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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과학기술인 양성…정답은 교육이다"

역할·책무 더 강조되는데 조직보다 개인이익 더 중요시
"과학기술이 생계수단?…효율성·생산성 극복 새로운 자극 필요"
"저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과학자는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중 상위권에 속하는 직업군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점차 달라진다. 특히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이 되면 사정이 완전히 뒤바뀌어 이공계에 진학하겠다는 희망 인원이 전체 인원의 20% 정도로 줄어든다. 간혹 언론에서 '이공계 기피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이공계 기피의 체감은 언론과 대척에 서있다.

그래도 과학기술인들은 소수의 이공계 진학자들에게 희망을 걸고 그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취업을 하더라도 타 분야와 비교해 소득이 높은 것도 아니고 직업의 생명도 길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에 이공계 기피는 학생뿐만 아니라 현직 과학기술인들에게도 문제시되는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실 이공계 분야만큼 창조적 인재의 필요성이 절실한 분야도 없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혁신성과 창조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국정 운영의 첫 번째 과제로 둔 이번 정부의 화두는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국가가 추구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창의적 발상을 통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과학기술인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인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사명감보다 사익에 관심을 두는 과학기술인이 많아진다는 데 있다. 대덕특구 한 관계자는 "출연연을 지나가는 단계로 생각하는 연구자들이 많다"며 "정년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대학과 경쟁을 하는 체제가 지속되고 있어 쉽게 지치는 것 같다. 대부분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인식은 연구원을 지원하는 행정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출연연 한 관계자는 "조직의 발전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신규 인력들이 많아졌다"며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헌신하는 신규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젊은이들이 조직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옛 말이 되어 버렸다"고 토로했다.

◆ 훌륭한 과학기술자·행정가 되기 위한 교육 필요

국가 과학자이자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 연구단장이기도 한 남홍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신성철) 교수는 "우리 사회 전반이, 그리고 많은 과학기술자 자신들마저도 과학기술이라는 영역을 생계 수단, 경제 개발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그리고 과학기술자를 그러한 측면의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훌륭한 과학기술자 양성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학기술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인류가 인식하는 세계를 확장해나가며 아름다운 삶과 사회를 영위하게 하는 고귀한 지적 행위"라며 "자랑스러운 과학기술 가치관과 문화를 만들어낼 때야 비로소 세계를 이끄는 과학기술 조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자와 행정가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남 교수는 "한국의 현대 과학기술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장을 이어왔으며, 그 뒤에는 수많은 과학기술자와 과학기술 체제 구축을 위한 행정가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그러나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과학기술은 위기를 맞고 있다. 과학기술은 과학기술자와 과학기술 지원 체제의 발전만큼 성장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남 교수는 "'매우 빠르고 잘 따라하는 과학기술'을 넘어서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과학기술'을 하려면 기존의 관성과 상식을 넘어서는 시대적 가치관과 과학 문화의 과감한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과학기술 방식과 문화가 창의성을 만들어 낸다. 과학기술자와 행정가를 위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과학기술인들, 효율성과 생산성에 길들여져 있어…새로운 자극 필요"

지난 4월 9일부터 12일까지 덕산리솜스파캐슬에서 열린 연구개발인력교육원(KIRD·원장 김상선) 신규 직원 과정에 참석해 자신의 태도를 반추해볼 수 있었다는 배효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김승조) 선임기술원.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참여했다는 그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과학기술을 이야기하는 스스로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공우주공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항공우주 산업에서 10년간 T-50 초음속 고등 훈련기 개발에 참여해왔다는 그는 뼛속까지 엔지니어다. 배움의 목마름으로 퇴사 후 항공우주공학 박사 과정을 마친 다음 항우연에 들어오게 됐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항우연에 입원하게 됐다는 그는 이번 KIRD 신규 직원 과정을 통해 교육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배 선임은 "다뱡향 소통으로 불리우는 3.0 시대를 맞이해 급속히 진보하는 기술과 삶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과학기술인들은 직무 특성상 효율성과 생산성에 많이 길들여져 있다"며 "기술 동향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교육, 예술과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 좀 더 건강하고 창의적인 과학기술인들의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신규 직원답게 포부도 당찼던 배 선임은 "10여년 간 산업 현장에서 배우고 느꼈던 항공기 개발 경험과 학교에서 공부했던 설계 이론을 접목해 탁상공론에 그치는 이론이 아닌, 실제 항공기 설계 시 시간적·경제적 이득과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설계 프로세스를 정립하겠다"며 "점점 높아지는 설계 요구도에 따른 산업체의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선주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재현) 선임연구원 역시 이번 교육을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 선임은 "박사 학위를 받고 바로 미국의 제약 회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한국의 연구 기관 구조나 역할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교육이 스스로가 연구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고 말했다.

순수 과학보다 이론의 활용에 무게를 두는 응용 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안 선임. 약학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직접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계기로 자연스럽게 그의 관심은 신약 개발로 이어졌다.

안 선임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도 제약 회사에서 신약 개발 쪽으로 연구를 이어갔다"며 "그러나 이윤 추구를 제1목표로 하는 기업의 연구실에서 직·간접적인 한계를 느껴 출연연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입원한 계기를 설명했다.

안 선임 역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그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출연연 및 과학기술 유관 기관들의 연구원으로서 알아야 할 내용들을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며 "현대 과학기술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이해시키고 각종 현안에 대해 서로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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