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UST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6월에 접어들면서 계절은 완연한 여름으로 바뀌었다. 수목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어 6월과 함께 시작된 여름의 멋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노루오줌/ Pentax K-3, 100 mm macro, 1/400 s, F/3.5, ISO 100.
6월에 접어들면서 계절은 완연한 여름으로 바뀌었다. 수목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어 6월과 함께 시작된 여름의 멋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노루오줌/ Pentax K-3, 100 mm macro, 1/400 s, F/3.5, ISO 100.

6월에 접어들면서 계절은 완연한 여름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지방 선거와 현충일이 연결된 휴일이 있어 여름의 시작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숨 고르기가 가능하였을 것 같다.

하지만 연휴 동안 나는 어린 두 외손녀와 함께 뜨거운 여름을 시작하였다. 서울에서 큰 딸과 함께 온 30개월짜리 외손녀와 우리가 키우고 있는 둘째 딸의 28개월 된 외손녀가 어울리면서 집안은 아이들의 놀이방이 되었다. 고만 고만한 두 녀석들이 떠들고 티격태격 싸우며 우는 소리가 가득해 집안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두 아이들을 데리고 세종시에 있는 모 수목원에 다녀오기로 하였다. 그곳에는 나무와 꽃뿐만 아니라 반달곰과 사슴 그리고 공작새 등이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둘째 외손녀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다행히 바로 찾을 수 있었지만 가슴 철렁한 경험이었다. 아이를 찾은 순간 안도와 감사함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Pentax K-3, 100 mm macro, 1/3200 s, F/3.5, ISO 100.
갑자기 둘째 외손녀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다행히 바로 찾을 수 있었지만 가슴 철렁한 경험이었다. 아이를 찾은 순간 안도와 감사함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Pentax K-3, 100 mm macro, 1/3200 s, F/3.5, ISO 100.

수목원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은 계단이 높은 2층에 있어서 유모차를 입구에 놓아두고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먹여야 할 지 계산대 위에 붙어 있는 메뉴판을 보면서 우리는 한참 고민한 후에 주문을 하려는데 갑자기 둘째 외손녀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구역을 나누어 여기 저기 찾아 보았지만 식당안과 밖의 테이블 주변에서는 아이의 흔적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보통 때 집안에서도 할머니가 보이지 않으면 할머니를 찾으며 울기도 하는 아이여서 낯선 곳에서 할머니가 보이지 않으면 울고 불고 난리가 났어야 하는데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우리 모두는 혹시 누가 데려간 게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마저 들어 가슴이 타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2층 식당안과 밖을 샅샅이 찾아 보았으나 아이를 찾을 수가 없어 나는 유모차를 놓고 올라온 아래층 입구로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 계단이 많고 높은 편이어서 아직 어린 아이가 혼자서 그 곳으로 내려갔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제 그곳 밖에는 찾아 볼 곳이 없었기에 내려가 보기로 한 것 이었다. 그리고 만일 그 곳에도 없다면 방송을 부탁할 생각이었다. 계단을 정신 없이 내려가 입구에 도착하니 아이가 안내하는 언니의 손을 잡고 그 곳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아이는 울지도 않고 비교적 태연하게 거기에 서 있었다. 어찌나 반갑고 안도와 감사함이 넘쳤던지 모른다.

많은 꽃 중에서 유난히 크고 탐스럽게 피어 있는 아이리스가 눈에 들어왔다.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앞서 간 후 잠시 아이리스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멈추어 섰다. 아내의 눈치를 보며 찍는 사진인지라 손각대(카메라를 손으로 그냥 들고 찍는 것을 말함)에 의지해 빠르게 몇 장을 찍고는 부리나케 가족들 행렬에 합류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찍은 아이리스 사진 한 장이 유럽의 인터넷 사진 사이트의 대문사진으로 선정되었다. 아이리스/ Pentax K-3, 100 mm macro, 1/1250 s, F/3.5, ISO 100.
많은 꽃 중에서 유난히 크고 탐스럽게 피어 있는 아이리스가 눈에 들어왔다.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앞서 간 후 잠시 아이리스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멈추어 섰다. 아내의 눈치를 보며 찍는 사진인지라 손각대(카메라를 손으로 그냥 들고 찍는 것을 말함)에 의지해 빠르게 몇 장을 찍고는 부리나케 가족들 행렬에 합류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찍은 아이리스 사진 한 장이 유럽의 인터넷 사진 사이트의 대문사진으로 선정되었다. 아이리스/ Pentax K-3, 100 mm macro, 1/1250 s, F/3.5, ISO 100.

