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충남대·전남대·배재대 출신 의기투합 IT솔루션 ‘MJV’ 창업
고급영상 손쉽게 제작 '이지디오' 개발…"최종 목표는 나눔·봉사"

’MJV’는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친구 4명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회사다. (왼쪽부터)신웅주, 김진회, 조규식, 황민영씨. <사진=MJV 제공>
’MJV’는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친구 4명이 의기투합해 창업한 회사다. (왼쪽부터)신웅주, 김진회, 조규식, 황민영씨. <사진=MJV 제공>

4명의 친구가 있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충남대, 전남대, 배재대. 출신 학교는 다르지만 성향은 비슷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함께 봉사활동을 떠났다. 국내에서 시작했던 봉사활동은 해외로 영역을 넓혔다. 캄보디아, 몽골 등의 낙후된 지역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컴퓨터를 가르쳤다. 보람도 있었지만 한계도 느꼈다. '이렇게 해서는 이들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

"가르치러 봉사활동을 갔는데 오히려 배우고 온거죠. 짧은 기간 단발성으로 가르치고, 돌보고, 도와주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세웠어요. 돈을 많이 벌자. 내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근본적으로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그래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황민영 대표의 말처럼 신생 벤처기업 엠제이브이(MJV)의 목표는 '나눔'과 '봉사'다. 무엇인가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돕자는 뚜렷한 방향을 세웠다. 재학 시절 창업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던 친구들은 2012년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봉사도 같이 하고, 회사를 설립해 돈도 같이 벌게 됐으니 그야말로 '좋은 친구들'인 셈이다.

◆"더 큰 봉사 위해 창업하자"…봉사활동 하다 벤처창업 아이디어 

KAIST 문지캠퍼스 창업보육센터의 MJV 사무실. 다른 팀원들은 여름휴가 대신 대부분 봉사활동을 떠나 자리를 비웠다. <사진=김형석 기자>
KAIST 문지캠퍼스 창업보육센터의 MJV 사무실. 다른 팀원들은 여름휴가 대신 대부분 봉사활동을 떠나 자리를 비웠다. <사진=김형석 기자>
MJV는 KAIST 전산학과 09학번인 황 대표를 비롯해 충남대 경영학과 김진회(06학번), 전남대 기계과 조규식(09학번), 배재대 영어영문학과 신웅주(11학번)씨 등 4명이 의기투합해 지난 2012년 설립했다.

여기에 KAIST 전산학과 이한석, 충남대 컴퓨터공학과 김우태(이상 11학번) 등 2명이 올해 합류하면서 직원은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아직 평균 연령이 20대다. 매출은 많지 않지만 '꿈'과 '패기'로 도전장을 던진 이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는 중이다. 

MJV는 IT솔루션 회사다.

구체적으로는 고급영상 자동제작 시스템인 '이지디오(Eazideo)와 맞춤형 영상제작 서비스인 '비디오 팩토리(Video Factory)'를 비롯해 모바일 웹, 모바일 앱 개발과 컨설팅 등을 사업 아이템으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아이템인 이지디오의 경우 4만5000여 개의 템플릿을 이용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방송국 수준의 고급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 아이템 역시 봉사활동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캄보디아나 몽골 벽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이나 선교사들이 영상을 제작해서 보내는데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너무 어려워하는 겁니다. 뭔가 멋지게 만들어서 자신들에게 관심을 보여준 사람들께 감사의 답례를 하고 싶은데 영상 수준도 너무 떨어지구요. 이런 곳에서도 누구나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각종 경진대회 참가하며 ‘실전’ 익혀

회사설립 2년에 불과하지만 MVJ 멤버들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한밭대에서 개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 두 차례 참가해 각각 2,3위에 올랐다. 2013년 도시환경협약 샌안토니오정상회의 기념 UCC 대회에서 입상한데 이어 제2회 E5 KAIST 창업경진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또 한남대에서 주최한 스타벤처 창업경진대회에서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각종 경진대회 참가와 입상 경력은 창업에 큰 힘이 됐다. 회사 설립 직후 한국엔젤투자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중소기업청에서 시행하는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또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과제와 중소기업청 창업선도대학 창업사업화 지원사업, 대전시 청년창업 '500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이들의 기술과 창업에 대한 열정, 목표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KAIST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해 회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MJV 제공>
KAIST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해 회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MJV 제공>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창업했으니 회사 분위기도 좋을 것 같지만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매일 다툰단다. 황 대표는 이런 회사 분위기를 전적으로 자기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표방하고 있는 '두리뭉실 리더십' 때문이란다.

"서로 사이가 안좋거나 심각한 일로 다투거나 싸우는 건 아니구요. 아무리 사소한 결정을 내려도 일일히 의견을 다 묻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저녁 회식은 어디서, 어떤 메뉴로 할거냐. 그냥 정하면 되는데 다 물어봅니다. 어떤 친구는 삼겹살을 먹자고 하고 어떤 친구는 치킨을 먹자고 해요. 의견을 받고 다시 제안을 하고,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합니다. 그러다보니 연일 언쟁의 연속입니다(웃음)."

이렇게 작은 일조차 팀원들의 의견을 일일히 묻는 것은 이러한 과정이 결국 회사의 목표와도 일치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창업을 위해 너무 많이 자신들을 '희생'한 친구들에 대한 일종의 의리다. 실제 한 친구는 각종 경진대회 참가와 창업 준비를 위해 휴학을 많이 해서 아직 졸업을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친구는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합류하기도 했다. 

‘이지디오’ AWS 서버 Diagram. <자료=MJV 제공>
‘이지디오’ AWS 서버 Diagram. <자료=MJV 제공>

◆창업의 첫 단계?…“좋은 팀을 꾸려라” 

아직 내세울 만한 매출은 없지만 입소문을 타고 MJV의 기술이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의 한 대형 영상제작업체에서 MJV의 이지디오를 사겠다는 제안도 들어왔다. 자신들의 매출이 감소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경쟁의 싹'을 없애자는 의도가 엿보이는 제안이었다. 물론 거절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과제를 수행하면서도 생기는 수익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올 연말부터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출이 생길 때를 대비해 지금은 더 많이 마음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창업할 때 마음먹었던 '초심'을 잃지 말자고. 언젠가 제가 봉사활동 했던 지역에 대규모 IT센터를 설립하고 그 지역 사람들에게 무료로 각종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할 날이 오겠죠. 그 때를 향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갈 예정입니다."

끝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황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팀인 것 같습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로 좋은 팀을 꾸린다면 어떤 난관에 부딪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봐요. 좋은 아이디어와 아이템도 나오구요. 뜻과 비전이 맞는 팀을 꾸리는 것, 그게 창업 준비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전국 규모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한 MJV 팀원들. <사진=MJV 제공>
전국 규모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해 기념촬영을 한 MJV 팀원들. <사진=MJ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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