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연~중앙과학관 탄동천변 벚꽃길 대덕의 숨은 명소로
인근 출연연 종사자들 이른 점심 먹고 너도나도 꽃나들이

변덕스러운 봄날이지만 그래도 봄꽃은 핀다. 화사한 봄소식에 어디라도 떠나고 싶지만 자칫 유명세를 따라갔다가 인파에 휩쓸려 꽃구경을 놓치기가 쉽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뒤로 하고 꽃구경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도심 속 꽃길이 있어 화제다.

이름 없는 꽃길의 시작점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다. 이곳에서 탄동천을 따라 국제지식재산연수원, LG데이콤 기술연구소, 화폐박물관, 대전교육정보원, 국립중앙과학관까지 벚꽃과 개나리 등 봄꽃의 향연이 1km에 달한다. 수십 년은 돼 보이는 벚꽃나무에서 풍겨져 나오는 봄향기가 진하지만 이곳은 인근 연구소 직원들과 아름아름 찾아온 시민들 외에는 모르는 지역의 숨은 명소다.

기자가 찾은 11일 점심시간에도 많은 연구원과 시민들이 요란한 날씨에 혹여나 꽃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며 벚꽃 길을 걸었다. 점심과 저녁을 먹고 하루 두 번 꽃길을 걷는다는 김현태 지질자원연 박사는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걷고 있으면 행복감을 느낀다"며 "기분 좋은 생각들로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꽃길은 연구원들의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걸으며 마주친 연구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직원들과 함께 걸으며 자유로운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임동욱 KINS 회계팀장은 "좋지 않은 날씨에 꽃이 질까 싶어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서둘러 먹고 나왔다"며 "일터 앞에 이런 꽃길이 있다는 건 연구원들에게 큰 행운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온 라지브(왼쪽)와 튜 연구원. 그들은 "벚꽃 길이 좋다"며 벚꽃길 매력에 풍덩 빠졌다. ⓒ2013 HelloDD.com
외국에서 온 연구원들에게도 꽃길은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고마운 장소다. 인도에서 온 라지브 지질자원연 연구원은 "인도의 봄은 햇살이 너무 강한데 이곳 봄은 화창하고 꽃도 너무 예쁘다"며 꽃길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함께 거닌 튜 연구원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꽃길을 걷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 진다"고 말했다. 

지역민에겐 봄꽃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산책로다. 노은동에서 이곳까지 봄나들이를 나온 오상륭 씨는 "벚꽃으로 유명한 동학사 등은 사람이 너무 많아 꽃구경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이곳은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며 "작년엔 부인과 둘이 왔는데 올해는 아이가 태어나 셋이 오게 돼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화폐박물관은 박물관 진입로 벚꽃 만개를 기념해 11일부터 21일까지 박물관 1층 회의실에서 관람객을 위한 가족영화를 상영한다.

▲"누가 주인공이죠?" 벚꽃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 찍기에 바쁘다. ⓒ2013 HelloDD.com

▲탄동천 돌다리를 건너는 할머니와 손녀의 모습이 벚꽃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2013 HelloDD.com

▲사진기가 없다고 실망안해요. 핸드폰으로 '찰칵~'  ⓒ2013 HelloDD.com

▲대전 시민공공자전거 '타슈'를 이용해 벚꽃길을 내달린다.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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