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다음소프트, SNS·빅데이터 활용 '자살예보 시스템' 첫 개발

붉은선은 자살 예측 그래프, 파란선은 실제 자살 건수 그래프. 연구팀이 개발한 자살 예보시스템의 정확성은 79%에 달했다.
붉은선은 자살 예측 그래프, 파란선은 실제 자살 건수 그래프. 연구팀이 개발한 자살 예보시스템의 정확성은 79%에 달했다.
탤런트 최진실이 자살하자 '자살하고 싶다'거나 '힘들다'는 단어가 개인 블로그나 트위트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탤런트 장자연, 최진영 등이 자살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자살예보 시스템이 처음으로 개발돼 우리나라가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와 원홍희·명우재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소셜미디어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와 공동으로 자살예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1억5000만건에 달하는 SNS 기반의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자료와 그동안 자살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물가, 실업률, 주가지수, 일조량, 기온, 유명인 자살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 등의 '자살' 요인을 총망라해 이번 자살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일기예보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자살위험성이 높은 때를 미리 알고 자살 위험과 관련한 주의와 경고를 보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우선 지난 2008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국가 자살통계와 SNS상에서 자살이나 자살 관련 단어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국내에서 자살률이 높아질 때 SNS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용어는 '힘들다'와 '자살' 등이었다. 

실제 이 기간 분석자료를 보면 탤런트 최진실와 노무현 전 대통령, 탤런트 장자연, 탤런트 최진영 등 유명인의 자살 후 1~2개월 정도는 자살이나 힘들다 등의 용어가 SNS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고 최진실의 경우 이런 기간이 약 2개월로 가장 길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이후에는 SNS에 자살이라는 단어 사용이 그 이전보다 8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미 알려진 사회, 경제, 기후 지표들과 이런 SNS 기반의 빅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자살 예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SNS를 통해 떠도는 자살 관련 단어의 빈도를 실시간으로 찾아내 기존 자살 위험요인에 접목함해 다가올 자살위험 정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팀이 이 프로그램을 2010년 실제 자살 통계치에 대입한 결과, 예측과 실제 자살사건이 거의 일치하는 그래프가 관찰됐다. 또 자체 분석한 자살 예보시스템의 정확성은 79%에 달했다.

이러한 자살예보 시스템이 개발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국가 자살 예방정책에 활용하면 '자살주의보'나 '자살경보' 등의 형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명인사의 자살이 실제로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베르테르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사회적 지표와 SNS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살예측 프로그램은 소개된 적이 없다"며 "앞으로 SNS 빅데이터를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면 예측 정확도를 9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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