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천주욱 '천주욱의 창의력연구소' 소장

최근 여러 곳에서 북한 무인항공기가 발견되었다. 정말이지 큰 문제다. 국가 안위가 걸린 사안이다. 그런데 나는 무인항공기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 말인즉슨, 12년 전인 2002년 7월 내 개인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첨단무인항공기 아이디어를 올린 일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그때 내가 제시했던 국가 차원의 무인비행체 프로젝트를 추진했더라면 아마 지금쯤 우리 나라는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나로써는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래는 그때 적은 글이다. 그리고 참고자료에 있는 '대통령의 일요일: 대형 위그선개발 프로젝트'도 이번 무인항공기 이상으로 한 번 검토해볼만한 심각한(?) 프로젝트인 것 같다.

◆2002년 7월 27일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

미군은 작년말 아프칸전쟁에서 첨단 디지털군사장비인 무인비행체(MAV : Micro Air Vehicle)와 무인정찰기(Predator)를 사용하면서 전쟁개념을 확 바꿔버렸다. 즉, 미군은 상공에 띄워놓은 무인비행체와 무인정찰기를 통해서 24시간 아프칸 군사시설과 병력배치 등을 현미경 보듯이 철저히 파악했다.

그리고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지중해와 인도양 항공모함 함재기의 대규모 공습과 미사일 공격으로 전쟁 초기에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한 후 2000명 내외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상군 투입 후에도 미군은 이런 첨단장비를 이용해서 아프칸군 동향을 철저히 파악하면서 작전을 전개했다. 이처럼 이제는 전쟁도 디지털장비 경쟁의 시대다. 이제 군인 숫자는 의미 없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공상소설 같은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즉, 국가 차원의 기술벤처프로젝트로서 다음과 같은 첨단 무인비행체를 하나 개발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아마 국가 차원의 이런 기술벤처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여러 종류의 디지털기술을 개발하는 기술벤처사업이 활기를 띄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를 계기로 우리 나라도 미국이나 이스라엘 못잖은 디지털 군사기술강국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를 가진 우리 나라가 중국과 일본 틈바구니에서 국가 생존을 위해서라도 일단은 이런 최첨단 디지털군사기술이라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 내가 생각하는 첨단 무인비행체를 KAD(Korean Artificial Dragonfly : 인조잠자리)라고 부르면서 무더운 한여름 밤의 공상을 하나 전개 해 보자. 
 
KAD는 무게 2kg 길이 30cm 정도 밖에 안 되는 잠자리 모양의 무인비행체다. KAD에는 야간에도 자동차나 사람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초소형 최첨단 위치추적장치, 열추적장치, 진동(움직임)추적장치, 물체인식장치 및 위성통신 레이더와 카메라가 탑재 되어 있다. 1000미터 상공을 비행하면서 목표지역 내 병력, 미사일, 탱크, 병참기지 등의 배치와 그 이동상황에 대한 천연색 동영상정보를 보내온다.

 KAD 동영상정보는 일선 단위부대 지휘관이 무선PDA나 무선노트북PC로 직접 수신하여 작전에 이용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육군사단사령부, 공군비행단, 항공모함 및 통합사령부에서도 이 동영상정보를 바탕으로 종합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작전지휘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지금 설명한 정도의 기능을 가진 KAD 10대 정도를 365일 24시간 띄워서 북한 전역을 커버한다면 북한의 무모한 도발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밤은 너무 덥다. 습기도 대단하다. 너무 더운 나머지 현재 우리 나라 기술 수준으로는 도저히 말도 안 되는 공상소설을 하나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벌써 1990년대 후반부터 KAD와 같은 개념의 초소형 무인 비행체(MAV)와 무인정찰기(Predator)를 실전 배치하기 시작하여 지난 아프칸전쟁에서 그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MAV와 프레더터는 대 당 2500~3500만 달러다. 엄청난 돈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이런 최첨단 무인비행체를 우리 자체적으로 한 번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만일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관련기술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국가 차원의 기술개발은 뚜렷한 목표와 강한 의지와 그런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면,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그랬다.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소련에 뒤진 인공위성 기술을 개발하자는 뚜렷한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여 강력한 의지를 갖고 그런 분위기를 만든 결과, 미국의 위성기술을 크게 발전시켜 결국 소련을 추월했다. 우리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기업과 국가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모든 자원과 기술, 벤처정신과 인재를 총동원한다면 KAD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지금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까이 가 있는 우리 나라의 IT기술, 디지털기술, 벤처정신, 인재, 방위산업체 및 기술벤처기업 등 대한민국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위에서 언급한 KAD 같은 세계적인 최첨단 디지털 비행체를 개발하는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망해가는 여러 부실기업에 몇 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이런 전망 있는 분야에 우리 국민들의 알토란 같은 세금을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만일 이런 종류의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최첨단 초소형 위치추적장치, 열추적장치, 위성통신장치, 물체인식장치, 진동추적장치는 물론이고, 동영상기술, 무선인터넷기술, 레이더기술 및 장시간 사용 가능한 고체연료(48시간 비행을 위한 연료) 등 세계적인 기술들이 우리 젊은이들이나 우리 방위산업체, 우리 벤처기업에서 개발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가 없다 보니 참신하고도 우수한 두뇌를 가진 우리 젊은이들이 어쭙잖은 벤처사업에 매달려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지막으로, 이제 우리 나라는 몇 년 내 중국이라는 세계적인 생산공장에 거의 모든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 뻔하다. 그래서 이런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의도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국가적인 대프로젝트 몇 개에 조단위의 자금을 투입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이공계 출신들이 각광을 받게 되고, 기술 우위국가가 되고,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독자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무더운 여름 밤 이런 말도 안 되는 공상을 해 본다. 아, 정말 덥다.

참고 : '대통령의 일요일: 대형 위그선개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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