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정순 연우연합회 수석부회장(전 기초지원연 원장)

'불혹'을 맞은 대덕에서 작은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태동부터 운영까지 정부 주도로 흘러온 대덕과학단지를 내부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에 기초한 운영으로 바꾸자는 취지입니다. 원로과학자들과 대학 총장 등 지역 오피니언들이 발의해 시작된 움직임이 이제 사단법인으로 조직화됐습니다. 벽돌한장 회원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모습과 과학자의 일상을 대덕넷 기고를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정부 출연연 퇴직인들의 모임인 '과학기술인 연우연합회'에서는 7월에 '지속 가능한 대덕특구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임 대전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참석한 이 자리의 핵심 이슈는 '이상적인 정주환경'이었다.

포럼의 목적이 대덕을 대덕인들만이 아닌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의 석학들 조차 와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려면 무엇을 어떻게해야 할 것인가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근대사를 살펴보면 과학기술자를 우대하고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 나라는 강성해졌다. 가장 좋은 예는 영국일 것이다.

대륙에서의 혼란으로 어려움에 처한 유그노 기술자들을 적극 유치하고, 그들에게 공장 설립과 독점권을 부여해 영국 방직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영국 왕립 협회를 설립하는 등 활발하게 과학기술을 지원했다.

그 결과는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결국 대륙의 발판을 잃은 작은 섬나라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영토를 다스리는 대영제국이 된 것이다.

영국 외에도 독일, 일본 등이 과학기술 중시를 통해 세계사를 뒤흔든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가난했던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자들을 국비로 유학보내고 해외에서 공부한 유능한 인재들을 '유치과학자'란 이름으로 귀국하도록 했고, 결국 이들이 전 세계가 놀라는 기적적인 경제 성장의 주역이 됐다.

과학자가 '자화자찬'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국가가 기초와 기둥은 세웠다…좋은 집은 구성원들이 만들자"

그런데 최근 우리의 경제상황은 새로운 돌파구를 요구하고 있다. 당연히 그 돌파구는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더 우수한 과학기술자를 불러모으고 길러내야 한다. 이는 더 많은 과학기술 투자, 더 좋은 연구개발 정책 수립은 물론 우수한 과학기술자가 모일 좋은 정주환경이 구비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덕이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경제 도약의 거점으로는 최적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대덕에서 지난해 말 부터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 한 장'이라는 의미있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과학기술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우리마을을 따뜻하게 만들자는 취지의 모임이다.

대덕특구를 과학기술자들이 사는 집으로 비유하면, 국가에서는 집의 기초와 기둥과 지붕을 만들어주고 벽돌 한 장 한 장을 모아 벽을 쌓고 칸막이를 하며 집을 완성하는 것은 주인의 몫이란 인식에서 출범한 운동이다.

여기에는 대덕 밖에 사는 시민들도 동참하고 있다. 참으로 의미있는 자생적인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 모임은 이곳에 몸담은 과학기술자들이 나와 내 가족이 이웃과 행복하게 어울려 사는 마을로 만드는데 조금씩 힘을 보태자는 소박한 시작이지만, 그 끝은 과학기술과 더불어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따뜻한 마을을 만드는 오색찬란한 무지개 같은 큰 꿈이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하려면 더 많은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 대덕에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덕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대덕에서 찾으려는 많은 이들이 벽돌 한 장에 간절한 마음을 담은 이유다.

사단법인)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사무국 070-4171-3509
후원계좌 1002-750-999369(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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