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BJ 갤러거, 스티브 벤추라
출판사 : 랜덤하우스중앙
주인공은 하루 종일 '그들'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그는 결국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조직 안에서 개인의 책임은 실종되기 쉽다. 결론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비즈니스 우화겠지만 여기에는 현실적인

"그들이 일을 엉망으로 해서 사태가 이렇게 됐어요."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다 '그들' 탓이라고."
"그들이 아직 결정하지 않은 사안이라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들은 현상 유지에만 급급하죠."

그런데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눈치 챘겠지만 이 책은 직장인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인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해 줄 책임자를 찾아 회사와 도시를 헤매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경영우화이다.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오래도록 머리에 담아 그 내용을 되새겨보게 만든다.

평범한 직장인인 주인공은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찾지만, 모두들 '그들'에게 책임을 돌릴 뿐이다. 동료는 팀장을, 팀장은 중역을, 중역은 노조를, 또 재무담당자는 인사담당자를, 인사담당자는 마케팅담당자를, 마케팅담당자는 생산담당자를 '그들'로 부르며 탓할 뿐이다.

주인공은 하루 종일 '그들'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그는 결국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다름 아닌 바로'나'였다. 'WE'를 바닥에 거울을 깔고 비춰보면 'ME'가 된다. 그들 중에는 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조직 안에서 개인의 책임은 실종되기 쉽다. 결론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비즈니스 우화겠지만 여기에는 현실적인 조언이 담겨있다. 조직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막연하게 부담스럽게 생각해온 책임감이야말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최고 덕목이라는 것이다.

2부에서는 이러한 깨달음을 기반으로 어떻게 책임지는 인생을 살 수 있는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내 삶의 키워드' 10가지를 제시하고 실천법을 알려주는데, 그 열가지란 책임감, 비전공유, 결정력, 선택, 자기관리, 집중, 목표설정, 변화, 실행력, 열정이다.

특히 '14가지 책임감 프로젝트'는 책임을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가 ‘책임감(Accountability)’이라는 영어 단어 제시하는 14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4가지 책임감 프로젝트

① 인정 - 상황을 인정하라.
② 용기 - 어려움에 용감하게 맞서라.
③ 대화 - 대화할 때는 긍적적인 말을 하라.
④ 내탓 - 문제도 해답도 나에게 있다.
⑤ 이해 -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이해하라.
⑥ 협상 - 협상으로 윈·윈전략을 찾아라.
⑦ 책임 떠맡기 - 새로운 책임을 기꺼이 떠맡아라.
⑧ 실천 -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서 행동하라.
⑨ 유연한 대처 - 재평가와 재협상에 유연하게 대처하라.
⑩ 긍정적 영향 - 주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협력하라.
⑪ 무기력증 탈피 - 남 탓만 하는 무기력증에서 탈피하라.
⑫ 주도적 태도 - 깊이 생각해 문제해결을 주도하라.
⑬ 자부심 - 자신이 한 일에 자부심을 가져라.
⑭ 성공을 부르는 ‘예스’ 마인드 - 예스라는 말이 당신을 성공으로 인도한다.

주변과 자신의 업무 행동방식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여러 설문과 해설도 눈에 띈다.

이 책의 저자 BJ 갤러거는 '펭귄나라로 간 공작새' 등의 기업우화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그가 책임감을 주제로 책을 쓴다는 것 자체가 미국 기업 내부의 책임전가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조사 결과에서 보듯 미국 직장인들은 한국 직장인들보다 두 배 이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고용 불안정, 강도 높은 업무, 냉정한 실적 평가에 시달리며 살아간다고 한다. 하루하루 시달리고 치이며 살다 보니 우화 속의 '그들'처럼 책임감이나 주인의식이 실종되기도 했겠지만, 이는 사실 우리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우리는 늘 문제와 마주치게 되고, 더 나아가 누군가 책임자를 찾아 문제를 해결해야만 할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생존 경쟁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헤쳐나가다 보면, 어느새 책임감과 열정보다는 책임 회피와 보신주의로 일단 눈앞에 닥친 위기만 넘기고 보자는 안일한 분위기에 젖어들고 만다.

그래서 결국 문제는 문제대로 꼬이고 구성원들은 나날이 무기력해지며 조직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크고 작은 문제가 줄줄이 터지는데도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는 '용기있는 책임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요즘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다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줄 만하다. 

BJ 갤러거, 스티브 벤추라 지음 / 홍대운 옮김 / 랜덤하우스중앙 / 135쪽 / 8,500원

대덕넷 문정선 기자 = jsmoon@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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