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덕잡구에 온 '괴짜' 송호준 미디어아티스트
"인공위성은 작가의 메시지 전달하는 수단일 뿐"
"우연에서 재미를 만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

지난달 30일 KAIST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덕잡구 시즌2에 참가한 송호준 미디어아티스트.
지난달 30일 KAIST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덕잡구 시즌2에 참가한 송호준 미디어아티스트.

인공위성 설계부터 제작, 발사까지 전 과정을 혼자 수행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미디어아티스트 송호준. 그가 지난달 30일 KAIST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덕잡구 시즌2에 참가해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쏟아냈다.

그는 지난해 2013년 4월 19일 발사 된 소유즈 우주선에 자신이 만든 인공위성 큐브샛을 실어 보냈고, 이후 MBC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꿈과 희망의 아이콘'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송호준 씨는 이런 심볼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작가의 의도를 확대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는 "작가로써 그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 뿐이지 어렸을적부터 인공위성에 대한 꿈을 가진 것도 아니고 누구가에게 희망을 전해주려고 한 것도 아니다"라며 미디어의 왜곡을 꼬집었다. 그럼 그가 인공위성을 쏘고자 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저 작가로써 이야기를 위한 수단이었을뿐"

사람들은 그를 과학자로 생각하지만, 그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예술가다. 단지 인공위성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매개체였을뿐이다. 그는 인공위성을 쏜 이유를 개인, 아마추어, 예술, 정치란 4가지 키워드로 묶어 이야기한다.

"우선 개인도 인터넷·네트워크로 정보를 얻고 그로 인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공학과 예술을 나누는 것처럼 범주에 맞춰사는 삶이 얼마나 장애가 있는지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송 작가는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가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우주선을 쏘아올린 것처럼 과학이 정치적으로 이용됐음을 예로 들며 "우주산업같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들은 권위를 갖기 마련인데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아마추어도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그런 권위를 비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중파를 타면서 유명해졌다. 하지만 다큐도 아닌 예능프로그램에 먼저 출연했다. 권위에 대한 도전이다.

"다큐를 통해 이야기가 무겁게 전달되기 보단 가볍게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스스로에게도 권위가 부여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선택입니다."

송 작가는 그가 만든 인공위성의 제작 설계 과정을 모두 인터넷(www.github.com)에 올려놨다. 더욱이 그가 겪었던 어려움까지 자세하게 기록해놨다. 모든 것을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할 수 있음을 공유하고 싶었던 그의 생각이다.

◆삶의 50%는 우연이다

"시험을 한번도 통과해본적이 없어요. 아마 그쪽으로 뛰어났더라면 그 길을 선택했을 겁니다."

그는 공대에 입학했지만 공학적인 재능은 뛰어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오히려 어렸을 적부터 '표현하기'는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그는 표현은 예술에 속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면에 있어서 예술과 공학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공학, 예술 둘 중 무엇하나 온전히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그 중간의 길을 선택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예술에 기술을 섞어 나만의 방식을 만든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뛰어나지 않기에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서 줏어먹는 방식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예술가라는 범주에 자신을 넣다보니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됐고, 표현하고 싶은대로 자유로이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송호준 씨는 발사 2년 전에 신청해야만 하는 발사 국가허가서 획득과정, 소유즈 부사장의 도움, 페이스북을 통해 독립영화를 찍자고 했던 프랑스 독립영화감독과의 조우 등을 언급하며 "모든 것이 다 예외가 있고 인생의 50%가 우연인 것 같습니다. 그저 사람사는 세상처럼말이죠. 그런 순간 순간이 재밌지 않나요?"라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그는 "막 던졌던 것들이 나비효과가 돼 무언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이 신기하다"면서 "앞으로도 이것저것 할 것이지만 모두 새롭게 만나게 될 우연에 대한 대비"라고 밝혔다.

송 씨는 또 다른 이야기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100년에 딱 한번 깜박이는 LED전등과 5축 CNC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수단이 무엇이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존재와 영속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고 향후 작업 방향을 소개했다. 

청중들은 그의 그런 생각을 신기해 하면서도 어떻게 저런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표정들이 많았다. 하지만 분명 한가지는 얻어간 듯 싶었다. 상상은 분명 현실로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을.

그는 말한다. "Impossible is expensive(불가능은 비싼것이다)"일 뿐이라고.

송호준 미디어아티스트가 만든 개인 인공위성 큐브샛 <사진=송호준 제공>
송호준 미디어아티스트가 만든 개인 인공위성 큐브샛 <사진=송호준 제공>

그가 만들었던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그가 만들었던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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