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UST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여름이 되면 이 여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꽃들이 있다. 꽃양귀비/ Pentax K-3, 100 mm macro, 1/1000 s, F/3.5, ISO 100
여름이 되면 이 여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꽃들이 있다. 꽃양귀비/ Pentax K-3, 100 mm macro, 1/1000 s, F/3.5, ISO 100

이제 6월도 막바지에 와 있다. 곧 장마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얼마 전 하지(夏至)도 지나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때이기도 하다. 올해 대전지방의 하지 날 일출 시각은 오전 5시 13분이었고 일몰 시각은 7시 51분으로 해가 떠 있는 시간이 14시간 38분이었다. 우리나라는 하지에 특별한 일을 하는 전통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어릴 때에는 ‘하지 감자’라는 말이 있어 이 시기에 감자를 수확하여 쪄 먹던 기억이 있다. 우연히 1936년도 하지에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가 눈에 띠어 옮겨본다.

 

오늘이 夏至(하지) 炎帝(염제)날 好雨來(호우래)

동아일보 1936년 6월 21일 

 

오늘이 벌서 하지다. 농사의 한고비인 이 하지까지 이땅에 단비가 오지 안흘까하고 백성들은 눈쌀를 찌푸리엇으나 기다리는 비는 이미 내리기 시작하엿으므로 이백성들은 이 하지를 반갑게 맞이할수 잇을것이다.

 

하지란 염제(炎帝)가 이땅에 군임(君臨)한다는 날이니 이날를 고비로 염제의 폭위로 말미암아 땀방울를 흘리지 안흘수없게된다.

 

하지의 시작은 오후十一(십일)시 二十二(이십이)분. 이날부터 해는 차차 짧어가고 이날의 일출시각은 오전五(오)시十二(십이)분, 일몰시각은 오후 七(칠)시 五十(오십)분이다.

 

수목원에는 꽃양귀비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꽃양귀비/ Pentax K-3, 100 mm macro, 1/640 s, F/3.5, ISO 100
수목원에는 꽃양귀비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꽃양귀비/ Pentax K-3, 100 mm macro, 1/640 s, F/3.5, ISO 100

기후가 많이 변하였다고는 하나 하지가 되면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인 것은 78년 전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더욱이 일출과 일몰 시각은 변함이 없지만, 오늘날의 맞춤법과 크게 다른 것을 보면 사람들의 삶과 생각은 크게 바뀌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름이 되면 이 여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꽃들이 있다. 수목원에는 꽃양귀비가 아름답고, 연못에는 수련이 피어난다. 들판에는 노란 금계국과 개망초가 어울려 멋진 꽃밭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이러한 꽃들은 언제나 내 사진의 좋은 피사체가 되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연못에는 수련이 피어난다. 수련/ Pentax K-3, 160 mm with 70-200 mm macro, 1/2500 s, F/3.5, ISO 100
연못에는 수련이 피어난다. 수련/ Pentax K-3, 160 mm with 70-200 mm macro, 1/2500 s, F/3.5, ISO 100

이 시기에 내 사진의 좋은 모델이 되어주는 꽃 중에는 루드베키아가 있다. 북미가 원산지인 이 꽃은 꽃 송이가 큼직하고 이 즈음에 자라나는 다른 풀들보다 키도 커서 사진을 찍기에는 안성 맞춤이다. 우리 이름은 원추천인국 혹은 검은천인국 등으로 불리지만 학명인 루드베키아가 보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원 고향인 미국에서는 ‘콘플라워(coneflower)’ 혹은 ‘검은 눈의 수잔(Black eyed Susan)’ 등으로 불린다. 

 

이 시기에 내 사진의 좋은 모델이 되어주는 꽃 중에는 루드베키아가 있다. 북미가 원산지인 이 꽃은 꽃 송이가 큼직하고 이 지음에 자라나는 다른 풀들 보다 키도 커서 사진을 찍기에는 안성 맞춤이다. 원 고향인 미국에서는 '콘플라워(coneflower)' 혹은 '검은 눈의 수잔(Black eyed Susan)' 등으로 불린다. 루드베키아/ Pentax K-3, 100 mm macro, 1/200 s, F/3.5, ISO 100
이 시기에 내 사진의 좋은 모델이 되어주는 꽃 중에는 루드베키아가 있다. 북미가 원산지인 이 꽃은 꽃 송이가 큼직하고 이 지음에 자라나는 다른 풀들 보다 키도 커서 사진을 찍기에는 안성 맞춤이다. 원 고향인 미국에서는 '콘플라워(coneflower)' 혹은 '검은 눈의 수잔(Black eyed Susan)' 등으로 불린다. 루드베키아/ Pentax K-3, 100 mm macro, 1/200 s, F/3.5, ISO 100

