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창조경제'를 핵심 국정 목표로 내세웠다. 이 단어에 대한 해석이야 학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고, 이를 위한 생태적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리라 본다. 결국은 국가의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국민 다 같이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 일 것이다.

그렇다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육지보다 해양 면적이 더 넓은 우리나라의 해양에서 이에 대한 실현 방향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정책연구소가 도출해 낸 '해양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통해 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부각되고 있는 지구의 글로벌 이슈는 인류생존, 삶의 질, 미래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에너지와 자원의 부족, 해양 생태계 교란 심화, 환경오염에 따른 건강위협 등 환경과 자원문제의 심화와, CO2 배출 문제에 대비한 대체 해양에너지원 개발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또한, 21세기 지구의 평균온도는 1.8∼4.0℃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온도가 3℃ 상승할 경우 전 세계 해안의 30% 정도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IPCC)된다. 2020년 이후 육상자원의 80%가 고갈되어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각국은 전략적 투자를 통한 미래 이슈 및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도 국가 해양과학기술 발전과 해양신산업 조기 구현 필요성과 글로벌 이슈 부각에 따라 해양과학기술 가치의 인식제고 및 새로운 기회 창출을 시급히 시행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더불어 유류오염, 쓰나미, 폭풍해일, 가뭄, 원전 및 핵잠수함 사고에 따른 방사능 유출 등 해양재해·재난사고 발생빈도 증가와 같이, 대형화·빈발하는 해양재해·재난사고 대응을 위한 과학적 해결 등 사회이슈 대응 및 미래비전 실현을 위한 해양과학기술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해양과학기술R&D 예산은 국가과학기술 R&D 투자예산 대비 크게 저조한게 현실이다. 올해 국가과학 R&D예산은 16조8744억원, 그 중 해양과학기술 R&D 예산(해양수산부)은 2361억원으로 1.4%에 지나지 않는다.

참고로 해양을 선도하는 다른 국가의 해양R&D예산을 보면 2009년 기준으로 미국 10조4000억원, 일본 2조2000억원, 중국 1조7000억원, 한국 4000억원 이다.

국가 계획인 '2020 해양과학기술 로드맵'을 보면 2012∼2020년까지 예산은 3조6723억원(연평균 4080억원). 다른 국가들에 비해 확연하게 저조한 예산이다.

투자 계획조차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으며 2012년 623억원, 2013년 2092억원의 부족분이 발생된 상태다. 2020년까지 최소한 연평균 5000억원 규모의 해양과학기술 R&D 투자예산 증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양 선도국들이 해양R&D에 집중투자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해양과학기술 R&D 투자로 얻게 될 국가의 생산성 향상과 국익창출이 가능한 해양산업의 규모와 향후 전망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 해양산업 시장 규모는 약 7조6000억 달러(물류 3조6000억, 해양 3조1000억 등)로 세계 GDP의 12.4%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에는 약 1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미국·중국·일본 등 세계 각국은 해양개발과 해양자원을 활용한 해양신산업 육성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해양산업의 시장가치는 신재생에너지, 해양생명공학, 해양레저산업 등 아직 규모가 작고 성장초기단계임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성장잠재력이 높은 분야라는 의미다.

미래전망 분석결과 향후 10년간 해양분야 기존사업(연평균 3.8% 증가)에 비해 해양신산업(연평균 21.8% 증가)의 성장률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그 동안의 모든 연구 역량을 집중시켜 해양 신산업 확대를 위해 '해양산업 GDP 7% 기여를 통한 창조경제실현'의 비전을 수립하고 3대목표, 4대 추진전략, 8대 중점 추진과제를 구체화했다.<옆 그림참조>

3대 목표는 ▲미래 신산업 창출; 기업이 수행할 수 없는 고위험 장기 연구개발을 통해 유망 핵심기술 개발과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조성 ▲거대공공기술개발; 국가적·인류적 이슈 해결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형 융복합 연구 추진 ▲중소기업 지원 및 지역 성장거점 육성; 중소기업 지원, 지역 대학 및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 제고다.
 
목표에 따른 4대 추진전략과 8대 중점과제는 ▲일자리창출 미래 성장동력 육성(일자리창출 R&D 프로그램을 강화, 성과창출형 R&D 기반을 구축) ▲개방·융합형 연구 확대(BT·IT·ET·NT 융합 연구사업 집중 지원, 실용 성과형 연구 확대) ▲벤처·중소기업 지원의 동반성장 산업환경 조성(벤처·중소기업 육성 및 경쟁력 제고, 기술실증 및 사업화 촉진) ▲대국민 해양과학기술 인식 제고(해양과학기술 전문인력 양성 및 글로벌 리더십 강화, 해양과학기술 성과확산 및 해양문화 조성)를 들수 있다.

KIOST는 목표 실현을 위해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할 13개의 연구과제를 선정했다.

해양영토수호를 위한 해양감시체계구축, 해양예보 및 해양자료·정보서비스 시스템 구축, 해양생명공학기술 및 바이오에너지개발, IMO 환경규제 대응 그린쉽 선도기술개발, 흑진주·스피롤리나 대량 생산기술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ICT 및 신기술 융합을 통한 첨단 해양로봇 개발, 차세대 복합형 신재생에너지 개발, 초장대 해중터널 건설 핵심기술 개발, 해양플랜트 핵심기술 개발, 해양안전 지능형 e-Navigation 개발(e-OK프로젝트), CO2 지중저장기술 개발, 국민 힐링(Healing) 해양공간 창출 및 보급형 요트 개발이 그것이다.

이러한 모든 중요한 연구과제들이 계획된 그대로 체계적인 연구 수행과 그에 필요한 예산 반영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수행되길 기대한다. 그 결과물들이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삶을 궁극적으로 향상 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동성 소장
김동성 소장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반연구본부장과 해양생태계연구부장에 이어 동해연구소장 겸 독도전문연구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 있어서는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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