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맞아 '간송문화전' 등 특별전 개최···연계 상품도 좋아

DDP의 야경.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DDP의 야경.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동대문역사역사문화공원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는 길. 우주비행체 같은 특이한 모양의 건물이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다. DDP(동대문디지털플라자)를 처음 본 순간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3차원 비정형 구조물이다. 3월말 개관한 이래,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았다. 그리고 요상스러운 이 건물에서 길을 찾아 헤맸다. 거대한 나선 통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점, 한양 도성 성곽터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아쉬움과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DP는 여전히 매력적인 장소다.   

개관을 맞아 DDP에서는 전시회가 한창이다. 그중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간송문화전이다. 일제 강점기 수난의 역사속에서 우리나라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전 재산을 바친 분이 있다. 간송 전형필 얘기다. 간송의 삶을 조명하고, 그가 사력을 다해 지킨 문화유산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가 DDP 배움터 2층에서 열리고 있다.

간송의 우리 문화재 사랑은 대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최고 갑부 집에서 태어났지만, 호의호식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도굴꾼들에 의해 우리 문화재가 싼 값에 유출되고 있었다. 그는 우리 문화재라면 돈을 가리지 않고 사들였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국보급 문화재의 해외반출을 막을 수 있었다. 명확한 책임의식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영국의 수집가 '존 개스비'의 소장품을 받기 위해 기와집 400채의 값을 지불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번 '간송문화전'에서는 국보급 문화재들을 대거 관람할 수 있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국보 72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등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한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 중 백미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이다. 한글의 창제이념과 구성원리가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중국 화풍을 과감히 버린 겸재 정선이 그린 '금강내산'의 아름다운 곡선에 매료된다. 그는 조국 산천을 보고 다니면서 '진경산수화'를 창시하고 문화적 주체성을 확립했다. 단원 김홍도, 풍속화 대가 혜원 신윤복의 그림도 일품이다. 석봉 한호, 추사 김정희의 글씨등도 조선시대 문화의 힘과 멋을 보여준다.

이번 간송문화전은 1부(3월 21일 ~ 9월 28일까지)와 2부(7월 2일 ~ 9월 28일)로 나누어 진행된다. 문의는 02-2153-0000.

이 밖에도 ▲자하 하디드 360도 ▲엔조 마리 디자인 ▲스포츠 디자인 ▲올름조형대학전 등을 DDP에서 관람할 수 있다. 위 4개 전시회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연계상품으로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다.

간송문화전 입구. 안내에 따라 관람 동선을 이동하면 된다.
간송문화전 입구. 안내에 따라 관람 동선을 이동하면 된다.

현재 유일하게 관람할 수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나머지 1권은 상주에 있다고 추정된다. <사진=DDP 제공>
현재 유일하게 관람할 수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나머지 1권은 상주에 있다고 추정된다. <사진=DDP 제공>

 

'고려비색 천하제일'이라는 표현답게 일품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사진=DDP 제공>
'고려비색 천하제일'이라는 표현답게 일품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사진=DDP 제공>

 

혜원 신윤복이 그린 '단오풍정'. <사진=DDP 제공>
혜원 신윤복이 그린 '단오풍정'. <사진=DDP 제공>

추사 김정희의 예서대련. <사진=DDP 제공>
추사 김정희의 예서대련. <사진=DDP 제공>

청자기린형향로. <사진=DDP 제공>
청자기린형향로. <사진=DDP 제공>

엔조마리 디자인전.
엔조마리 디자인전.

자하 하디드 전. 화려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하 하디드 전. 화려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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