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듐냉각고속로, 폐연료봉 재활용·방사성 감소 1000분의1
증기로 전기 생산…각국 2030년대 상용화 목표 개발 착수

빌 게이츠 회장이 설립한 테레파워사가 한국원자력학회·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소듐냉각고속로(이하 SFR)를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꿈의 원자로라 불리는 한국형 제4세대 원자로 SF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은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보다 지속가능성과 안전성, 경제성, 핵비확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미래형 원자력 시스템으로, SFR은 그 중 하나다. 세계 각국이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공동 연구개발을 위해 미국과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13개국이 국제포럼을 발족해 활동하고 있다.

SFR은 국제포럼이 선정한 4세대 원자력시스템 6개 노형 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FR은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경수로와 달리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고, 이 때 발생하는 열을 물이 아닌 액체소듐으로 전달해서 증기를 발생시킨다. 이 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가 SFR이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원자로에서 핵분열이 일어나면 고에너지의 중성자가 나오는데, 기존 원자로에서는 지나친 핵분열을 막기 위해 물로 중성자의 에너지를 대부분 흡수하지만, SFR의 냉각재인 액체소듐은 물보다 에너지 흡수력이 약해 중성자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 고속, 고에너지 상태의 중성자는 기존 원전이 쓰지 못하는 폐연료봉의 플루토늄까지 핵분열시킬 수 있다. 즉, 기존 원전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를 다시 연료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SFR 활용시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독성이 높은 장수명 핵종을 반감기가 짧거나 안정된 핵종으로 변환시킴으로써 사용후 핵연료의 방사성 독성 감소 기간을 1000분의 1로 줄이고, 고준위 폐기물 양을 2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력연은 1997년 SFR 개발에 착수해 2001년 고유 개념의 150MWe 급 소형 소듐냉각고속로 칼리머-150을, 2006년에는 600MWe 급의 중형 칼리머-600의 개념 설계를 완료했다. 2008년 12월 22일 제255차 원자력위원회에서 국가 정책으로 확정된 '미래원자력 시스템 개발 장기 추진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100MWe급 SFR 원형로의 특정설계인가를 획득하고, 2028년까지 원형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소듐냉각고속로 실증시험시설 스텔라-1. ⓒ2013 HelloDD.com
이를 위해 연구원 측은 SFR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실증하는 시설인 스텔라-1을 145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2월 완공했다. 스텔라-1은 실제 원자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을 실제온도와 압력으로 모의실험할 수 있는 종합효과시험시설이다. 현재는 150MWe SFR 원형로의 예비 특정 설계를 수행 중이다. 특히 SFR에 들어가는 금속 연료 기술은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빌 게이츠 회장은 2008년 3500만 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해 테라파워사를 설립, 지난해 8월에는 한국원자력학회와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들이 미국 시애틀의 테라파워사를 방문했을 당시 소듐냉각 고속원자로(SFR) 개발에 협력을 당부했다. 테라파워가 한국과 협력을 희망한 배경은 공동 협력을 통해 예정된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테라파워 측은 2022년까지 600㎿급 SFR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테라파워의 행보는 목표 기간까지 개발을 완료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듐냉각고속로 조감도.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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