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조금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든 찾으면 찾을 수 있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정보가 공개돼 버리는 지금의 시대에서 갑의 횡포가 이제서야 드러나다니 참 많이 참은 것 같기도 한데요. '라면상무' 일화는 안하무인 갑의 실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데 제대로 된 마중물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드디어 을의 반란이 시작된 것일까요.

갑(甲)과 을(乙)은 원래 계약관계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대등한 주체로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죠. 어느새 만연돼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갑은 갑대로, 을은 을대로 사회적 상·하 관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갑과 을은 서로의 위치에서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암묵적 룰을 따르게 되는데요. 갑은 우월적 지위에 있고 을은 갑을 받들어 모셔야 하는 낮은 위치의 존재로 전락하게 돼죠. 입으로는 평등을 말하지만 사실은 남들에 비해 특별해지고 싶은 우리들의 모습이 갑-을 관계의 변질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을의 반란으로 다급해진 것은 갑인데요. 몸조심에 애쓰고 있는 조급한 모양새는 그동안 당하고 살았던 을의 입장에서 볼 때는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막말 논란으로 불매 운동의 화를 당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을이 펼친 불매운동은 갑의 심장을 제대로 움켜쥐며 대국민 사과까지 이끌어냈죠. 남양유업은 9일 오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제대로 증명된 듯 싶습니다. 몸조심해야 할 분들 여럿 있을 듯 한데, 큰 일 터지기 전에 주변 정리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사건들에 사람들이 분노를 터뜨리는 이유는 단순히 을의 입장에서 경험을 한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80% 정도가 자신을 을로 생각한다고 하는데요.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갑과 을의 패착은 고스란히 사회에 축적되는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을은 갑으로 올라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악화일로를 걷는 갑과 을의 관계가 개선되기는 커녕 현재 진행형으로 밖에 갈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들 역시 누군가에게는 갑입니다. 이같은 사태를 지켜보며 영원한 갑도, 을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누구나 갑이 될 수 있고, 을이 될 수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을의 입장인 자신의 상황에 너무 매몰되다 보니 정작 자신이 갑인 상황에서는 을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의 이야기는 돌고도는 갑과 을의 관계를 명확히 짚어주고 있습니다.
"어느 하청업체 사장이 외국에 다녀오면서 선물용으로 고급 양주 한 병을 사왔다. 그는 그것을 대기업 간부에 주었다. 그러자 그 간부는 정부의 한 고위 관리에게 주었고, 다음에는 언론사 간부가 받았다. 그 역시 그것을 아이의 학교 선생님에게 선물했다. 결국 양주는 선생님의 아들 과외를 맡은 대학생이 친구들과 마셨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슈퍼 갑은 대학생이죠. 우스운 이야기지만 상황은 늘 이렇게 흘러갑니다. 총체적 모순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듯 하네요. 이같은 현상은 법과 제도를 강화하고, 공평한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입니다. 갑과 을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겠죠.

상대편의 입장이나 처지가 되어보면 그 심정을 안다고 합니다. 갑의 입장에서 을을, 을의 입장에서 갑을 생각해본다면 좋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횡포와 억압의 상징에서 존중과 배려의 이미지로 탈바꿈할 갑과 을의 사회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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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경제]獨, 7년 고용유지땐 상속세 면제…"富아닌 책임감을 물려줍니다"

"가족 간 경영 승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은 없습니까?"
한국 중소기업인들의 질문에 페터 그뤼닝거 엔드레스하우저 판매부장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스위스 계측기 메이커인 엔드레스하우저는 엔드레스가(家)의 자손 43명이 지분 100%를 나눠 갖고 있는 히든챔피언 기업이다. 지난 1일 찾은 바젤 인근 엔드레스하우저 본사에 들어서자 외벽에 쓰인 특이한 사명이 눈길을 끌었다. ‘Endress+Hauser’다. 1953년 기술자인 게오르크 엔드레스와 은행가 루트비히 하우저가 합작으로 회사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5년 하우저의 사망 후 하우저가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지분 전량을 내놓았다. 이후 엔드레스가에서 이를 매입해 경영을 이어왔다. 회사는 연 매출 15억유로(약 2조1500억원)를 올리며 11개국 19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2. [한국경제]이상민 더하이브 사장, 대학생 패기로 '창업 도전'…보쉬도 기술 탐내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이 지인들을 만날 때 주는 선물이 있다. 중진공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지난 2월 졸업한 벤처기업인이 만든 'USB 충전방식 전동 드라이버'다. 박 이사장은 이 제품을 개발한 이상민 더하이브 사장(28)을 '진정한 청년 벤처기업 정신의 소유자'라고 칭찬했다. 이 사장의 어떤 매력이 박 이사장을 홀렸을까.

3. [중앙일보]억대 부농 5배 많아진 이유, 메뚜기는 알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사는 법은 대기업이나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멀고 인프라가 열악해 기업들이 꺼리는 전라남도는 정반대의 길을 찾았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공기, 전국 최장의 해안선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 주목해 1차산업에서 활로를 찾은 것이다. 역발상은 성과로 이어졌다. 전국 9개 도(道) 가운데 꼴찌를 맴돌던 전남의 소득 수준은 2011년 5위로 올라섰다.

4. [조선일보]과학을 꿈꾸게 하는 SF 만화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한 대기업의 캠페인 광고는 예전 아이들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보다 과학자를 먼저 꿈꿨다고 했다. 그때 아이들은 SF 만화를 보고 꿈을 꿨고, 자라나 반도체, 자동차, 컨테이너선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에게 SF 만화를 돌려주자.

5. [중앙일보]여성 임원이 70% … "애 낳으면 나가는 후배들아, 길게 봐라"

이 회사, 수상하다. "상무님!"하고 부르면 열 번 중 일곱 번은 여자가 돌아본다. 글로벌 제약회사의 국내 법인인 한국MSD 얘기다. 임직원 640여 명 중 절반가량(303명)이 여성인 것은 물론, 13명의 임원 가운데 9명이 여자다. 남자가 비주류인 '수상한' 곳이다. '제약업계의 꽃'이랄 수 있는 영업 조직 4개를 이끄는 리더가 모두 여자다. 이 정도면 굳이 성별의 차이를 말할 필요가 없겠다.

이런 수상한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 임원 4인방을 7일 서울 마포 한국MSD 사무실에서 만났다. 회사에서는 주류이지만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이라는 편견에 상처받는 그들의 애환을 지상중계한다.

6. [조선일보]CEO는 잘 모른다, 자신이 뭘 모르는지를…

경영진은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고 자기 판단이 정확하다고 자부하겠지만, 그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놓친 정보는 경영진의 판단과 행동을 왜곡시켜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경영진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7. [동아일보]포항제철 첫 삽 뜨고 경부고속도로 뚫리다

오적 필화사건은 1970년 민주화투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았다. 부정부패를 고발한 '오적'은 이미 그때부터 조짐을 보인 압축성장의 그늘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4월 와우아파트 붕괴에 이어 12월 여객선 남영호가 적정 화물량의 3배가 넘는 짐을 싣고 가다 침몰해 무려 326명이 물에 빠져 숨진 사건은 빨리빨리 속도전이 낳은 대형 인재였다.

하지만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10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1970년대를 연 70년은 한국 산업화의 양대 축이 만들어지는 역사적인 해이다. 훗날 박정희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는 포항제철이 4월 1일 첫 삽을 떴고 7월 7일엔 역사적인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었다. 대망의 수출 10억 달러를 달성한 해도 1970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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