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준 KAIST 교수, 차세대바이오매스 사업단서 '개량 연구' 매진
초고속 형질분석기술 확보…전세계 관련 연구계도 '주목'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매스 사업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핵심·원천기술 연구를 진행 중인 정기준 KAIST 교수 연구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른쪽 두번째 줄 첫번째가 정기준 교수.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매스 사업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핵심·원천기술 연구를 진행 중인 정기준 KAIST 교수 연구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른쪽 두번째 줄 첫번째가 정기준 교수.
차세대 에너지 및 화학원료로 미세조류가 뜨고 있다. 미세조류를 통해 자동차 등의 연료를 얻고,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전 세계가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미세조류로부터 얼마나 효율적으로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가다. 바이오매스의 경제성과 활성화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에 속하는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준 KAIST 교수가 나섰다. 정 교수의 전공은 항체, 유사항체, 백신 등 인체용 의학 단백질 개량이다. 모두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성분이지만, 의료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치료와 효능을 높이는 변형이 필요하다. 항체를 예로 들면 항원에 보다 쉽게 반응하면서도 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구조를 분석해 변화를 줘야 한다.

정기준 KAIST 교수가 연구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정기준 KAIST 교수가 연구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정기준 교수는 "2012년 차세대바이오매스 사업단에 합류하면서 처음으로 미세조류를 접했다"면서도 "자연상태에서 얻어지는 미세조류로는 사업성이 그리 높지 않다. 결국 미세조류에서 필요한 성분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대사회로 변경이 필요하다. 그 분야에 도움을 주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차세대바이오매스 연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미세조류 발견·대량 배양조건 확립 ▲개량 ▲필요성분 추출 및 활용이다. 현재 자연계에서 미세조류를 찾고 대사회로를 분석해 효율적인 배양조건을 찾는 연구, 미세조류 추출물을 활용하는 연구 등이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결론적으로 세 가지 방면의 다양한 연구결과와 기술들이 융합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중 정 교수가 참여한 분야는 '개량'이다. 대사회로를 변형해 최적의 결과를 얻는 것은 녹녹치 않은 작업이다. 개량법도 많을 뿐더러 무수히 많은 변수를 적용해야 하는 만큼 수천만개의 모델이 존재한다. 이를 하나씩 실험해 분석하고 비교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쉽게 찾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평생동안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정기준 교수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정 교수팀은 FACS(Fluorescence-Activated Cell Sorter)를 이용, 1000만개에 달하는 단백질 돌연변이를 만들어 일정 조건(미세조류의 경우 필요성분 함량이 높은 것)에 반응하는 것들을 초고속으로 선별하는 독보적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를 분석해  최적의 형태로 개량하는 것이다.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적용할 수 있어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지질이 축적된 미세조류. 화살표가 녹색 형광으로 표지된 부분을 나타낸다.(왼쪽) 빨간색은 원래 미세조류가 갖고 있는 엽록소다. 오른쪽은 필요한 지질이 축적되지 않은 미세조류.
지질이 축적된 미세조류. 화살표가 녹색 형광으로 표지된 부분을 나타낸다.(왼쪽) 빨간색은 원래 미세조류가 갖고 있는 엽록소다. 오른쪽은 필요한 지질이 축적되지 않은 미세조류.
정 교수는 "미세조류도 단백질이나 효소 등과 동일한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다만 미세조류의 경우 배양과 형질전환에 시간이 소요된 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며 "무작위적 변이를 통해 실험하는 만큼 당초 예상했던 것 이외의 새로운 기능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미세조류 형질전환 연구는 본격화되지 않았다. 대사회로 연구팀이 아직 효율 극대화를 위한 형질 전환 타깃를 찾는 중이다. 때문에 지금은 효율적인 분석과 선별을 위한 초고속 스크리닝 기술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그 결과가 지난해 논문으로 발표한 'FACS를 활용한 미세조류 지질 함량에 따른 형광색 분류기법'이다. 또 조만간 새로운 논문을 낼 예정이다. FACS를 이용한 단백질과 효소 분류기법 연구는 많았지만, 미세조류에 적용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문에 미국 미세조류 관련 잡지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기준 교수는 "미세조류를 공부해보니 기존 단백질, 효소 연구와 메커니즘이 같았다. 요즘 환경문제 등으로 녹색기술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인류복지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라면서 "많은 연구결과가 쌓이다보면 곧 탄력을 받을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비록 고가의 장비이긴 하지만 FACS를 미세조류에 적용한 것 조차 획기적이란 반응일 만큼 미세조류 연구는 아직 황무지 단계"라며 "그만큼 가능성이 크고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선호한다. 미세조류 개량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팀이 미세조류의 초고속 형질분석, 선별기술 개발에 활용 중인 FACS(Fluorescence-Activated Cell Sorter). 국내에 4~5대 정도만 설치돼 있는 고급 연구장비로, 미세조류에 사용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정 교수팀이 미세조류의 초고속 형질분석, 선별기술 개발에 활용 중인 FACS(Fluorescence-Activated Cell Sorter). 국내에 4~5대 정도만 설치돼 있는 고급 연구장비로, 미세조류에 사용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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