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에서 28일 개소식…호기심·관심 자극 일단 성공
"3D 프린터 외에는 눈에 띄는것 없다" 지적도…앞으로 운영이 성공 좌우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이 28일 개소했다.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이 28일 개소했다.
상상과 창조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무한상상실'이 28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문을 열었다. 지난달 개소한 과천과학관에 이어 두번째다. 

무한상상실은 국민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이를 직접 만들어 구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3차원 프린터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제작기기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직접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왔다.

이날 문을 연 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은 일단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무한상상실은 기존 시설인 창의나래관 전시 안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1층(지원센터와 아이디어토론방, 아이디어샘터공간)과 3층(미디어상상방, 상상놀이터, 아이디어클럽, 소프트웨어창의실, IT-제작실험실)에서 각각 운영된다.

1층에 마련된 무한상상실 모습. 각종 공구와 소프트웨어실이 자리하고 있다.
1층에 마련된 무한상상실 모습. 각종 공구와 소프트웨어실이 자리하고 있다.
무한상상실 곳곳을 둘러보니 일단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앙과학관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였다. 시선을 사로잡는 인테리어는 물론, 상상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주요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장비와 공구를 제외한 나머지는 기존 과학관 시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무한상상실을 찾은 한 고등학교 교사도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3D 프린터나 고가 장비를 제외하고는 학교에서 다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퍼즐 맞추기나 나무토막 쌓기를 통해 고등학생들이 어떤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물론 이 곳이 고등학생들만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지만, 그래도 지속성 면에서 국민들의 발길을 계속 이끌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미디어 상상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립모션 센서 장비를 이용한 프로그램 역시 중·고등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너무 저차원적인 소프트웨어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3층에 위치한 무한상상실. 이 곳은 1층보다 좀 더 진화된 성격의 아이디어 구현 마당으로 꾸며졌다.
3층에 위치한 무한상상실. 이 곳은 1층보다 좀 더 진화된 성격의 아이디어 구현 마당으로 꾸며졌다.
3D 프린터만 있으면 무엇이든 뚝딱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창의 대한민국을 저해하는 한 요소로 꼽혔다. 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과 마찬가지로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 역시 3차원 프린터, 대형 컴퓨터수치제어기기, 탁상용 컴퓨터수치제어 조각기 등을 내세워 홍보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고가 장비를 '누구나, 마음대로' 활용하기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개소식을 찾은 한 출연연 관계자도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예산만 있으면 이런 곳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후의 운영 부분이다"며 "좋은 장비를 사놓고 활용을 못해 애물단지로 만드는 곳이 많다. 이를 통해 무엇을 활용할 수 있을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을 센서 위로 가져가면 피노키오가 손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다.
손을 센서 위로 가져가면 피노키오가 손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다.
한편 중앙과학관은 이번에 설치되는 무한상상실 프로그램으로 '상상과학교실(상상탐구실, 아이디어교실, IT-Lab)'을 본격 가동한다. 출연연과 연계한 'R&D연계형 아이디어클럽', 향후 과학컨텐츠 제작을 위한 '스토리텔링클럽'도 종합적으로 운영한다.

과학관 관계자는 "올해 무한상상실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대덕특구 내 출연연, 특허연수원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2014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국민의 아이디어가 소중한 국가자산으로 관리되고 구현되는 상상과 창조의 문화공간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한상상실 1호는 지난 달 과천과학관에서 개소했으며, 오는 31일에는 서울 광진도서관서 3호, 9월 12일에는 광주 신창동주민센터에서 4호, 9월 13일에는 목포공공도서관에서 5호 무한상상실이 각각 개소한다.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등학생들이 무한상상실을 찾았다.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등학생들이 무한상상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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