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KINS, 부산신항만에 감시기 4대 설치 운영
트럭 지나가면 자동으로 스캔…방사성 물질 국내 유입 철통감시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30톤 화물 트럭(위), 게이트에 설치된 검출기(아래).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30톤 화물 트럭(위), 게이트에 설치된 검출기(아래).

지난 5일 오후 2시 부산신항만 4번 부두 9번 터미널게이트. 컨테이너 트럭이 지나가자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빨간색 방사선 감시기 조명등이 켜지면서 "방사선이 감지됐습니다. 2차 검색에 들어갑니다"라는 안내가 들리고, 운전자와 화물에 대한 검색이 진행됐다. 휴대용 핵종분석기로 화물을 면밀히 검색한 결과, 인공방사성동위원소가 기준치 이상 측정됐다. 규정에 따라 화물은 격리 조치됐다.

실제 일어난 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신항만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방사선 감시기 설치로 입항 화물에 대한 방사선 감시 체계가 더욱 견고해진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와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원장 김무환)는 방사성 물질의 국내 유입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환경보호와 국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국 주요 항만에 '공항만 감시기'를 설치하고 있다.

이날 부산신항만에서는 감시기의 성능 검사와 절차, 메뉴얼 등을 실제 상황에 맞춰 살펴보기 위한 현장점검이 실시됐다.

4번 부두에 설치된 방사선 감시기는 총 4대. 국내로 수입되는 화물에 대해 인공·천연 방사선 물질의 함유 여부와 철강 제품의 방사선 오염 여부를 감시하게 된다.

화물 트럭이 게이트에 설치된 방사선 감시기 사이를 지나가면 방사선 검출기가 작동, 스캔을 통해 화물 내 방사선 함유 여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제일 먼저 감시기 앞 쪽에 위치한 차량번호인식기가 화물 트럭의 번호를 인식한다. 이후 양쪽에 설치된 검출기 패널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방사능 측정센서이다. 패널 하단에 설치된 차량감지와 스피드센서가 함께 작동하며 방사선 검출 여부를 확인한다.

방사선이 감지될 경우, 종류에 따라 경보등이 표시된다.
방사선이 감지될 경우, 종류에 따라 경보등이 표시된다.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에 경보 알람이 울린다. 화물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의 수준에 따라 녹색-황색-적색 순으로 표시가 된다.

인공 방사성 물질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방사성 물질을 말한다. 코발트 60, 세슘 137 등이 해당된다. 천연 방사성물질은 자연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로 대리석, 소금, 모직, 타이어, 칠보보석, 치과용 세라믹 제품 등에 포함될 수 있다.

검출기 패널 내에는 플라스틱 유기섬광체가 들어있다. 공항만 방사선 감시기 설치 및 운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홍석 방사선비상대책실장은 "플라스틱 유기섬광체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면서 대용량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방사선능에 빠르게 반응한다"며 "그러나 플라스틱 한계로 핵종 판별이 불가능해 1차 검색 후 2차 검색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차 검색을 진행하고 있는 현장 보안담당자.
2차 검색을 진행하고 있는 현장 보안담당자.

방사선이 감지되면 더 이상 운행은 불가하다. 2차 검색은 현장 보안담당자가 휴대용 핵종분석기를 이용해 핵종을 판별하게 된다. 이후 화물의 종류와 핵종을 근거로 통과, 반송, 격리 등의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다. 만약 화물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될 경우 KINS에서 현장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하게 된다. 

김 실장은 "2014년에만 20개 감시기를 항만에 설치할 계획이다. 총 7개항이 후보지로 예상되고 있다"며 "계속해서 기술개발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예정이다. 1차 검색의 인공핵종 판별 기능과 신뢰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와 KINS는 감시기 설치를 통해 방사선 물질의 유입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일본 방사능 누출과 관련해 국민들의 환경오염 및 안전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만큼 항만을 통한 방사선 관련 물질의 유입여부를 적극 감시해 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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