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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연산화막' SOS…6개월 연구로 해결

표준연 유신재 박사, 반도체 공정 불순물 선택제거 기술 세계최초 개발
중소기업 애로겪자 연구개발…"기술이전 성공 노하우는 원천기술과 소통"

유 박사는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를 활용한 기판 산화물 선택제거 기술을 개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 육성에 속도를 가하면서 출연연의 역할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정확히 짚어,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까지 이끌어 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원천기술 개발에 힘써 온 출연연에게는 무거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의 가려움을 제때에 긁어줌으로써 경제적 이익도 도모한 연구원이 있어 화제다.

표준연 산업측정표준본부 진공기술센터의 유신재 박사가 주인공. 그는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를 활용한 기판 산화물 선택제거 기술을 개발, 반도체산업의 큰 난제를 해결했다.

반도체 공정은 증착, 애칭 등 70단계가 넘는 공정으로 그 중 40% 이상이 진공환경 상태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공정과 공정 사이에 이송과정을 거치면서 공기 노출로 인한 자연 산학막(Native Oxide)이 발생, 이로 인해 속도 저하 등 기능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메모리 소자는 전자 용량이 중요한 만큼 불순물이 조금만 생겨도 그 영향이 상당하다. 이로 인해 반도체 기업들은 소자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자연산화막 제거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해 왔다. 특히 반도체 공정이 50nm급 이하로 미세화 되면서 이런 자연산화막의 선택적 제거는 관련 산업계에 큰 이슈로 떠오고 있다.

유 박사는 "중소기업 자문위로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데 기업 관계자로부터 필요한 부분만 자연산화막을 제거할 수 있는 있는 방법이 없겠냐는 고충을 듣게 됐다"며 "그동안의 연구 기술을 바탕으로 하면 기업체의 고민을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후 그는 6개월 간 연구를 이어갔고, 결국 선택적으로 자연산화막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 반도체 장비회사에 이전 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의 연구 기간이었지만 결과에 대한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박사는 "일반적으로 개발된 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하려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 기술이전이 기대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산업체의 요구를 확실하게 알았기에 성공적으로 기술이전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반도체 공정상의 불순물 선택제거 기술 개발…세계 최초 기술

유신재 박사.
"반도체 공정에 있어 절반 이상이 진공 공정을 거치는데, 그 중 2/3은 플라즈마 공정입니다.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려면 플라즈마 공정은 필수적이고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공정 사이에 웨이퍼를 이송하면서 자연산화막이 생기고 이는 반도체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만큼 꼭 제거해야 하는 대상인거죠."

유 박사가 개발한 기술은 반도체 공정과 공정 사이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자연산화막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정 및 플라즈마 소스기술이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반도체의 산화막을 염(Salt)으로 바꿔 실리콘 부분을 남기고 염만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동안은 플라즈마가 아닌 액체를 이용해 자연산화막을 제거해 왔다.

그는 "액체를 활용한 산화막 제거는 불필요한 것만 제거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용액을 쓰다보니 필요한 부분이 같이 사라지는 경우도 생기고, 용액이 잔여물로 남아 지속적인 화학작용을 일으켜 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플라즈마는 가스인 만큼 선택적 제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유 박사의 기술은 플라즈마 정밀진단기술과 제어기술을 통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기술로 반도체 공정은 물론 LCO, 솔라셀, OLED 등의 공정에도 모두 적용이 가능해 나노산업(higf quality nano) 분야에서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국내 반도체업계의 대외장비의존 구조개선 및 수입대체 효과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자연산화물 제거와 관련한 연구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방법을 달리 생각해 연구 분야였던 플라즈마를 활용한 것이고 그 결과가 좋게 나온 것"이라며 "이 기술이 장비에 탑재 돼 양산되기까지는 앞으로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기술이전 성공 요인은…"원천기술과 소통"

유 박사가 개발한 기술은 자연산화물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반도체의 성능을 높여주는 특징을 지녔다.
유 박사는 연구기술이 중소기업에 성공적으로 안착되기까지는 원천기술과 기업과의 소통이 원활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쪽에서 요구한 기술이 그리 어렵지 않게 생각됐던 데는 그동안 연구해 온 원천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공, 플라즈마 기반 기술 연구는 연구원과 미래부 지원 사업 등으로 10년 넘게 연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원천기술 연구를 시작하면 그건 왜 하냐, 쓰지도 않을 기술이라고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며 "그런데 그런 원천기술이 바탕이 돼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어서 보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지난 1월 이달의 KRISS 상을 받았고, 3월에는 최근 3년간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우대연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소기업과의 원활한 의사소통도 한몫했다.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명확히 요구했기에 기술 개발의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

유 박사는 "기업은 이익 창출이 우선이기에 요구하는 기술도 수시로 바뀌는 '무빙 타깃'과 같다. 필요한 기술을 정확히 말해줬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기에 기술이전까지 갈 수 있었다"며 "사실 기술 개발은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기업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기술이전이라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기술이전은 저만의 성과가 아니다. 원천기술을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연구원과 팀원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일을 하며 산업체 현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다른 기술도 연구해 달라는 요구도 늘었다. 앞으로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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