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창조경제다⑤]천문연-그린광학 기술·장비 공유하며 상생
업체는 ASI·천문연은 MRF 필요…협력센터 개설로 동반성장 박차

한국천문연구원 빛마름동에 종합광학전문 중소기업 '그린광학'의 부설연구소가 입주했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제공>
한국천문연구원 빛마름동에 종합광학전문 중소기업 '그린광학'의 부설연구소가 입주했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제공>
"지상에서 만든 제품이 우주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테스트 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연구원에 데이터가 있으니 배울 수 있어 좋고, R&D 중심의 한국천문연구원은 기업체를 통해 기술 사업화 시 가격 경쟁에 대한 정보나 경험을 습득하게 되니 상호 윈-윈(Win-Win) 전략이 아닐 수 없죠."(김동균 그린광학 대표)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이 지난 30일 연구소 내 기업부설연구소 개소식을 갖고 중소기업 기술협력을 통한 산-연 동반 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천문연은 그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였지만 원내에서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첫 사례로 연구현장에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천문연과 그린광학의 협력은 출연연과 중소기업 상호간의 실질적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협력구도로써,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의 사회 환원과 기여를 실현하고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그린광학은 기업부설연구소에 총 5명의 연구인력을 배치해 상시 연구를 진행하고, 천문연은 광기술팀 연구인력이 시험성능평가 등의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충북 오창에 위치한 그린광학은 광학제품의 설계, 제조, 검사, 평가 등의 공정을 처리하는 종합광학전문 중소기업이다. 1997년 설립된 이래 초소형 카메라 렌즈부터 레이저, 액정표시장치(LCD), 글라스 가공, 반도체, 의료장비 등에 들어가는 핵심 광학부품 생산에 주력해 왔다.

그린광학은 최근 우주, 국방 등 고도의 광학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진출하며 우수인재와 장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왔다. 미래산업의 핵심 광기기로 선정된 HMD(Head mounted display)와 HUD((Head Up Display) 등 초정밀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위해서는 비구면 고정밀 반사경 제작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고가의 비구면 간섭측정장비인 ASI와 자기유체 연마가공장비인 MRF이 모두 필요하지만 두 가지 장비를 모두 갖추려면 총 32억이 필요, 우선 연마장비인 MRF만 도입해야 했다.

한편 천문연은 비구면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인 ASI를 도입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ASI와 한 세트나 다름없는 MRF가 없어서 비구면의 연마는 타 연구원이나 외국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천문연과 그린광학은 장비 공동활용방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2011년 5월 협약을 맺고, 그린광학이 구입한 MRF를 2012년 4월, 천문연 빛마름동에 설치했다. ASI와 MRF가 한 자리에 모여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임인성 중소기업기술협력센터장은 "현재까지는 두 장비를 활용한 R&D가 중심이었지만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해 두 기관이 협력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우주환경과 같은 극한환경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한국천문연구원은 측정과 분석을 담당하고, 그린광학은 가공과 연마를 맡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주식에 참여한 직원들이 3D TV없이 3D영상을 즐길 수 있는 그린광학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입주식에 참여한 직원들이 3D TV없이 3D영상을 즐길 수 있는 그린광학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 중소기업기술협력센터를 설치…산학연 동반성장 추진

천문연은 지난달 8일 연구원 내에 중소기업기술협력센터를 설치하고 기술 확산 및 지원 업무를 시작, 중소기업 기술협력을 통한 산·연 동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문연 중소기업기술협력센터는 그동안 부서별로 분산 운영해왔던 연구성과 관리 및 확산 업무와 중소기업 기술협력 업무를 통합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이를 통해 이전기술이나 기업을 발굴하고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중소기업에 적극 이전할 방침이다.

현재 기관 차원의 중소기업지원협력센터는 태동 단계이지만 천문연은 그동안 기업지원활동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왔다. 지난 2004년 '환경방사선 감시기용 검출기의 설계 및 제작기술'을 세트렉아이에 기술이전 했고, 2007년에는 민간 천체망원경제작회사와 함께 '1m급 천체 망원경 국산화 개발'도 수행한 적이 있다. 또 2011년에는 '준 실시간 GPS 가강수량 정보 산출기술' 노하우를 에스이랩에 이전했으며, 현재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중형 망원경 기계부 및 제어시스템 개발'도 져스텍과 함께 수행 중이다.

임인성 센터장은 "산학연 동반성장과 기술이전을 위한 전담센터가 신설된 만큼 연구원들의 연구성과와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올 한해 기존의 성과관리 체계를 개선을 시작으로 전직원을 대상으로하는 지식재산권 관련 교육 등 성과확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반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필호 원장은 "천문우주 극한환경에 쓰이는 기술은 산업계에도 적용되는데 30일 천문연에 그린광학의 기업부설연구소 설치를 계기로 진정한 상생의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소기업지원협력센터는 앞으로 천문우주관련 중소기업 현황 파악 및 중소기업 공동기술개발 사업설명회 개최, 지원 프로그램 운영, 기술창업 및 인력 지원 등 다양한 중소기업지원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동균 그린광학 대표가 박필호 원장에게 회사의 제품과 기술을 설명하는 모습.
김동균 그린광학 대표가 박필호 원장에게 회사의 제품과 기술을 설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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