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및 R&D공공기관에서는 수년간 많은 노력을 통해 기관별 교육체계를 수립하고 구성원이 필요한 역량강화 교육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교육이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교육체계를 수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으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지금은 교육실시 후 평가를 통한 교육효과성 검증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연한 순리이지만,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연구원들이 R&D사업 계획단계에서 평가를 고려하듯이 교육담당자들은 교육기획단계에서 교육평가를 고려하여 추진했어야 하나 여력이 되지 않아서 또는 이를 간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번쯤은 들어보았거나 알고 있는 커크패트릭(Kirkpatrick)의 4단계 평가모형을 주제로 업무 활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한다.   

 Kirkpatrick의 4단계 평가모형은 다른 평가모형에 비해 보편화되어 있고 적용이 용이하여 활용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관들이 교육에 적용하고 있으나 그 적용범위가 1단계 반응평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상위 단계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1단계 반응평가라도 그 의미를 알고 제대로 적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므로 평가모형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자 한다.

1단계 반응(만족도)평가는 교육을 실시한 직후 교육내용, 강사, 교육환경 등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이 교육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반응만을 평가한다고 해서 별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Kirkpatrick의 4단계 평가모형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본다.

반응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반응정도에 따라 2단계 평가인 학습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의 유효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결과에서도 반응평가와 학습평가 간의 분석결과 유의하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육과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피드백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단계 학습(학습성취도)평가는 교육에 참가한 결과로 참가자들이 교육이전과 대비하여 지식을 새롭게 얻거나, 기술의 향상 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참가자의 학습은 시험 등을 통해 양적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보니 반응평가보다 학습평가(사전·사후평가, 평가지 개발 등)를 실시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평가가 가능한 교육도 자격·승진을 위한 교육이거나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한 교육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성인교육에서는 교육 참가자들의 정서상 부담감으로 적용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3단계 행동(현업적용도)평가는 교육 후 학습한 내용을 참가자들이 업무 및 연구현장에 적용하는가를 측정하는 것으로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을 평가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행동평가는 반응 및 학습평가보다 더욱 복잡하고 어렵다. 그 이유는 평가의 기간이 학습 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최소의 기간인 3개월 이후에 평가가 가능하고, 평가의 대상이 되는 교육과정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직무중심의 중·장기 교육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평가지 설계, 학습목표 및 현업적용 여부를 측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럼에도 행동평가의 중요성과 교육효과성 검증을 위해 교육담당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행동평가와 관련하여 Tip을 추가로 제공하면, 교육을 받은 참가자가 학습한 내용을 현업에 적용하고자 하였으나 적용되지 않은 경우를 다음과 같이 해석해야 한다.

첫 번째는 교육받은 내용이 현업적용에 부족 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 시에는 교육과정을 개선하여 이를 보완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교육받은 내용이 현업적용에 가능하나 실행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한 여건(환경)이라면 학습전이가 제대로 전개될 수 있도록 지원환경(상사 및 동료의 지원, 제도 등 조직의 지원)의 개선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학습내용과 현업적용 환경이 우수함에도 참가자 본인의 의지에 의해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교육대상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신중하게 교육 참가자를 선발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더라도 교육대상과 적합하지 않으면 그 교육은 무용지물이 된다.

4단계 결과(경영기여도)평가는 교육을 통해 나타나는 유·무형의 성과 즉, 연구생산성 증가, 품질 개선, 사고 발생률 감소, 교육 투자대비 이익(ROI) 등을 측정하는 것으로 기관 경영상의 기여정도를 평가하는 단계이다. 그러나 가장 높은 단계의 평가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시간과 비용, 전문성 등이 요구된다. 평가 시 다양한 변수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한계점을 보여 일부 무형의 성과를 제외한 유형의 성과 측정은 거의 실시하지 않고 있다. 향후 관심과 노력으로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여 공유가 필요한 평가단계라고 생각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보편적으로 활용 가능한 교육평가 단계는 1단계 반응(만족도)평가와 3단계 행동(현업적용도)평가라고 생각된다. 특히 3단계평가는 학습한 내용을 연구 및 업무현장에 적용여부를 측정하는 평가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학습이 전이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중요하므로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다음 기고문에서는 학습전이(Learning transfer)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로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에서는 교육만족도 제고 및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 전 교육과정에 1단계 반응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R&D전문성 강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자격과정에 2단계 학습평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직무중심의 장기과정에 교육효과성 검증을 위해 3단계 행동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윤현진 KIRD 박사는

윤현진 KIRD 박사.
윤현진 KIRD 박사.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윤현진 박사는 '윤현진의 R&D인력 HRD'를 통해 국가 R&D기관에서 요구되는 인적자원개발(HRD) 활동을 출연연 중심으로 유익한 정보와 함께 소개해 줄 예정입니다.

윤현진 박사는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에서 인재개발연수부장(연구위원)으로 근무중이며 출연연과 R&D공공기관을 대상으로 HRD컨설팅 및 자문, 교육기획 및 과정개발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적자원개발 분야에 있어 경험이 풍부한 윤박사는 국가품질상(인재개발상, CoP) 심사위원과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Best HRD) 인증 심사위원 등 전문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다수의 출연연 및 R&D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체계 및 경력개발체계, e-HRD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국가R&D기관의 인재육성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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