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벤처 로뎀, 임베디드 기반 산업용 앱 개발로 매출 수직상승
무인항공기 100% 자체기술로 개발…국내 첫 상용화 눈앞

HW 전문가 이용승 이사(왼쪽)와 SW전문가 류환규 대표는 서로의 강점으로 결합, 국내에서는 최초로 '쿼드콥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차량배선 제품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있는 모습.
HW 전문가 이용승 이사(왼쪽)와 SW전문가 류환규 대표는 서로의 강점으로 결합, 국내에서는 최초로 '쿼드콥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차량배선 제품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있는 모습.
두 사람이 뭉쳤다. 한 사람은 매번 창업은 하지만 변변한 수익이 없어 정부 과제만 기웃거리던 소프트웨어(SW) 전문가, 다른 한사람은 기술개발에 매달린 10년 세월동안 집안에 생활비를 갖다주지 못해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온 하드웨어(HW) 전문가다.

그런 그들이 창조경제시대를 맞아 창업붐이 일면서 우연히 만난게 된다. 각자 갖지 못한 부분을 가진 두 사람은 자석에 끌리듯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며 힘을 모으기로 결심한다.

지난해 한밭대학교 스마트앱창작센터에서 창업한 '로뎀'의 류환규 대표와 이용승 기술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장점을 모아 100% 국내 기술로 개발한 '쿼드콥터'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로뎀의 쿼드콥터는 LTE 망을 이용하면 국내 어느 지역에서나 사용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이들의 '쿼드콥터' 개발 소식이 입소문으로 알려지자 국내 공공기관에서도 제품 사용을 요청 해왔다. HW·SW전문가인 이들은 지속적으로 기술과 운용체제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더위가 한풀 꺾인 8월말, 퇴근시간을 앞두고 그들을 만났다. 에어컨이 필요없는 날씨이건만 꿈과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 이들의 사무실은 한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그런 속에서도 창업과정과 제품을 소개하는 두 사람의 얼굴이 희망을 낚아올린 어부처럼 시종일관 싱글벙글이다. 그들의 남다른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자.

◆야심차게 앱 개발해 내놨지만 결과는 '처참'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랜기간 일해온 류환규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앱개발에 도전한다. 2011년 앱 개발을 완료하고 소비자의 요청도 있었던터라 높은 수익을 자신하며 시장에 내놨다.

그가 개발한 앱은 자동차 관련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앱으로 캠핑인구가 늘면서 이론상으로는 많은 매출이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한껏 기대를 가지고 창업을 했는데 아는 업체에서만 팔아주고 카운트가 많이 올라가지 않았어요.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쓰는거라는 인식이 컸거든요. 제조 공장에 납품하려해도 가격을 크게 두지 않았고요."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고민을 거듭한 결과 장비 등 디바이스가 있어야 매출로 이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개발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해 말 하드웨어 기반의 차량배선검사앱과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류 대표의 예상대로 성공이었다. 매출로 이어지며 회사가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짐작 할 수 있었다.

"차량내부에는 많은 배선이 있는데 다 검사를 거치거든요. 기존에도 차량배선검사 장비는 있었어요. 그런데 장비가 크고 이동이 어려워 불편함이 있었죠.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크기가 작아 간편하고 이동이 편리합니다. 값도 저렴해 경쟁력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도 검사를 할 수 있는 장점으로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로뎀은 지난해 차량배선검사앱과 제품을 선보이면서 첫해 매출실적으로 1억원을 달성했다. 창업 2년째를 맞는 올해는 찾는 기업이 늘면서 매출이 벌써 4억원에 이른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이들이 개발한 제품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대기업과 대기업의 밴드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 매출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W전문가와 HW전문가의 만남…국내최초 쿼드콥터 상용화 눈앞

이용승 이사가 쿼드콥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쿼드콥터가 날아오르자 장착된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이 연동된 스마트폰에서 바로 보인다.
이용승 이사가 쿼드콥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쿼드콥터가 날아오르자 장착된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이 연동된 스마트폰에서 바로 보인다.

HW의 중요성을 절감한 류환규 대표는 그 분야 전문가를 본격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창업모임에서 이용승 이사를 만난다.

이용승 이사는 2000년 무렵 쿼드콥터 존재를 처음 접하면서부터 쿼드콥터 개발에 미쳐(?) 살아온 하드웨어 전문가.

오랜기간 자신의 분야에서 선수로 인정 받았던 이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의 장점을 알아보았고 의기투합하기로 마음을 모은다. 그리고 올해초 이 이사가 로뎀에 합류했다. SW와 HW 전문가의 절묘한 만남의 순간이다.

두 사람이 만남은 기술 개발에 기폭제가 됐다. 거기에 한밭대학교 앱창작센터의 김정호 교수가 멘토로 참여하고 적극 지원하면서 상용화의 그림도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두사람의 합작품인 쿼드콥터기반의 앱이 창업진흥원 앱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두둑한 상금도 받았다. 상용화까지 자금걱정 없이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용승 이사는 지금의 상황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2000년 우연히 본 쿼드콥터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쿼드콥터 개발에 매달려 왔다. 그가 10년 넘게 연구에 매달리면서 아내의 마음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연구실도 따로 있는게 아니고 집안에서 했으니 그를 보는 가족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갈 지경이었다. 

미친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자세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플라잉 테스트를 위해 공원에서 아이들 장난감 같은 쿼드콥터를 날리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처음에는 아내도 하다가 말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에는 KAIST에서 나온 논문이 전부였어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기술을 개발했죠. 나중에는 아내도 제가 안됐는지 전폭적으로 도와주더군요. 제일 미안하고 감사하죠."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사업화의 안목도 중요하다. ETRI에서 오랜기간 근무했던 김정호 교수는 두 사람의 든든한 멘토다.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사업화의 안목도 중요하다. ETRI에서 오랜기간 근무했던 김정호 교수는 두 사람의 든든한 멘토다.

두 사람은 올해 12월께 쿼드콥터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쿼드콥터는 1km까지 조종이 가능하며 LTE 망을 이용하면 전국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고화질의 카메라가 장착돼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볼 수 있고 자동항법장치가 개발돼 범죄예방, 위험물 감시 등 활용도도 다양하다.

이 이사에 따르면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센서도 장착돼 학교 뒷골목까지 감시가 가능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관련 기업과 기관에서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이사는 "현재 독일 등 선진국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들 제품도 잔진동과 원인모를 추락 등 기술적인 결함이 있다. 우리는 그런 문제까지 해결했다"며 기술적인 면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류 대표와 이 이사에게 창업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들은 "엔지니어는 특성상 자신의 기술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러나 그런 틀에 갇히면 더 이상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열린 사고로 서로 협력할 부분을 찾아가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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