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그륀버그 과학영재에 '끈기·인내·집중' 조언

2007년 노벨물리상 수상자인 피터 그륀버그가 과학영재들을 위해 13일 KAIST 강단에 섰다.
2007년 노벨물리상 수상자인 피터 그륀버그가 과학영재들을 위해 13일 KAIST 강단에 섰다.

"자신의 재능과 관심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아는 것이 첫번째다."

13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강성모)에서 열린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하는 즐거운 이동과학교실' 행사에서 200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피터 그륀버그(Peter Gruenberg) 교수가 '과학자가 되기 위한 첫번째 자질이 무언인가요?'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피터 그륀버그 교수는 '노래하는 막대의 노래와 반향'이란 주제로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지식나눔 행사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그륀버그 교수가 강단에 나타나자 카이스트 대강당을 가득 메운 800여 명의 과학영재들은 열렬한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그륀버그 교수는 고령에 몸이 불편했지만 과학 꿈나무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열정을 보였다. 이는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그륀버그 교수는 최근 연구중인 '노래하는 막대(Singing Rod)'현상을 통해 '훅의 법칙', '공명의 원리' 등 물리학 이론을 설명했다. '노래하는 막대' 현상은 나무, 알루미늄, 유리막대 등을 문지르면 물질의 성질에 따라 주파수(음파)가 달라지는 현상이다.

몇몇 학생들을 강단에 올라와 직접 실험해 봄으로써 음파의 성질을 체험하기도 했다. 주정하 세종국제고등학교 학생은 "머리로는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소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연 후, 학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며 노벨물리학자에게 궁금증을 토했다. '노래막대가 어디에 응용될 수 있는지','실생활과 접목하기 어려운 양자역학을 어떻게 쉽게 이해했는지', '어떤 이론으로 노벨상을 탔는지' 등 진지한 질문도 이어지기도 했고 한 학생은 '모든 막대를 문질러 소리를 낼 수 있다면, 팔을 문지를 때는 왜 소리가 안나는가?'라는 엉뚱한 질문으로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륀버그 교수는 과학영재들의 호기심에 놀라기도 하며 "어떤 일이든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집중하다 보면 인생에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피터 그륀버그 교수와 함께 '노래하는 막대'를 직접 체험중인 학생들.
피터 그륀버그 교수와 함께 '노래하는 막대'를 직접 체험중인 학생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피터 그륀버그 교수에게 질문하는 과학영재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피터 그륀버그 교수에게 질문하는 과학영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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