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비즈클럽' 대덕벤처 파나진서 정례회…정보교환·현장 견학
"대전은 명실상부 바이오 도시…기술 융·복합으로 세계시장 주도해야"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이 파나진에서 자체 개발한 PNA 진단칩 제조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형석 기자>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이 파나진에서 자체 개발한 PNA 진단칩 제조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형석 기자>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지만, 대전은 명실상부 '바이오' 도시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현재 160여 개의 바이오기업이 활동중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6000억원에 달한다. 대전 바이오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개발(R&D) 기반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단순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다른 지역 바이오기업과는 DNA가 다르다.  

대전지역 바이오기업 가운데 분자진단 분야 벤처들로 구성된 '분자진단 비즈클럽(공동회장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서경훈 배재대학교 교수)'이 지난 29일 대덕소재 바이오 벤처 '파나진'에서 정례회를 열었다.

이들은 최근 바이오 분야 동향과 기업간 기술교류와 융·복합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인공 DNA'로 불리는 PNA 소재를 전세계에 독점 생산·공급하고 있는 파나진의 연구·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생산 제품과 판매 전략 등을 청취했다.

분자진단 비즈클럽은 바이오의약, 바이오소재 등과 함께 대전시 바이오기업 클러스터의 3개 비즈클럽 가운데 하나다. 지역 전략산업과 관련된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라 대전시는 지난 2013년 4대 전략산업과 4대 신성장산업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의 '4+4 클러스터' 체제 대신 유망 아이템과 기술 중심의 산업클러스터인 '비즈클럽'을 구축했다. 대전에는 현재 바이오, 나노, 소프트웨어(SW), 국방 등 5개 클러스터에서 모두 17개 비즈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파나진에서 정례회를 갖고 있는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 <사진=김형석 기자>
파나진에서 정례회를 갖고 있는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 <사진=김형석 기자>

안성환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장은 "대전은 전국적으로 바이오기업의 수가 가장 많고, 또 가장 활발한 기업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지난해 구축된 분자진단 비즈클럽은 매월 한 차례씩 회원 기업에서 정례회를 열어 회원사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공유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동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산업지원센터장은 "대전의 바이오기업 대부분은 다른 지역과 달리 R&D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동안 기업별로 '각개전투'를 벌여왔다면 앞으로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공동전선' 구축이 중요하다. 분자진단을 비롯해 바이오 분야 비즈클럽이 이러한 공동전선 구축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례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 <사진=김형석 기자>
정례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 <사진=김형석 기자>
간단하게 바이오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회원들은 파나진의 기업소개와 최근 위기돌파 전략을 청취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분자진단 비즈클럽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대표들은 파나진이 위기돌파 전략의 하나로 구축·운영중인 'PNA 융합기술연구회'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출장중인 김성기 대표를 대신해 안내를 맡은 조군호 파나진 R&D 본부장은 "파나진이 PNA 소재를 전세계에 독점 생산·공급하고 있지만 최근 매출액 성장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PNA 소재 기술을 현재 주력 분야로 삼고 있는 암 진단 등에서 다른 분야로 확대하고 이에 대한 세계

R&D와 시장 동향 등을 분석하고 미래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PNA 융합기술연구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한 회원사 대표는 "25명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다른 기업 대표나 관계자는 참여시키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조 본부장은 이에 대해 "아직 연구회가 설립 초기인데다 사기업의 특성상 다른 기업체를 참여시키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활동의 폭이 넓어지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다른 기업에게도 문호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명상 서울프로폴리스 기업부설 연구소장은 "프로폴리스 분야에서 융합기술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성과를 연구회의 미션과 활동 방향이 뚜렷해야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간담회를 마친 회원들은 기업 소개에 이어 파나진의 첨단 연구·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PNA 소재로 만들어지는 각종 암 진단 제품들의 제조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또 다른 한 회원사 대표는 "파나진이 우수한 기술로 암 진단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제조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렇게 각 회사별 주력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서로 필요한 기술이나 제품을 알게 될 것이고, 이게 융·복합의 발판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파나진의 첨단 PNA 진단칩 제조기계(사진 위)와 각종 장비들. <사진=김형석 기자>
파나진의 첨단 PNA 진단칩 제조기계(사진 위)와 각종 장비들. <사진=김형석 기자>

지난 2001년 창업한 파나진은 인공 유전자, 혹은 인공 DNA로 불리는 PNA(Peptide Nucleic Acid) 생산 전문기업이다. 지난 1991년 덴마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PNA 대량합성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곳은 바로 파나진.

김성기 대표가 주축이 된 연구진은 PNA 대량합성 기술에 핵심적인 '모노머'를 개발해 물질 특허를 확보하면서 대량생산의 길을 열었다. 또 파나진은 이러한 세계 유일의 기술을 통해 전세계에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고 현재 전 세계 30개 국가 200여개 기관에 PNA를 공급하고 있다.

또 PNA 적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R&D에 전념한 결과 기존 DNA 진단칩의 문제점과 단점을 극복한 PNA 진단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09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진단용 PNA 유전자칩을 개발해 식품의약안전청 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신경교종 진단제품(PNA Clamp)와 HPV 진단용 유전자칩이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른 신의료기술로 등재되기도 했다.

조 본부장은 "PNA 적용 분야를 바이오 신약 개발은 물론 IT 등 다른 분야의 소재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R&D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핵심 소재의 R&D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전세계 바이오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이 파나진의 연구,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김형석 기자>
분자진단 비즈클럽 회원들이 파나진의 연구,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김형석 기자>

       

파나진에서 생산하고 있는 진단칩(사진 위)과 파나진 회사 전경. <사진=김형석 기자>
파나진에서 생산하고 있는 진단칩(사진 위)과 파나진 회사 전경. <사진=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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