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석 KBS 부장 23일까지 대전프랑스문화원서 소장展
신문속 현대사 한눈에…국내 첫 언론지 ‘鐵筆' 창간호도

신문기자가 아닌 방송기자가 희귀한 신문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어 화제다. "기자, 너 무엇을 남겼나?"라는 화두를 던지며 오는 23일까지 대전프랑스문화원 대흥동 분원에서 언론자료 300여점이 공개된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주인공은 매일 아침 충청권 시민을 대상으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생생뉴스'를 진행하는 김점석 대전KBS 부장. 그는 이미 지역언론계에서 자료 수집가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로 3년 전에는 방송자료만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수집 인생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틈만 나면 전국 방방곡곡의 고서점과 경매장 등을 누빈 결과다. 귀중한 자료를 손에 넣기 위해 고서점 문턱이 닿을 정도로 들락날락 거렸다. 그렇기에 그의 월급은 항상 자료 수집에 쓰여 적자에 허덕였으며, 이렇게 모아진 자료만 수천점에 이른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사를 '분단', '전쟁', '독재' 등 3가지 범주로 나눠 언론사를 가를 만한 사건과 관련 자료들을 공개하고 있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희귀자료들은 신문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1930년 발행된 국내 최고의 언론전문지 '鐵筆(철필)'의 창간호를 비롯해 4개 신문사 사회부장을 거친 경력으로 '영원한 사회부장'이라는 애칭이 붙은 고 오소백 씨의 취재기인 '올챙이기자 방랑기' 등도 선보인다. 또 고서점 주인을 7년 여간 설득해 얻어냈다는 6·25 전쟁 당시 사회상을 그려낸 영남일보 이목우 기자의 '시대풍'도 공개됐다.

김 부장은 "언론통폐합으로 동아방송 합격이 취소된 뒤 KBS 기자가 된 1980년 대 초부터 프레스센터에 목록만 남아있는 언론자료 실체에 나섰다"며 "기자로 활동하며 무언가는 남기고 싶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와서 함께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 현대사를 분단, 전쟁, 독재 등 3가지 범주로 나눠 관련 자료 300여점을 선보인다. ⓒ2013 HelloDD.com
◆언론으로 본 현대사 한자리에…시인이자 소설가 심훈도 1930년대 기자
전시장에서 김 부장은 지휘봉을 휘두르고 다닌다. 일반적으로 작품 훼손을 우려해 작품 가까이 가기도 조심스럽지만, 그는 지휘봉으로 작품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기사에 담긴 당시의 시대상을 설명한다.

국내 최초의 언론 전문지인 '철필' 창간호에는 일제 강점기인 1930년 신문기자로 활약했던 소설가 심훈(1901~1936)의 시 '필경'이 실려 있음을 소개했으며, 친일파들이 석방운동을 벌이기 위해 기자들에게 향응을 베풀며 매수를 시도했던 상황을 기록한 '올챙이기자 방랑기'에 인해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잊지 않았다. 또 박정희 정권에서 언론 탄압으로 벌어진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에 대해서는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으며, 한국 전쟁과 관련한 언론의 오보 기사에 대해서는 당시 정부의 방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과거 없는 현재는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며 "잘못된 역사는 반성해야 하지만, 올바른 역사는 이어가야 한다. 이번 전시회가 역사를 제대로 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930년 발행된 국내 최초 언론전문지 '철필' 창간호(왼쪽)와 고 오소백 씨의 취재기인  '올챙이기자 방랑기' .   ⓒ2013 HelloDD.com

▲당시 시대상이 지문에 그대로 실렸다. 왼편 사진의 검은 부분은 신문 검열로 삭제된 부분이다. ⓒ2013 HelloDD.com

▲기자들의 취재기록이 담긴 취재수첩(왼쪽)과 옛 기자들이 사용했던 물품들. ⓒ2013 HelloDD.com

▲신문제작 제작과정을 담은 기록(왼쪽)과 당국의 보도 지침이 있기 전에는 보도 하지 말라는 광복 후 보도 지침.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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