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촘촘박힌 두부두루치기 맛 별미

외지에서 대전을 찾은 사람들에게 대전에서 특색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십중 팔구는 '두부두루치기'라고 응답한다.
두부는 온 국민이 즐기는 재료이지만 사실 대전의 두부두루치기 처럼 독특하게 양념을 해서 내놓는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대전에서 17년간 두부두루치기의 매콤한 맛을 유지해온 집이 있다. 유성 금호고속터미널 바로 맞은편 골목에 ‘여울목’이란 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 구석에서 '헥~헥~' 거리는 소리가 난다. 꼬마손님들이 손바람을 내가며 두부를 건져 먹는다. 여울목의 두부두루치기는 가정의 두부두루치기만큼 재료가 사치스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두부의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이집을 따라갈 음식점이 없다. 고춧가루를 푸짐하게 써서 아릿하게 매운 국물이 꽤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속살이 뜨거운 두부를 입에 넣고 화들짝 놀래기도 한다. 두부두루치기를 먹을 때는 조심해서 천천히 먹어야 한다. 울긋불긋한 두부를 허겁지겁 떠 먹으면 두부속살이 뜨거워 입안을 데기 십상이다.

여울목이 하루평균 1백명의 손님을 끄는 이유는 이 집만의 콩 때문이다. 이집의 콩은 조치원 대평리에서 수확한 신토불이 콩이다. 때문에 두부의 맛이 훨씬 부드럽고 담백하다. 게다가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조미료 사용이 덜해 맛이 깔끔하다.

이 집 두부두루치기는 특히 직장인이나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자못 높다. 1만원이면 3명이 족하다.
세사람이 와서는 "아줌마! 두부두루치기 하나하고 공기밥 3개요' 하고 주문한다. 조촐하게 주문해도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먹고나면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두부두루치기이외에도 손님들이 주로 많이 찾는 음식은 보기에도 두툼하고 '알찬' 해물파전과 두부버섯전골이 있다.
이 집에 오면 대부분 두루치기만을 찾지 않고 해물파전과 두부버섯전골을 함께 곁들인다. 동치미도 시원한게 별미다. 두루치기를 다 헤치운다음 시원한 동치미 그릇을 들고 홀짝홀짝 마셔댄다. 마시고 나면 매운 속이 시원하게 풀어진다.

분위기거무튀튀한 통나무 탁자와 의자, 그리고 나무색 마루바닥 등이 시골 큰집처럼 친근함을 준다.
오후 12시 반... 여울목은 손님들로 꽉 찼다. 그래서 현관문을 빼꼼히 열어보고 그냥 가는 손님들도 적지않다. 때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꽤 있다.

이 집이 손님으로 붐비는 이유가 두부두루치기 맛이 외에 또 한가지 있다. 통나무 탁자에 열댓명, 마루바닥에 있는 상에 열댓명, 다 합해서 고작 서른명정도가 앉아 먹을 수 있는 넓지 않는 공간 때문에 더 붐빈다. 그래도 식사를 다하고 나가는 손님들은 크지않은 오붓한 식당분위기가 좋다고 말한다.

주인장여울목을 지키는 주인장 김선희 사장은 바쁜 손님들에게 조그만 쉼터를 제공하려 한다. ‘여울목’이란 뜻은 흐르는 물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거나 하여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에 턱이 진 곳이다.

쉽게말하면 세차게 흐르는 물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여울목이다. 김선희사장은 바쁜 사람들에게 잠시 여울목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칼칼한 목을 축이는데 좋은 두부두루치기와 동동주를 준비해 놓고 있다.

DATA 042-822-7971 /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27-4번지 / AM 08:00 ~ PM 09:00 / 금호고속터미널 뒷편 주차 150대 / 좌석 40석 / 명절휴무 / 시내버스 140·180번 / 두부두루치기 5,000, 해물파전 5,000, 두부버섯전골 13,000, 두부김치 5,000, 오징어두루치기 6,000 수육 7,000, 청국장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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