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대전시 "사이언스센터 설립계획으로 신경 못쓴다"
현장에선 "하루빨리 과학기술인 복지컴플렉스로 건설돼야"

공동관리아파트는 2012년 6월 전원 퇴거가 완료된 상태지만 소유 출연연, 주무부처, 지자체 등 서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면서 재개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공동관리아파트는 2012년 6월 전원 퇴거가 완료된 상태지만 소유 출연연, 주무부처, 지자체 등 서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면서 재개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사실상 아무것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IBS가 들어서는 사이언스센터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공동관리 아파트 재개발은 손을 댈 여력이 안된다."(미래부 담당 사무관)

"미래부에 공동관리아파트 개발과 관련해 기본 자료를 올해 3월에 전달했다. 미래부에서 사업성을 검토해 진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안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다."(대전시 담당 주무관)

대덕연구단지의 상징적인 금싸라기 땅인 공동관리아파트 재개발이 사실상 논의조차 되지 않고 제자리 걸음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관리아파트는 1979년 유치과학자들을 위해 대덕대로변에 지어진 주거시설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7개 출연연이 공동소유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4월 대통령 업무보고 중 '과학기술정책 5개년 로드맵'을 통해 과학기술인 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과학기술인 복지컴플렉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대덕연구단지 내 공동관리아파트 부지의 활용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상목 미래부 제1차관도 지난해 3월 열린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 참석해 "엑스포부지를 창조경제 허브로 IBS와 창업단지, 연구자와 대전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 복지시설도 넣을 것이다. 또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도 7개 출연연과 논의해 복지컴플렉스 건립 등 복지시설로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공동관리아파트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재 공동관리아파트는 2012년 6월 말 거주자 전원의 퇴거가 완료된 상태다. 인근 거주 주민들은 흉물처럼 방치된 공동관리아파트도 문제지만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조속히 개발 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설이 낡고 노후함에 따라 소유 출연연과 대전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는 당초 결정된 일괄매각 대신 공동관리아파트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재개발과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나 여전히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대전시 측은 공동관리아파트가 도룡동 재정비 촉진지구에 포함된 부분으로 지구단위 계획에 따라 용적률 180%, 건폐율 25%, 층수 12층으로 제한되는 기준에 맞춰 개발 초안을 작성해 미래부에 제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7개 출연연에서 제시한 20층의 주상복합 건물은 용적률 등의 문제로 사실상 어렵다. 용적률을 높여야 층수를 풀 수 있는데 바로 뒤에 있는 현대아파트가 12층이고 지역민 중 조망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계획변경은 어려워 당초 계획에 따른 설명안을 지난 3월 미래부에 전달했다"면서 "설명안이 A4 한 장으로 구체적인지는 않지만 그 자료를 참고해 미래부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미래부 관계자는 "대전시로부터 자료를 따로 받지는 않았다. 현재 7개 출연연도 서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출연연의 의견을 일부 들었다. 다음주 월요일 대전시와 사이언스센터 건립을 논의할 예정인데 그 때 공동관리 아파트 부분도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2012년부터 활용방안을 논의하면서 출연연 간에는 어느 정도 의견을 조율했다.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 당초 출연연에서 보유하던 지분만큼 받기로 합의를 하고 대전시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대전시와 미래부에서 협의해 진행 할 것"이라면서 조속히 진행되기를 기대했다. 

그런 가운데 대덕의 과학자들은 공동관리아파트가 과학기술인을 위한 복지시설로 조속히 건립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동관리아파트 건립 초기 입주했던 한 과학자는 "공동관리아파트는 대덕연구단지의 상징이다. 당시 해외 유치과학자들이 국가발전을 위해 더 나은 연구환경을 뒤로하고 조국을 선택했다. 의미가 남다른 곳인만큼 과학기술인을 위한 복지컴플렉스로 하루빨리 건립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과학기술인은 "공동관리아파트는 대덕연구단지의 관문이다. 따라서 상업적으로 재개발 돼 이용되기보다는 과학기술인을 위한 시설로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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