아이를 데려오면서 왜 거기로 나갔느냐고 물으니 할머니가 안보여 할머니를 찾으려고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내려갔다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모두 정신이 반쯤은 나갔었지만 정작 아이는 다행히도 충격을 받거나 놀라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식사를 주문하고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맛있게 점심을 먹고 즐겁게 뛰어 놀아 무척 다행이었다.

수목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어 6월과 함께 시작된 여름의 멋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꽃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기 힘든 유혹이었지만 가족과의 동행인지라 카메라는 주로 외손녀들을 담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시작부터 사고를 친 아이가 있는 지라 아이들을 챙기는 일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리스는 그리스어로 ‘무지개(rainbow)’를 뜻한다고 한다. 꽃 이름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신인 ‘아이리스’로부터 왔는데 아이리스 여신은 메신저였다. 아이리스는 하늘로부터 소식을 받아 둥근 무지개를 통해 땅에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리스꽃은 아이디어와 소식의 상징이다. 아이리스/ Pentax K-3, 100 mm macro, 1/2500 s, F/3.5, ISO 100.
아이리스는 그리스어로 ‘무지개(rainbow)’를 뜻한다고 한다. 꽃 이름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신인 ‘아이리스’로부터 왔는데 아이리스 여신은 메신저였다. 아이리스는 하늘로부터 소식을 받아 둥근 무지개를 통해 땅에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리스꽃은 아이디어와 소식의 상징이다. 아이리스/ Pentax K-3, 100 mm macro, 1/2500 s, F/3.5, ISO 100.

동물들을 보고 조금 쉰 후 식물원을 둘러보았다. 많은 꽃 중에서 유난히 크고 탐스럽게 피어 있는 아이리스가 눈에 들어왔다.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는 아내와 아이들이 앞서 간 후 잠시 아이리스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멈추어 섰다. 보통 꽃 사진을 찍을 때엔 흔들리지 않기 위해 삼각대를 사용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지만 아내의 눈치를 보며 찍는 사진인지라 손각대(카메라를 손으로 그냥 들고 찍는 것을 말함)에 의지해 빠르게 몇 장을 찍고는 부리나케 가족들 행렬에 합류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찍은 아이리스 사진 한 장이 유럽의 인터넷 사진 사이트의 대문사진으로 선정되어 며칠 동안 헤드라인 사진으로 게시되는 즐거움을 주었다. 

아이리스는 그리스어로 ‘무지개(rainbow)’를 뜻한다고 한다. 꽃 이름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신인 ‘아이리스’로부터 왔는데 아이리스 여신은 메신저였다. 아이리스는 하늘로부터 소식을 받아 둥근 무지개를 통해 땅에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리스꽃은 아이디어와 소식의 상징이다. 그리스 남성들은 여자들의 영혼을 천국으로 데려가는 임무를 맡은 아이리스 신에게 헌화함으로써 사랑하는 여인이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사랑하는 여인의 무덤에 아이리스를 심는다고 한다.

나의 여름은 이렇게 외손녀들과 함께 뜨겁게 시작되었다. 비록 시작부터 가슴 철렁한 사건이 있었지만 든든한 울타리인 가족과 그 울타리에 핀 덩굴장미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넝쿨장미/ Pentax K-3, 100 mm macro, 1/60 s, F/3.5, ISO 100.
나의 여름은 이렇게 외손녀들과 함께 뜨겁게 시작되었다. 비록 시작부터 가슴 철렁한 사건이 있었지만 든든한 울타리인 가족과 그 울타리에 핀 덩굴장미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넝쿨장미/ Pentax K-3, 100 mm macro, 1/60 s, F/3.5, ISO 100.

나의 여름은 이렇게 외손녀들과 함께 뜨겁게 시작되었다. 비록 시작부터 가슴 철렁한 사건이 있었지만 든든한 울타리인 가족과 그 울타리에 핀 덩굴장미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될 수는 없을지언정 그런 마음 가짐이라도 가져보는 이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6월엔 내가 / 이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될 수는 없을지언정 그런 마음 가짐이라도 가져보는 이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 Pentax K-3, 100 mm macro, 1/320 s, F/3.5, ISO 100.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될 수는 없을지언정 그런 마음 가짐이라도 가져보는 이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 Pentax K-3, 100 mm macro, 1/320 s, F/3.5,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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