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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성장하는 科技ODA 필수 조건? "'기술인력'이죠"

조황희 IICC센터장 "개도국 지원, 국가 장기계획 수립 가능 '인력'키워야"
한국형 기술혁신모델, 에티오피아 시작으로 점점 확대

"기존 개도국지원사업은 도로나 항만 등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도 좋다. 하지만 개도국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성장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인력 양성을 돕고, 그들이 국가 장기플랜과 개념을 세울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

우리나라는 50여년의 짧은 시간동안 압축성장에 성공했다. '어떤 정책과 기술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처럼 우리의 발전경험을 묻는 개도국의 질문이 STEPI로 끊임없이 쏟아진지 10여년이다. 이 같은 궁금증을 체계적으로 해결해주기 위해 올해 초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가 '국제기술혁신협력센터(이하 IICC, 센터장 조황희)'를 출범시켰다. IICC는 STEPI의 개도국 협력 창구로써 우리나라 기술혁신 모델을 토대로 개도국 발전촉진 기술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IICC의 센터장으로는 조황희 박사가 선임됐다. 조 박사는 산업공학석사 후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우주공학연구실에서 우주기술관련 연구를 했으며, STEPI에서 우주정책과 연구관리, 기술경영 등을 연구해왔다.

우주분야전문가가 IICC수장이 된 점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우주개발은 ODA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중국의 경우 ODA 일환으로 볼리비아에 우주기술을 지원해 인공위성을 발사하도록 돕고 있으며, 일본도 위성을 통해 아시아 전 지역 대상 재난 안정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IICC가 최근 가장 많이 오고가는 에티오피아도 위성 활용에 관심이 있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고도가 높아 하늘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천문학적, 지구과학, 우주과학 등 자국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조 센터장의 연구지식이 향후 에티오피아 우주개발에도 상당부분 도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장이 되자마자 에티오피아를 오고가며 개도국 과학기술 정책을 지원하느라 바쁜 그를 만나봤다.

◆ STEPI-에티오피아 MOU, 시급한 의제 추진 

우리나라뿐 아니라 개도국 원조에 많은 선진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범람, 원조폭탄 논란 등이 일어나면서 개도국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개도국 현지를 이해하지 못한 무조건 짓고 만들고 보는 정책,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식의 직접원조들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많은 개도국들이 원하는 것은 효과성과 지속성이 유지되는 기술협력이다. 이에 IICC는 개도국이 기술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 인프라와 제도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컨설팅을 통해 인프라 효과와 선봉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IICC는 지난 2월 에티오피아 과기부와 MOU를 체결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것이 지난 2월 IICC와 에티오피아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혁신 개발협력 MOU'다.  MOU를 통해 에티오피아 정부는 최근 IICC에 협력안을 보내왔다. 협력안에서 제일 주목할 내용은 '한-에티오피아 조인트 벤처 설립'이다.

조 센터장은 "시급한 의제를 먼저 골라 추진할 계획"이라며 "에티오피아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벤처를 설립, 비지니스를 할 수 있길 원한다. 먼저 6월 국내 기업들을 선정해 에티오피아를 방문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가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그는 "에티오피아는 생필품 공급물량이 부족해 유럽에서 수입을 하지만 이제는 자국에서 만들고 싶어 한다"며 "건축자재나 농업기초 원자재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에서 많이 생산되는 콩이나 참깨 등을 가공해 식품 산업을 일으키는 것도 그들의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발벗고 투자에 나설 한국기업을 찾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이 자본이 부족해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 진출하는 것에 부담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이 두려움 없이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기업인과 산업부 등 많은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다마과학기술대학(Adama University)을 한국의 KAIST처럼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할 계획이다. 이는 이장규 아다마총장의 목표이기도 하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아다마대학은 과학기술특화대학이지만 에티오피아 교육부 산하에 있어 과학기술인재를 키우기 위한 전폭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KAIST도 교육부 소관이었다면 지금의 위상을 갖기 어렵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면서 "한국식으로 아다마대학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한국의 KAIST처럼 만들기 위한 방안을 함께 협력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중요한 것은 '인재' 개도국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조 센터장은 "기존 개도국 지원사업은 인프라나 항만건설 등이 주를 이뤘으나 개도국이 스스로 발전하려면 역량을 키워야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술인력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인력이 자국을 위해 스스로 국가장기플렌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에 IICC는 기술인력양성을 지원하고 성장시켜 이들과 함께 마스터플렌부터 계획해 실행, 실증, 피드백을 함께 협력할 계획이다.

인력의 중요성은 에티오피아도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영락 에티오피아 과학기술부 장관자문관(전 공공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지난해 에티오피아의 과학기술부장관과 한국에 방문했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에티오피아 인적자원을 키우면 과학기술 모니터링 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장관은 이 내용을 담아 귀국보고서를 작성해 총리에게 제출했다. 그 결과 에티오피아정부는 기술경영정책대학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조 센터장은 "대학원에서 아프리카 공무원들이 대학원 석사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에티오피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 공무원의 성장 강화 교육사업을 하는데 우리도 일부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가간 역량 차이가 심하면 우리만 잘 살 수 있는게 아니라 다 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개도국 지원은 꼭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개도국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합법적인 절차를 따지다보니 공산주의 체제인 중국에게 뒤쳐지기도 한다. 국제사회는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가능한 범위 안에서 개도국 지원 절차를 간소화 시킬 필요도 있다"고 요청했다.

IICC는 현재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개도국지원을 펼치고 있지만 향후 더 많은 개도국과 함께 과학기술정책을 세울 계획이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의욕이 넘친다"면서 "개도국 사업은 속도가 느려 압축성장이 어렵지만 그들의 강한 열망을 통해 좋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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