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창규 포스텍 대우교수(전 국방과학연구소장)

비무장지대에 맞닿은 GOP에서 경계 근무 중인 국군장병들. 철조망 너머가 비무장지대다. <사진=국방부>
비무장지대에 맞닿은 GOP에서 경계 근무 중인 국군장병들. 철조망 너머가 비무장지대다. <사진=국방부>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북한과 우리나라를 갈라놓은,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다. 간첩이 넘어오고 무장공비가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철조망도 쳐놓고, 많은 병사들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다.

얼마 전 이 비무장지대 한곳에서 임모 병장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동료들을 살상하는 사고가 있었다. 국방부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대책들이 몇 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을 때 내놓은 것과 비슷해서 재발에 대한 염려가 가시지를 않는다.

비무장지대 설치는 당연히 우리나라와 북한 간의 크든 작든 무력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가 첫 번째 목적일 것이다. 다음은 허가되지 않은 인원의 통행을 막는 역할이다.

전면적인 전쟁의 경우를 제외하고 고의적이든 우발적이든 상호간의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적대적인 인력이 서로 마주치지 않게 하면 된다. 그리고 간첩과 무장공비의 남침을 막기 위해서는 감시정찰을 강화해 발견시 퇴치하면 될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인기와 무인 로봇 위주의 과학화된 무인 감시정찰 시스템의 도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5분 대기조 형태의 소수의 병력만 운용하면 비무장지대 전체에서 대폭적으로 병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번과 같은 참사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휴전선 스트레스 '막중'…과학 무인감시정찰이 '대안'

현재 우리나라 휴전선의 길이가 155마일이니까 약 250㎞ 정도다. 길이도 길이지만 산악지대가 대부분이라 감시정찰을 위해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높낮이가 장난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강도 흐르기 때문에 감시 자체도 만만치가 않다. 또한 똑같은 곳을 똑같은 방법으로 밤이고 낮이고 반복적으로 지켜야 하는 우리 국군 장병들의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인간공학적 데이터에 따르면 보통 사람의 실수 확률은 백번에 한번 꼴이라고 한다. 훈련이 잘된 병사의 경우는 천 번에 한번 정도다. 천 번에 한번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의 실수도 여기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비무장지대에서의 실수는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근무하는 병사들의 스트레스가 매우 클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은 당연히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3D에 해당하는 비무장지대 환경에서, 반복적인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또 실수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바로 과학화된 무인 감시정찰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국방과학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 뿐만 아니라 무인기와 무인 로봇 분야는 민간 기술도 국제경쟁력이 있다. 무인기와 무인 로봇 그리고 CCTV와 각종 센서를 활용하면 비무장지대에서 고생하는 우리 병사들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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