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옴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 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을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슬었다고 핍박하는 것 아직 이르다 어느 산기슭엔 샘물이 솟고 들판 가운데 풀잎이 씨를 읽힌다. 절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지레 절망을 노래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꽃잎 하나씩은 지니고 산다. 근심이 비단이 되는 하루, 상처가 보석이 되는 한 해를 노래 할 수 있다면 햇살의 은실 풀어 내 아는 사람들에게 금박 입혀 보내고 싶다. -이기철의 '생의 노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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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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