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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제임스 사이몬드를 꿈꾼다"

KAIST와 '퀀트투자' 개발 중인 CS 한창세 대표
공황장애 극복…가치투자 원칙 프로그램化 시도

자신만의 가치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퀀트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 한창세 CS 대표. 오른쪽에 한 대표가 개발한 기업 재무재표를 이용한 주식가치 평가방식 관련 특허 2개가 보인다. <사진=최동진 기자>
"워렌버핏 이후 기업가치에 기초한 장기투자가 새롭게 조명됐습니다. 세상은 바꿀 수 없지만 투자시장, 그리고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 건전성은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가치투자 원칙을 프로그램화하는데 도전했습니다."

8월 한국에서 수학자대회가 열리면서 주목받은 인물이 있다. 제임스 사이먼드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 명예회장이다.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투자기법(퀀트)을 개발해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한국에도 제2의 제임스 사이몬드를 꿈꾸는 이가 있다. 자신만의 가치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퀀트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 한창세 CS 대표다.

기업 재무재표를 기초로 하는 기본 모델(V-Chart)은 개발된 상태로, 현재 KAIST 지식서비스공학과와 함께 신뢰성 검증과 비정형 지표를 포함한 투자기법 개발을 진행 중이다. KAIST와 함께 지난해 6월 중소기업청 과제에 선정돼 2년 간 8억6000만원 지원도 받았다.

한창세 대표는 "우리나라 주식투자 인구는 528만명"이라며 "아파트를 살 때는 학군, 문화생활, 쇼핑, 통근거리, 브랜드, 전망 등 다각도를 고려하고 투자가치를 판단하지만 정작 주식투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이런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고 창업 이유를 설명했다.

◆"순자산과 시가총액 분석만으로도 적중율 70%"

한 대표의 가치투자 비법은 단순하다. 지금은 KAIST와 CEO 역량, 미래가치, 시장장악력 등 다양한 비정형지수를 포함한 투자프로그램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그 기반에는 기업 재무재표가 있다.

국내에 전자공시시스템이 도입된 2000년 4월 이후 1800개 상장사들의 재무정보를 1년 6개월여에 걸쳐 DB화했다. 재무재표 중 시가총액과 자기자본, 매출액, 부채비율, 순이익, 자기자본이익율(ROE) 등에 대한 비교분석자료를 제공한다. 우선주의 경우, 그동안 보통주와의 가격 괴리율을 도식화해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의 시장가치와 기본 분석에 의한 기업가치 차이를 활용해 현재 시점의 괴리율을 표시하는 방식에 대한 국내 특허 2종을 등록했고,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도 출원해놓은 상태다.

한창세 대표는 "KAIST와의 공동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V-Chart에 대한 검증도 진행했다"면서 "컴퓨터가 선정한 투자적합 종목의 적중률이 70%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실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누적수익율은 2000% 가까웠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에 투자했을 경우 수익율은 198%다.

하지만 아직 V-Chart가 매입과 매도 시기 정보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프로그램매매를 비롯해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초단기 투자는 아예 염두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투자는 노이즈와의 싸움이다. 다양한 정보에 의존하기 보다는 확실한 철학을 갖고 해야 한다"면서 "후행지표이긴 하지만 공시되는 재무정보를 바탕으로 장기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한창세 CS 대표가 기업 공시자료인 재무정보를 토대로 개발한 가치평가방법. 시가총액과 자기자본 비율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다. 단순하지만 이 정보만을 이용해 투자하더라도 주식시장의 각종 소문에 크게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사진=CS 제공>

◆"2~3일이면 될 것을 한학기 배우냐?"…경영학과 중퇴

한 대표는 대학교 경영학과를 중퇴한 재밌는 이력의 소유자다. 본인은 최종 학력을 '고졸'이라고 말한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경영학 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보니 2~3일이면 될 것을 한 학기 내내 배운다. 그래서 3학기를 마친 뒤 학교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취업해 사회생활을 했지만 2006년 공황장애가 왔다.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때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원칙은 앞서 소개한 후행지표에 기초한 장기투자다. 2011년 회사설립 직전까지 매년 40% 넘는 수익을 올렸고,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못한 아내를 이해시키기 위해 자료를 주고 차트를 만들게 했다.

이후 사업화는 아내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1년 관련 내용을 갖고 증권사를 찾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뒤, 직접 창업에 나섰다. 퇴사 후 주식투자를 통해 매년 40% 이상 수익으로 모은 8000만원이 종잣돈이 됐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확실한 투자모델을 확보했다면 직접 투자를 통해 수익을 더욱 올리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실제 금융시장의 투자그룹들은 분석전문가들의 보고서 외에도 저마다 투자기법을 만들어 자산운영에 활용한다. 일부는 투자자문에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직접 투자를 통한 수익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한 대표는 "솔직히 투자를 계속할 것을 그랬다는 후회도 몇 번 있었다"며 웃은 뒤 "공황장애로 회사를 떠난 뒤 힘든 경험이 있어 청년실업의 문제가 공감된다. 글로벌 레포팅 회사들처럼 키우면 고용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독점보다는 공유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은 회사 운영과 연구개발에 투자한 탓에 직접 투자할 돈이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소식을 한 발 앞서 듣는데만 신경을 쓴다. 전자공시된 재무재표가 비록 후행지표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들여다보면 충분히 미래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창세 CS 대표는 지난해 6월 중기청 과제에 뽑힌 뒤, 현재 KAIST와 투자결정지원시스템 고도화 및 다면적 평가에 의한 미래예측 기법 등을 반영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미지=C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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