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융합센터서 팡파르…연구현장 화두 'R&D 출구전략' 다뤄
"과기인은 국민열망 대신하는 대표선수…기술사업화는 헌신"

세 번째 상상력포럼D가 기술사업화를 주제로 19일 ETRI 신기술융합연구센터에서 열렸다. 조용국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세 번째 상상력포럼D가 기술사업화를 주제로 19일 ETRI 신기술융합연구센터에서 열렸다. 조용국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대덕 산학연관이 창조경제 시대 과학기술계의 최대 화두인 '기술사업화'를 향해 힘찬 걸음을 뗐다.

19일 IBS(원장 오세정)와 대덕넷이 공동주최한 '상상력포럼D'는 'R&D의 꽃 기술사업화에 날개를 달자'라는 주제로 대덕의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초청강연과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지식과 R&D 역량이 초고도로 집적된 대덕특구가 미국 경제회복의 견인차가 된 실리콘밸리처럼 저성장 늪에 빠진 나라 살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처럼 수면 아래서 끊임없이 응축되고 있는 가치기술을 어떻게 혁신제품과 사업화로 분출시킬까 하는 것이다.

"기술과 특허가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한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업계의 대표적 기업공개(IPO)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전자주민증 개발회사로 좋은 기술과 특허를 보유했던 H사의 사례를 들었다. 한때 관련분야 최대 특허보유로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했던 이 회사는 그러나 결국 상장이 폐지되고 회사문을 닫고 만다. 조 대표는 "너무 많은 특허가 이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양날의 칼이 됐다"며 앞서는 연구개발이 반드시 기술사업화의 성공요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대덕의 기술사업화 성공 요소로 특히 '시장'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꼽았다. 그는 "시장을 외면한 기술은 결국 사장된다"며 "기술사업화를 잘 하려면 그냥 박사보다는 만물박사가 되야 한다. 인문계나 경상계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기술사업화 잘하려면…"연구현장 분위기 변화부터"

초청강연자와 패널들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대표, 신정혁 ETRI 지식재산경영실장,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
초청강연자와 패널들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대표, 신정혁 ETRI 지식재산경영실장,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
이어 무대에 오른 3명의 패널은 대덕 연구현장 출신의 기업인 및 기술사업화 전문가들로 생생한 경험담과 현장밀착형의 날카로운 지적이 돋보였다. 

박성동 쎄트랙아이 대표는 "연구원도 직장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막대한 국가예산을 쓰는 우리 역시 축구 국가대표팀처럼 국민의 열망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포럼 서두에 국기에 대한 경례와 함께 선배 과학기술인에 대한 묵념을 했다. 40년이 된 대덕의 연구개발은 이제 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게, 최소한 그럴 가능성만이라도 열 수 있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며 기술사업화가 바로 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현장 기술사업화의 맹점도 지적됐다. 박 대표는 "기관평가에서 특허가 강조하다보니 사업성이 떨어지는 특허출원이 많아진다"며 "지금처럼 특허의 수와 기술이전료 실적으로 연구소와 연구원 평가가 이뤄진다면 창조경제의 애초 목적인 기업 활동 촉진과 수출 등은 요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대덕의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 이전에 기업가 정신 등의 인식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며 "근무시간 중이라도 이런 포럼 등의 자리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연구현장에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대표는 "기술을 팔기 위해서는 시장의 통증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 존재하는 진통을 잠재울 수 있는 진통제를 제시할 수 있는 기술사업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신정혁 ETRI 지식재산경영실장(국가지식재산위 창출전문위원)은 "지난 금요일 최문기 장관 주재로 기술사업화 토론이 6시간에 걸쳐 이어졌다"며 "해마다 막대한 연구개발 예산을 쏟아붓는데 그중 사업화 비율은 6%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논문에 이어 기술이전, 이제 기술사업화가 강조돼고 있다"며 "연구현장의 기술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어떻게 내고 있느냐는 부분을 들여다봐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사업화는 출연연과 연구자만의 몫이 아니라 정부와 관계자들이 함께 실상을 들여다보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성공적인 기술사업화를 위해서는 기술이전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빈곤한 기술사업화 예산의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3회째를 맞은 이번 상상력포럼D에서는 '대덕주민줌인(Zoomin)' 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사전교류 행사로 대덕특구 기술의 성공적인 사업화 사례를 소개하는 독특한 전시부스가 운영됐다. 국내 유일의 무인기 통제기술을 보유한 유콘시스템, 한국 최초로 전자현미경을 개발한 코셈 등의 제품과 함께 표준연 복합촉각마우스와 화제의 신간 등이 전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참석자 명단.

▲강성준 IBS ▲강희항 IBS ▲구성모 IBS ▲김기태 기술보증기금 ▲김명준 ETRI ▲김병찬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김순규 대전경제통상진흥원 ▲김아람 IBS ▲김영수 천문연 ▲김진숙 한의학연 ▲김제득 KAIST ▲김찬호 KISTI ▲김창규 도서출판휴머니스트 ▲김창진 생명연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김혜민IBS ▲노시경 KAIST ▲박남철 대림산업 ▲박병립 IBS ▲박보은 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 ▲박영웅 알엔테크 ▲박종용 IBS ▲배광철 대전경제통상진흥원 ▲송광석 ETRI ▲송주호 ETRI ▲신정혁 ETRI ▲안성수 KISTI ▲양태현 표준연 ▲엄영준 썬에어로시스 ▲오세정 IBS 원장 ▲오중근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유규상 케이맥 ▲유병돈 IBS ▲윤달수 KAIST ▲이강욱 IBS ▲이규상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세열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이윤제 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 ▲이재영 넷브릿지 ▲이형구 대전테크노파크 ▲이형규 ETRI ▲이형석 대전경제통상진흥원 ▲임진호 핵융합연 ▲장민경 IBS ▲장인순 대덕원자력포럼 ▲정경숙 카이트창업가재단 ▲정경택 IBS ▲정동섭 UST
▲정문기 카이트창업가재단 ▲정원호 브이티에스 ▲조성윤 핵융합연 ▲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
▲차상호 원자력통제기술원 ▲차연복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최정현 기술보증기금 ▲오우영 화학연 ▲정길호 ETRI ▲김흥남 ETRI 원장.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