으로 분화가 가능하며, 특정 약물에 의해 조골세포 대신 파골세포로의 분화가 촉진됨을 증명했다"며 "이것은 혈관 석회화로 인해 딱딱해진 혈관을 부드럽게 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조현주 박사·조현재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PLOS B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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