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평가는 객관성과 일관성 유지를 위해 양적 성과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나 향후에는 사업특성 및 추진기관 등을 고려해 질적 성과지표를 사전에 설정하고 이에 따른 목표달성도 중심의 성과평가로 전환돼야한다는 의견이 계속 있어왔다.

이에 미래과학부는 다양한 질적 성과지표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배정회 미래부 성과평가정책과장은 공청회에서 질적성과지표 마련 내용을 포함한 성과평가 개선 8개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과제는 ▲성과지향적인 사업기획 유도하는 기술성평가강화 ▲목표달성도 중심의 성과평가 ▲연구개발 사업 특성을 고려한 질적 성과평가 ▲주요사업에 대한 심층분석 강화 ▲종료 이후 성과확산 체계 강화 ▲성과평가 부담완화 및 전문성 강화 ▲성과평가 보상체계 강화 ▲기관고유임무 중심 맞춤형 평가 등이다.

미래과학부는 질적 성과지표에 과학적 성과, 기술적 성과, 경제적 성과, 사회적 성과, 인프라 성과 등 5대 성과분야를 고려해 개발하며, 논문의 영향력 지수와 특허가치평가, 기술료 수입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심층 분석하는 특정평가는 기존 개별사업 효과성 분석 이외에 사업 추진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컨설팅형 평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며, 출연연의 다양성을 이해한 평가도 도입한다. 기초·미래선도형, 공공·인프라형, 상용화형, 인력양성형으로 나누는 등 임무, 기관규모 및 연혁에 따른 성과지표를 설정해 맞춤형 평가를 할 계획이다.

성과평가를 하는 전문위원의 전문성도 강화한다. 현재는 평가위원 전문가 풀에서 평가위원을 위촉하거나 평가를 시행하는데, 이를 개선해 향후 평가위원 및 성과평가 담당자 교육지침마련 및 사전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수한 성과를 낸 연구자의 후속 지원이 미흡한 부분도 개선한다, 종료사업 평가 우수과제의 경우 후속연계를 지원하거나 우수성과 100선 선정과제 포함 사업에 대한 평가를 우대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혁신적이고 도전적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 전문가를 토한 도전적 성과목표 및 타당한 성과지표 검증을 강화하고, 혁신도약형 사업은 목표 달성이 미흡해도 평가 불이익을 방지할 방침이다.

미래과학부의 성과평가 개선종합대책에 토론자와 방청객들이 대부분 공감했으나 주어진 비용 내에서 실현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홍길표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는 "미래과학부가 품이 많이 들어가는 질적 지표를 반영할 계획을 가짐으로써 평가단의 부담이 2~3배 늘어난다. 이에 평가단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늬만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개선방안에 평가단 운영이나 예산이 따라줘야 실행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진 모다정보통신 부사장도 "미래과학부의 8가지 추진방안은 매우 좋으나 주어진 비용으로 실현이 가능할지 걱정"이라며 "모두 구현하기 어렵다면 어떤 방안을 집중해 구현할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일구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책임연구원은 "기초연구는 논문 중심으로 질적, 양적 평가가 필요하지만 상용화를 추구하는 기술은 시장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허 중심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잦은 평가보다 더 좋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연구자를 믿고 기다리자"고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연구비를 준 후 사업 마지막 단계에서 평가를 하는 등 잦은 평가는 지양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방청객석에서 ▲좋은 논문을 자체 발굴해 키워나가는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창조경제 생태계 R&D에서 성과평가 지표가 어떤 역할을 할 지 고민 ▲ R&D 성공 인센티브 모색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도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