그런데 ‘검은 눈의 수잔’이라는 이름은 1720년에 영국의 작가인 존 게이(John Gay)가 발표한 Black-eyed Susan 이라는 이름의 젊은 여인에 관한 사랑의 시로부터 유래하였다. ‘검은 눈의 수잔’이라는 여인이 그녀의 연인인 스위트 윌리암(Sweet William)을 찾으러 전쟁에 나가기 위해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에 올랐다. 그 곳에서 연인을 찾았지만 배의 선장은 그녀에게 배에서 내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들은 만나지도 못한 채 애절한 작별을 하고 만다는 슬픈 사연의 발라드이다.

 

영국 사람들이 미국에 건너와 들판에 핀 금빛 꽃잎 가운데 어두운 원기둥 모양의 중심이 있는 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존 게이의 사랑의 발라드를 떠 올렸던 것 같다. 그래서 이 꽃을 ‘검은 눈의 수잔’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로 중앙에 있는 어두운 부분은 검은 색이 아니라 어두운 갈색이며 씨를 만드는 작은 꽃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검은 눈의 수잔'이라는 여인이 그녀의 연인인 스위트 윌리암(Sweet William)을 찾으려 전쟁에 나가기 위해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에 올랐다. 그 곳에서 연인을 찾았지만 배의 선장은 그녀에게 배에서 내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들은 만나지도 못한 채 애절한 작별을 하고 만다는 슬픈 사연으로부터 이름이 유래하였다. 루드베키아/ Pentax K-5, 100 mm macro, 1/1250 s, F/2.8, ISO 80
'검은 눈의 수잔'이라는 여인이 그녀의 연인인 스위트 윌리암(Sweet William)을 찾으려 전쟁에 나가기 위해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에 올랐다. 그 곳에서 연인을 찾았지만 배의 선장은 그녀에게 배에서 내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들은 만나지도 못한 채 애절한 작별을 하고 만다는 슬픈 사연으로부터 이름이 유래하였다. 루드베키아/ Pentax K-5, 100 mm macro, 1/1250 s, F/2.8, ISO 80

이제 하지를 지나 6월도 갈 길을 가려고 한다. 꽃들은 화려했고 신록은 아름다웠다. 우울하고 암울했던 우리의 지난 봄을 이제는 떨치고 새로워졌으면 좋겠다. 꽃들이 함께 피어나는 여름의 들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도 평화롭고 조화로운 모습이기를 소원해 본다. 아름다운 자태로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루드베키아를 카메라에 담으며 말 없이 나의 모델들이 되어 주는 꽃들이 있음을 감사하고, 그 속에 담겨있는 자연의 위대함과 사람들이 엮어 놓은 사연들을 음미해 본다. 꽃들이 있어 정말 살 맛 나는 세상이다. 

 

꽃들이 함께 피어나는 여름의 들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도 평화롭고 조화로운 모습이기를 소원해 본다. 아름다운 자태로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루드베키아를 카메라에 담으며 말 없이 나의 모델들이 되어 주는 꽃들이 있음을 감사하고, 그 속에 담겨있는 자연의 위대함과 사람들이 엮어 놓은 사연들을 음미해 본다. 꽃들이 있어 정말 살 맛 나는 세상이다. 루드베키아/ Pentax K-5, 100 mm macro, 1/80 s, F/3.5, ISO 80
꽃들이 함께 피어나는 여름의 들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도 평화롭고 조화로운 모습이기를 소원해 본다. 아름다운 자태로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루드베키아를 카메라에 담으며 말 없이 나의 모델들이 되어 주는 꽃들이 있음을 감사하고, 그 속에 담겨있는 자연의 위대함과 사람들이 엮어 놓은 사연들을 음미해 본다. 꽃들이 있어 정말 살 맛 나는 세상이다. 루드베키아/ Pentax K-5, 100 mm macro, 1/80 s, F/3.5, ISO 80

유월의 노래 <김사랑>

 

유월에는 

진정 이 땅위에 평화를 주십시오.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축복된 행복만 주십시오.

 

방황의 길에서

더 이상 떠돌지 않도록 하시고

진정 참다운 진실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십시오.

 

삶의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여 질 때

거침없는 바람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가게 하십시오.

  

기쁨과 슬픔의 교차점에서

안개에 가려 길이 보이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유월과 더불어 흐르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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