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전문 '레이다 솔루션'…해양레이더 국산화로 세계 도전
연구원창업 박재우 대표 "창업은 절박함도 즐길수 있을때 해야"

박재우 대표. 그의 창업 DNA는 긍정 마인드다.
박재우 대표. 그의 창업 DNA는 긍정 마인드다.
군용이나 특수분야에만 적용돼 왔던 레이더 기술. 최근 상업용으로 활용되면서 시장도 점점커지고 있다. 안보는 물론 차량용으로 사용용도가 확대되면서 2016년 국내 레이더 시장은 3조원, 세계 시장은 68조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레이더 기술의 시장성을 간파하고 집중적인 공부와 시장조사 끝에 지난해 레이더 기술을 사업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선 박재우 레이다 솔루션(Radar Solution) 대표.

레이다 솔루션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레이더' 기술 전문기업이다. 현재 주력하는 분야는 해양레이더. 해양레이더는 주파수 대역의 간섭이 심해 가장 어려운 기술에 해당된다.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우주와 거의 비슷해 약한 신호 속에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박 대표에 따르면 각국의 보안이 점점 강화되면서 해양레이더 시스템을 운영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스페인, 일본, 대만, 한국 등의 국가에서 320여대의 해양레이더 시스템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실시간 해수유동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총 80여대의 해양 레이더를 미국에서 도입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해양레이더의 핵심모듈이 완성되면 우주감시용레이더, 강우레이더, 차량용레이더 등 활용범위가 넓다. 자동차용 레이더는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어 레이더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꼽인다. 현재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제품화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창업 DNA는 '긍정마인드'

"지난해 11월에 창업을 했으니 거의 1년이 됐네요. 3년 휴직의 연구원 창업이지만 지금 계획으로는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50세가 넘은 나이에 창업을 결정했다는 것은 배수진의 각오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절박한 마음이지만 즐기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불확실한 미래마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박재우 대표. 그에게 창업은 재미있는 일로 평생을 두고 하고 싶은 분야다.

그는 1988년 ETRI 부설 천문연구소(지금의 한국천문연구원)에 입소해 1990년부터 ETRI 소속으로 위성 분야를 연구했다. 20년 넘게 연구원으로 연구에만 몰입해온 그지만 언젠가 꼭 창업을 할 것이라고 마음속 깊이 창업DNA를 키워오고 있었단다.

"연구원을 나온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1994년 러시아에서 학위를 마친 후에도 연구원으로 오지 않고 대기업에 입사를 했었어요. 대기업에서 마침 위성분야 사업을 구상했거든요 그런데 IMF가 오면서 부서가 없어졌어요. 하루아침에 오갈데가 없어진거죠."

그가 새로 배치된 부서는 해외영업본부. 업무는 마케팅이었다.

"단말기를 팔러다녔어요. 3년동안 단말기 판매를 했는데 나름 재미도 있었어요. 이후 ETRI에서 위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합류했지만 그때의 경험은 창업 DNA를 더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2008년부터 전리층 레이더 과제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레이더에 대해 집중공부하면서 자신만의 사업 아이템을 찾은 것.

"전리층 레이더는 크게 상업성이 없지만 우주와 환경이 비슷한 해양분야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시장조사를 해보니 우리나라 민간기업 중에 레이더를 아이템으로 하는 곳이 거의 없더군요. 다 외국에서 제품을 구입하고 있었어요."

◆벤처기업 인증 받으며 사업 본격화

박재우 대표는 해양레이더를 시작으로 각 분야의 레이더 제품을 국산화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왼쪽부터 전호철 사원, 박재우 대표, 민광동 팀장).
박재우 대표는 해양레이더를 시작으로 각 분야의 레이더 제품을 국산화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왼쪽부터 전호철 사원, 박재우 대표, 민광동 팀장).

사업아이템을 확실히 잡은 그는 휴직을 하고 연구원 창업으로 사업에 첫발을 내 딛었다.

지난해 4월 중소기업청 연구원 특화 예비창업자 육성사업 사업자로 선정되며 사업은 급물살을 이뤘다. ETRI로부터 HF레이더 시스템 기술이전을 받고 올해는 기술보증기금 선정 및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기술을 이전받고 해양레이더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듈화까지 마치고 제품화를 진행 중입니다. 2017년까지 우리나라에 80대의 해양레이더가 설치될 예정인데 국내에서 제품성을 인정받으면 곧 해외 시장을 공략 할 계획입니다."

박 대표는 분명한 사업아이템과 함께 미래 시장까지 정확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영국의 해양레이더 기업과 협력을 위한 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그는 "레이더 기술은 응용분야가 넓다.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응용력이 사업 성공의 관건인 셈이다. 해양레이더 레퍼런스가 생기면 인도, 필리핀처럼 쓰나미 피해가 있는 나라, 지진이 있는 나라 등 각 나라에 맞는 관측이 가능한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분야 기술선진국임에도 레이더 산업은 거의 없는 상태다.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레이다 솔루션이 기술강국 한국의 이름에 걸맞는 레이더 기업으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이템부터 시장까지 창업 성공요소를 꿰어가고 있는 그에게 창업 후배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창업이 조금이라도 부담스럽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창업에 따른 절박함을 즐길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하는게 좋습니다. 창업은 돈을 버는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돈을 목적으로 창업하기 보다 일이 재미 있어야 합니다. 돈이 따라오게 해야지 돈을 쫓는 창업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기술창업은 시장이 원하는 제품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즐거워 할 수 있는 제품일때 성공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레이다 솔루션은 송신과 수신 테스트를 마치고 해양레이더를 시작으로 레이더 제품 국산화에 나섰다.
레이다 솔루션은 송신과 수신 테스트를 마치고 해양레이더를 시작으로 레이더 제품 국산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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