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커즈와일 이사, 21일 '미래창조과학 국제컨퍼런스'서 강조
이만열 경희대 교수 "한국의 홍익인간 사상이 과학기술 발전 밑거름"

미래과학부가 주최한 '2013 미래창조과학 국제컨퍼런스'에 레이먼드 이사가 기조강연자로 초청됐다.
미래과학부가 주최한 '2013 미래창조과학 국제컨퍼런스'에 레이먼드 이사가 기조강연자로 초청됐다.
"향후 3D프린터 보편화는 제조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무너지겠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가 추최하는 '2013 미래창조과학 국제컨퍼런스'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국내외 정부관계자를 비롯 저명한 ICT관계자와 과학자들이 참석했으며, 약 400여명의 관계자들이 한국의 ICT기술을 발판으로 미래 창조경제 실현의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컨퍼런스는 과학기술과 ICT 연구개발을 통해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창의비지니스 출현과 벤처기업 창업을 촉진해 고용 확대와 국가성장을 실현시키기 위한 발표가 이어졌다.

◆ 과학기술 발전은 비지니스 모델 무너뜨린다?… "새로운 기회로"

행사의 기조발표자로 나선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먼드 커즈와일 구글 이사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정보기술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리겠지만 오히려 산업의 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우리는 음반이나 책 등을 공유할 때 우편을 활용했지만 이제는 인터넷 기반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공유하며 3D프린터로 개인이 물건을 생산할 수도 있다. 아직은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3D 프린트 기술이 점점 기하학적을 증가함에 따라 제조를 대체할 것이다.

그는 "3D프린터로 악세사리는 물론이고 옷, 동물의 장기도 프린트가 가능하다"면서 "제조업을 대체할 어플리케이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D 프린트의 보편화로 인해 패션업계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레이먼드 이사는 "이는 영화를 돈을 주고 다운받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고객들은 공짜로 영화를 다운하기도 하지만 원하는 영화는 금액을 지불해서 다운받듯 미래엔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이너 옷을 다운하게 될 것"이라며 "비지니스 모델이 바뀐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중이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이해하고 따라가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음반사업이 초기에 앨범을 파는 비지니스 모델을 고집했지만 대중에게 외면 받았고 결국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었다"면서 "페이스북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자 바로 서비스를 내리기도 했다. 오늘 날 소비자 손에 큰 힘이 있는 만큼 그들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레이먼드 이사는 한국을 "과학기술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국가"라면서 그만큼 과학기술 입지가 좋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많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창조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그는 어릴 때부터 기업가 정신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대학생이 혁신적 변화를 많이 일으키는 만큼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직장인들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한다. 한 예로 구글의 경우 직원 업무시간 중 20%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투자토록 한다. 그들의 창의력과 자원을 회사 운영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는 "우리는 열정을 발견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해봐야한다. 책이나 공교육을 통한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직접 해보는 것이 제일"이라며 기업가정신을 학교수업으로 도입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 외에도 그는 "정보기술은 가격 대 성능, 용량, 대역폭이 통상 2배씩 확대되고, 3차원 분자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2030년 이전에는 인간의 두뇌에 필적하는 강력한 인공지능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유전자 차단을 통한 비만억제 물질개발도 머지않았다"고  미래기술을 예측해 주목받았다.

한편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다양한 전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CCD 평판 스캐너와 광학문자인식 시스템, 시각장애인용 음성-인물 변환장치, 텍스트-음성 신디사이저, 그랜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협주악기의 음색을 재현할 수 있는 음악 신디사이저, 최초의 상용화 대용량 어휘 음성인식 시스템 등을 발명했다. 현재 인간의 뇌가 어떻게 패턴을 인지하는지 연구 중으로 이를 활용해 컴퓨터가 자연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개발 할 예정이다.

레이먼드 이사는 유전자 차단을 통한 비만 억제, 2030년 인간 두뇌에 필적하는 인공지능 구현 기술을 예측했다.
레이먼드 이사는 유전자 차단을 통한 비만 억제, 2030년 인간 두뇌에 필적하는 인공지능 구현 기술을 예측했다.

◆ 조선왕조 500년과 신분의 몰락…한국 경제성장 발판되다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정보수집의 정확성과 신뢰성, 정보조작 등은 중대한 이슈가 될 것이다. 이 가운데 한국의 전통적인 거버넌스와 홍익인간 정신은 이 방면에서 선두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두 번째 기조강연을 가진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는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과 더불어 생기는 극단적 문제를 한국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만열 교수는 이날 '급격한 기술발전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과 한국에 제안하는 정보헌장'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이만열 교수는 이날 '급격한 기술발전 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과 한국에 제안하는 정보헌장'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그에 따르면 과거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은 영어를 가르치러, 혹은 군인, 선교사가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비지니스 연구 개발을 위해 방한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잠재력이 13세기의 뛰어난 통치 체제와 조직문화, 조선왕조 500년부터 시작됐다"고 분석하면서 "또 한국에게는 비극적인 일이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신분이 깨진 것 또한 한국에게 흥미로운 영향을 미쳤다. 전통 위기질서 신분이 깨진 후 양반이 아닌 사람들이 삼성이나 엘지 등 대기업을 건설하게 됐다. 실력자가 성공할 수 있는 공평한 경쟁의 장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조합은 한국이 인간의 경험상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기술 변화라는 도전과제를 위한 최고의 리더임을 보여준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키우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홍익인간 사상을 전파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탁월한 조직력과 제도적 혁신을 달성한 한국이 다음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정보 수집과 정보 수정의 용이성으로 인한 정확한 신뢰성 전달'을 위한 노력을 해 주기를 당부했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정보조작, 정보 취합 분석 등의 극단적 문제를 갖고 있다. 우리의 데이터를 남용하면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 수도 있다. 정보를 어떻게 취합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정보를 규제하는 시스템이 향후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의 정부, NGP, 산업계 이상의 새로운 국가기관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인간적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IT강국인 한국이 차세대 기술에서 선두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 날 ▲기초과학육성과 ▲연구와 혁신의 연계를 주제로 김하석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와 이헌구 서울대 명예교수, 피터풀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장, 오덕성 충남대 부총장, 이공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획처장, 임기철 STEPI 선임연구위원 등 산학연 관계자의 발표가 이어졌다.

피터풀테 센터장은 한국의 기초과학발전을 위해 세계 유명과학자 유치확대와 국내의 젊은 인재의 해외 연구기관 진출, 수도권 외 지역의 과학기술 지원 등을 강조했다.

22일에는 유주완 서울버스 모바일 대표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ICT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창조비지니스 모델의 창출 ▲벤처 산업 생태분석 및 나아가야 할 방향 ▲혁신을 통한 스마트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약 14명의 연사가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