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우리나라, 그 중에서 가장 깊은 바다를 간직하고 있는 동해는 국민들에게는 인간압도 경외의 대상, 두려움의 대상, 신성한 공간, 호국의지 표출공간, 영토화 의지투사 공간 등으로 비춰져 왔다.

폭풍, 거대한 파도, 커다란 물고기의 출현 등으로 인간의 힘으로 대결하기에는 엄청난 위력을 지닌 곳, 그래서 삼국시대·고려 이후 동해 곳곳에 해신사당을 지어 해를 맞이하는 성스러운 공간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또 일본침략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호국의식과 결부되기도 했다. 신라 문무대왕- 대왕암릉, 만파식적 등 왜적에 적극 대응하며, 호국사상의 표상으로 역사적인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내긷 했다.

근년에 들어서는 동해 울릉도와 독도 관리문제를 다루는 영토로서의 공간인식 대상으로 부각되어 있는 상태라 할 수 있겠다.

동해는 전체 면적이 100만7600 km² 로 남한 면적의 약 10배에 달한다. 동해는 대한민국, 일본, 러시아 관할의 국제 수역으로 우리나라 관할수역은 12만0447 km²로 동해 전체의 12.0%를 차지하고 있다.

지형적으로는 좁은 대륙붕과 국내에서는 유일한 넓은 심해를 형성하고 있으며, 동해 전체 바닷물의 89.4 %가 200m 보다 깊은 곳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평균수심은 1684 m (서해 44m)이고, 최대수심은 약 4049 m (서해 103m)이다. 우리나라 동해 관할수역 중 최대 수심은 울릉도 북쪽으로 2985m 이다. 사람 한명이 하루 가정용수 사용량을 약 238리터라고 가정할 때 인구 1000만명이 약 200만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동해의 기후는 대륙성과 해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아주 건강하고 풍성한 생태계가 형성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동해는 전세계 대양의 축소판(Miniature Ocean, IPCC Report, 2007)이라 불리워지기도 하며, 해양에서의 물질순환, 기후변화, 생태계의 변동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최적지이기도 하다. 특히 울릉도, 독도 해역은 전 세계적으로 해류의 변동성이 아주 큰 바다이기에 여러 가지 다양하고 역동적인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혜택을 베풀어주던 이러한 동해 바다가 근년들어 몸살을 앓고 있다. 연안이 쓸려내려가는 연안침식이 동해안 전 해역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동해바다의 온도가 급격히 변하면서 뜨거움과 차거움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100년동안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표층수온이 약 2.0℃ 상승하고, 1980년대 중반 이후 년 0.06℃ 폭으로 상승하여 전 세계 대양에 비해 약 2배폭으로 상승하였다.

동해연구소가 위치한 죽변 연안의 경우 표층은 지난 50년간 약 1.4℃ 증가하였지만, 바다 속 50m층과 100m층은 각각 0.2℃, 1.5℃ 정도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 뿐만 아니라 올해 여름 냉수대주의보 발령일이 6월26일로 2006년 7월말에 발표된 것보다 한달 정도 앞당겨졌다. 더욱이 발령 기간도 2006년 12일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약 35일 동안으로 그 시기가 약 3배에 달할 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동해 중부해역에서는 표층수온이 30℃를 넘는 특이한 현상도 발생되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가 관측을 시작한 1961년 이 후 가장 높게 나타난 수온이다. 이렇듯 차가운 물이 오래지속되고 아주 따뜻해진 물이 번갈아 나타나는 아주 이례적인 급격한 환경변화 현상이 일어나 동해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다양한 생물들에게 생리, 생태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북한 한류 저온 확장으로 인한 동해안 저온현상과 같은 기후변화로 2011년에는 영동지방에 100년만의 폭설이 내려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도 했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동해 해양이 점점 산성화되어 생물들이 자신들의 몸체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 현상과 연안에 서식하던 모자반류나 다시마와 같은 갈조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석회조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해양생물들이 감소되고 생태계의 균형에 위협을 가하는 백화현상(갯녹음) 등도 심각할 정도로 발생되고 있다.

앞서 이야기 한 동해안 연안에 침식이 많이 일어나 연안과 해안도 크게 변화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를 위협하기도 한다.

이에 우리 해양의 전문가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이러한 동해를 지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만들어서 대응을 해야한다고 본다.

그렇게 될 때 그 어느 해역보다 역동적인 환경으로 다양한 해양생물자원의 보고로써의 생물자원 뿐 아니라 해양바이오 자원, 광물, 천연가스, 메탄가스하이드레이트, 파력, 풍력, 온도차 발전과 같은 에너지 등다양한 자원이 거의 무한으로 재생산되는 동해를 온전히 우리 것으로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또 향후 보다 활발해질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과의 국제적 협상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북극항로의 활용 등에도 보다 국가적 신산업 창출 등의 이익을 만들어내는데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김동성 소장.
김동성 소장.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반연구본부장과 해양생태계연구부장에 이어 동해연구소장 겸 독도전문연구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 있어서는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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