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창조경제다⑨]한국경제 성장 닮은꼴 '한스코' 기술연구소 개소
엔진용 실린더커버 주강소재로 국산화…일본보다 우위

한스코는 지난 24일 대덕특구 원자력밸리내에 기술연구소를 마련하고 개소식을 가졌다. 사진은 정창근 대표, 이영섭 회장, 손종현 회장, 이재구 이사장 등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는 모습.
한스코는 지난 24일 대덕특구 원자력밸리내에 기술연구소를 마련하고 개소식을 가졌다. 사진은 정창근 대표, 이영섭 회장, 손종현 회장, 이재구 이사장 등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 24일 대덕특구 원자력밸리 내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기계설비기업으로 소위 굴뚝산업이라 불리는 제조산업을 이끌어오던 '한스코'가 기술연구소를 열고 본격 세계 최고 기술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한 것.

한스코는 1976년에 설립돼 30여년간 금속, 기계종합기업으로 대형 주조제품과 제철설비를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또 일본의 기업들과 협력해 전세계 제철산업설비를 공급해왔다.

특히 국내최초 대형선박에 소요되는 엔진용 실린더 커버를 주강 소재로 국산화하는데 성공, 국내 선박엔진에 사용되는 물량의 70%를 제조하고 있다.

정창근 대표는 개소식 인사에서 "선박, 제철설비계통의 신소재 개발과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5년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투자 할 예정이다. 굴뚝산업의 뚝심에 기술과 품질경영을 더해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섭 진합 회장과 손종현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이재구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등 제조기업의 CEO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한스코는 정창근 대표의 선친이 한국전쟁이후 깡통 재가공의 가내 수공업에서 시작해 오늘날 선박엔진의 주요부품인 실린더 커버 분야 세계 최고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기억하며 그 과정이 한국의 경제성장과 닮은꼴이라는데 공감했다.

손종현 회장과 이영섭 회장은 한스코의 성장에 자랑스러워하며 "연구개발과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스코의 변화는 제조기업의 롤모델이라 할 수 있다. R&D로 지역의 기업들이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갖기를 기대한다"며 격려했다.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는 "정 대표와는 오랜지기다. 불황에도 지속성장하고 있는 한스코의 동력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향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연구소 개소를 앞두고 연구원들에게 좋은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나무를 직접 심을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깡통 재가공서 시작해 한국경제 성장의 근간이루며 성장

정창근 대표의 선친인 고(故) 정옥현 회장은 1931년 대전 문창동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시절 내내 가난과 궁핍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초등학교만 겨우 마친 정 회장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군에 입대해 군인의 의무를 다하고 구사일생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전쟁이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못하는 나라로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모두들 겨우 구호품으로 연명하던 시기였다.

밥을 굶는게 일상이었고 국민들은 정부의 지원과 보호를 받지 못했다. 당시 워낙 근면하고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있던 정 회장은 버려진 양철을 모아 연탄집게와 연탄 덮개를 만들어 내다 팔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업 토대가 마련됐고 정 회장은 32세의 나이에 철판과 시멘트, 건축자재를 도매판매하는 천광상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천광상사는 건설 경기 호조와 맞물려 급성장 했고 정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드디어 어린시절부터 가슴 속에 간직해왔던 꿈을 실현한다. 물건만 파는 장사에서 직접 제조하는 사업가가 되기로 한것.

1976년 한국특수주강공업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제철설비부품과 선박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과 일본의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며 매출도 껑충 뛰게된다.

정 회장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지난 2001년에는 대전시 동구 대별동에 있는 임야 1만여 평을 동구 청소년수련장으로 조건 없이 선뜻 기부하기도 했다.

◆밤새연구해 기술확보, 제조기업에서 첨단기술기업으로 우뚝

정창근 대표
정창근 대표
선친의 모습과 가치관을 어릴적부터 보고 자라온 정창근 대표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기술력 선진화에 주력했다.

2005년 50억원의 자금을 설비증강에 투입하며 선박용 엔진실린더 커버를 주조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로 한다.

하지만 당시 고강도 주강 실린더 커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단 한곳도 없었다. 일본 기업에서 생산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기술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난공불락이었다.

한스코 관계자에 의하면 전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밤낮 없는 연구가 시작됐다. 각종 첨단 센서장비를 갖다 놓고 시제품을 직접 만들어 가며 분석에 분석을 거듭했다.

결국 한스코는 기존 용탕(Melt)을 주입하기 위해 인조규사로 만들던 거푸집을 신소재인 세라믹샌드(Ceramic Sandㆍ주물사)로 대체해 주물제품 응고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신주조공법 개발에 성공한다. 일본기업이 가진 기술보다 우위에 서면서 말이다. 지금은 일본기업이 한스코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매출이 급속히 늘었다. 2005년 262억원에서 2006년 330억원, 2007년 35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07년 회사명을 한스코로 바꾸고 회사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연구개발에서 찾기로 했다. 이번 기술연구소 개소도 그 일환이다. 정창근 대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정 대표는 "기술연구소 개소를 앞두고 나무 한그루, 한그루도 직접 심어가며 준비했다. 이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듯이 신소재 연구로 선박과 제철설비계통 기술도 앞서 나갈 것이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품질경영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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