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성공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 대량확보 기술체 이전
하재두 본부장 8일 심포지엄서 출연연-기업 연계역할 강조

하재두 신약연구본부장은 글로벌신약 개발을 위해 산학연 장벽을 허물어 신약 개발 초기단계 지원을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재두 신약연구본부장은 글로벌신약 개발을 위해 산학연 장벽을 허물어 신약 개발 초기단계 지원을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약개발은 피라미드 형태와 같아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초기단계 투자가 미흡해 글로벌신약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초기단계 지원강화가 필요하다."

지난 8일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산학연 조인 심포지엄2'을 주최한 신약연구본부의 하재두 본부장은 이 날 대덕넷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산학연의 장벽을 허물어 신약개발 초기단계 지원 확대해야하며, 바이오벤처의 활성화를 촉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미생물, 약대, 동물 관련 연구 등 다양한 학문이 필요할 뿐 아니라 초반 어떤 질병에 초점을 맞추고 질병 중 어떤 타겟을 겨냥해야할지 방향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기업이 시도하지 않는 타겟을 찾는 것은 리스크가 높고, 검증된 타겟을 겨냥하자니 신약개발 가능성이 낮아 벤처나 산업계가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기초연구자 역시 나의 연구성과가 신약개발과 연결될 것이라는 인식이 낮아 목적지향적인 연구성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재현)은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의 연구성과 중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물질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연구하고 이를 제약산업체에 기술 이전함으로써 제약사의 연구역량 강화를 돕는 가교역할을 수행 중에 있다.

사실 화학연은 오랜 기간 동안 신약개발에 있어 기업체와 경쟁구도를 갖고 있었지만 우수한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경쟁구도는 의미가 없음을 인식, 3년 전부터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 본부장은 "타겟을 정하는 첫 단계는 리스크가 높기에 공공연구기관이 담당하고, 여기서 나온 성과를 산업체에 매치시켜주는 시스템이 돼야 신약개발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화학연이 큰 기둥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연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긍정적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연구소를 찾고 있다. 그 결과 대표적 성과로 2011년 이화여대 경북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골형성은 촉진하고 골흡수는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타즈'단백질을 조절하는 골다공증치료제 후보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타즈'는 성체줄기세포로부터 지방세포 분화를 억제하면서 골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조절단백질로 이화여대 황은숙 약대교수와 고려대 홍정호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지에 이 메커니즘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에선 이 논문을 주목, 타즈 조절제가 골다공증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타즈를 조절하는 물질개발을 시작, 신풍제약에 기술 이전했다.

이 기술은 기존에 있는 골다공증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골 흡수도 억제하지만 새롭게 뼈를 형성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소실된 뼈를 정상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풍제약은 2018년까지 치료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 화합물은행 다양성 '신약개발'로…화합물 기탁 비율 높여야

화학연이 가교역할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화합물은행이다. 화학적 반응을 통해 결합된 화합물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본물질로 이 물질은 신약의 씨앗물질이기에 1조~10조의 가치를 갖고 있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화학연은 2000년 화합물은행을 설치, 국내외 160개 기관에서 기탁된 22만개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물질의 1/10수준으로 지속 수집이 중요하다.

후보물질은 주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에서 도출되고 있지만 화학연에 자진 기탁하는 비율은 50%도 안 된다. 국책연구소로 진행된 물질은 자진 기탁이 의무화돼 있지만 이에 대한 패널티와 인센티브가 높지 않기 때문에 비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영주 화학연 미래전략본부장은 "화합물은행의 다양성은 좋은 타겟을 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이는 신약개발과 연결될 수 있다"면서 "기초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화합물은행에 기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해 하 본부장은 신약개발 초기단계의 정부지원을 부탁했다. 그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피라미드 형태와 같아서 초기에 많은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국내 신약개발 지원은 녹록치 않은 상태로 결과로 도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는 "신약개발은 미래과학부가 초반 중간단계를 지원하고, 보건복지부가 임상을, 산업부가 인프라 지원을 하는 형태인데, 이들이 힘을 합쳐 신약개발 문제를 파악해 주길 바란다"며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해 정부도 초기단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벤처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부탁했다. 하 본부장에 따르면 신약강국에는 연구만 목적으로 하는 바이오벤처들이 많다. 이에 대기업들은 바이오벤처의 성과를 M&A(기업 인수와 합병)하는 형식으로 회사를 키우고, 벤처CEO도 M&A로 얻은 수익으로 새로운 벤처를 세워 신약개발 R&D를 수행하는 등 선순환적 생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벤처기업의 성과를 대기업이 제 값에 사주지 않거나, 한번 망하면 재기할 수 없는 여건이여서 특화된 아이템을 연구하기 쉽지 않다.

그는 "미국의 경우 유명한 바이오벤처가 몇 천개가 되고 거기서 나온 파이프라인도 어마어마하지만 우리는 바이오 벤처가 거의 없어 앞단이 약한 상태"라며 "기초연구 확대를 위해 연구중심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를 키워 선순환적인 시장을 만들어야한다. 이번 정부에서 벤처기업활성화를 강조하는 만큼 바이오벤처 육성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학연이 지난 8일 르네상스호텔에서 '산학연 조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형 글로벌신약을 우리 실정에 맞게 개발하기 위한 산학연의 토론자리로 마련됐다.
화학연이 지난 8일 르네상스호텔에서 '산학연 조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형 글로벌신약을 우리 실정에 맞게 개발하기 위한 산학연의 토론자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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