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직, 다양한 경력지향점과 경로에 따른 학습 기회 필요

출연연 인력의 '경력개발' 과연 가능할까. 행정직에 이어 이번에는 연구직의 경력개발 해결방안을 제시해 본다.

지난회 기고에서도 언급했지만 출연연 경력개발 실태를 살펴보면 연구직의 경우 석·박사급 인력이 채용되면 대부분 연구현장에서 본인 연구를 위한 학습과 연구활동을 통해 스스로 해당분야 전문가(연구책임자)로 성장할 뿐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경력지향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새정부의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실현에 있어 창업 및 사업화에 대한 장려와 관심이 크다. 그러나 자기분야의 연구에 몰두해 있던 준비되지 않은 연구원들이 갑작스럽게 창업(사업화)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직의 경력개발을 위해 ▲경력지향점(Career Goal)의 다양화 ▲경력경로(Career Path)에 따른 학습기회 제공추구 ▲경력개발 여건보장을 위한 제도적 마련 등 해결방안별로 설명하고자 한다.

연구직 경력개발 육성방향, 연구직 경력개발 지원제도, 연구직 경력지향점 유형, 연구직 경력경로에 따른 학습자원(이미지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연구직 경력개발 육성방향, 연구직 경력개발 지원제도, 연구직 경력지향점 유형, 연구직 경력경로에 따른 학습자원(이미지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경력지향점(Career Goal)의 다양화 추구

출연연 연구직의 경력지향점 즉, 경력목표는 현재시점에서 '연구책임자'가 유일하다. 이러다보니 연구책임자를 경력지향점으로 두고 경력개발 과정을 소형과제에서 대형과제 수행을 위한 역량개발과 유사 연구분야의 융복합 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역량개발에 초점을 두고 경력개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하나의 경력지향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 출연연의 제도적 문제와 연구자의 인식의 한계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제도적 측면에서 PBS제도는 일부 긍정적인 결과도 있는 반면에 연구자의 다양한 연구 및 경력활동을 제한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연구자 스스로가 본인의 역할을 연구과제에 매몰되어 다양한 경력지향점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우물안 개구리' 현상을 초래하였다.

해외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과학자들은 다양한 경력지향점을 추구하고 있다. 연구정책전문가, 연구과제전문가(연구책임자), 연구관리전문가(보직자), 창업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목표를 고려하고 있다.

우리도 다양한 경력지향점을 지향해야 과학기술 관련 전분야(산업계, 학계, 연구소, 정책기관, 국회 등)에 진출하여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현 정부에서 요구하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과학기술인의 역할(연구성과의 사업화, 창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경력경로(Career Path)에 따른 학습기회 제공

다양한 경력지향점을 추진한다는 전제하에서 이에 부합하는 경력경로와 학습자원의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까지 연구자의 학습은 본인 연구분야에 대한 전문성 강화와 연구과제 수행 효율화를 위한 측면에서만 학습을 진행해 왔고 대부분 본인의 의도 및 계획하에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경력지향점이 다양화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경력지향점에 따라 요구되는 핵심역량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경력경로도 세분화가 일어나며, 이에 부합하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학습자원들도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경력개발 여건보장을 위한 제도적 마련

경력개발은 구성원의 기관 내에서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첫 번째, PBS제도의 완화 정도에 따라 다양한 경력지향점을 추진할 수 있는 노력 즉, 경력개발체계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 기관내 경력개발체계 구축에 따른 경력계획서 작성 및 경력상담제도, Job Posting 등 경력개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 경력개발의 주요활동은 이동 및 배치, 보직자 및 적임자 선정 등 인사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인사제도와 연계가 중요하다.

출연연 인력을 위한 경력개발! 이젠 시대적 흐름이 아니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인적자원개발(HRD) 활동이라고 생각된다. 연구직의 경력개발은 행정직의 경력개발에 비해 제한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보다 파급력있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연구직의 경력개발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위와 같은 방안을 활용하여 출연(연) 기관별 효과적인 경력개발이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현진 박사
윤현진 박사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윤현진 박사는 '윤현진의 R&D인력 HRD'를 통해 국가 R&D기관에서 요구되는 인적자원개발(HRD) 활동을 출연연 중심으로 유익한 정보와 함께 소개해 줄 예정입니다.

윤현진 박사는 연구개발인력교육원(KIRD)에서 교육기획실장(연구위원)으로 근무중이며 출연연과 R&D공공기관을 대상으로 HRD컨설팅 및 자문, 교육기획 및 과정개발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적자원개발 분야에 있어 경험이 풍부한 윤박사는 국가품질상(인재개발상, CoP) 심사위원과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Best HRD) 인증 심사위원 등 전문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다수의 출연연 및 R&D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체계 및 경력개발체계, e-HRD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국가R&D기관의 인재육성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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