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KISTI 신임 원장의 포부…"선단형 R&D 중심역할하겠다"

취임 후 원장실을 주3시간 개방, 사전 예약을 통해 밀착 소통에 나서고 있는 한선화 KISTI 원장. 최고정보관리책임자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국민안전분야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사진=대덕넷>
취임 후 원장실을 주3시간 개방, 사전 예약을 통해 밀착 소통에 나서고 있는 한선화 KISTI 원장. 최고정보관리책임자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국민안전분야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사진=대덕넷>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로서 KISTI의 역할을 고민해 왔어요. KISTI는 Information(정보)를 넘어 Intelligence(지능)를 제공해 재해재난시 결정을 빠르게 하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역할에 방점을 두겠습니다."

취임 한달이 조금 넘은 한선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그의 별명은 '선화 공주'다. '한선화' 라는 이름 덕분이다. 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지인들은 한선화 원장에 대해 '선이 굵으면서 섬세함을 갖춘 수장감'이라고 평가한다.

한 원장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원장 취임 후 내부 구성원과 소통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한 원장은 매주 3시간 누구든 원장실을 찾을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부터 과제 연구자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원장실을 방문, 멘토로서 조언을 부탁하기도 하고 과제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원장은 "여성 원장의 장점 중 하나는 소통 능력이다"면서 "처음에는 누가 원장실에 올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의외로 많더라. 매주 대전에서 2시간 서울 분원에서 1시간씩 사전 신청을 통해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원장은 취임 후 첫주에 인사를 마무리 하고 지금은 앞으로 3년간 KISTI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킬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며 경영계획을 수립해 나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

경영계획을 수립하며 한 원장이 가장 중심에 놓고 있는 목표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선도형 연구개발 파트너 ▲국민 삶의 질 향상이다. CIO로서 슈퍼컴의 사용 목적을 분명히 하고 데이터를 가시화해 실시간 보여주며 중소기업 성장과 재해재난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IO 역할 정립으로 중기 지원하고 재해재난 시스템 구축할 것"

"경영계획 수립은 연구소 발전을 위한 첫단추로 잘못 수립되면 KISTI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원장 취임 일정이 애매하면 자칫 1년반의 시간을 까먹을 수 있는데 9월에 취임해 경영목표와 내년 사업계획까지 동시에 수립하며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한 원장은 원장 취임 시기도 중요하다고 말하며 앞으로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슈퍼컴을 어떻게 쓸지 용도를 분명히 하고 CIO로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해재난시 정보를 신속하게 가시화해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KISTI는 CIO로서 조직의 역할에 주력해 왔다. 연구자나 중소기업에게 슈퍼컴 이용을 권장하는 정책이 중심을 이뤘다. 자체적으로 슈퍼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했다는게 한 원장의 판단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재해재난 기관 관계자가 발표한 자료 중 허리케인 발생시 미국과 한국의 상황실을 비교한 자료가 있었는데 너무나 달랐어요. 미국은 실시간 피해지역의 위성영상을 띄우며 화상 토론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방송국 영상만 보고 있었죠. 재해재난 시스템이 안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KISTI에서 기상데이터, 해상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를 가시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 원장은 "슈퍼컴과 IT기술의 연결고리를 찾아 빅데이터를 다이나믹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판교 사고도 그 지역에서 쏟아지는 영상 자료를 활용했다면 한 곳에 사람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이 정보를 경찰 등에 제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진단했다.

현재 KISTI는 슈퍼컴퓨터 5호기 구축을 위한 건축 등 인프라 작업을 진행중이다. 슈퍼코리아 2020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슈퍼컴퓨터 5호기 구축은 도입을 위한 예산만 1000억원 규모다.

한 원장은 "5호기 도입이 시급하다. 기존 슈퍼컴퓨터는 전체 자원의 60%가 기초연구에 활용됐는데 5호기가 도입되면 기초연구는 20% 나머지는 빅사이언스와 재난재해에 사용할 것"이라면서 "슈퍼컴퓨터 규모가 기존보다 월등히 커지기 때문에 기초연구분야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는 실제 CPU 용량은 늘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도 기존 산학연 지식공동체인 아스티(ASTI)조직을 밸류체인 중심으로 정립하고 전격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KISTI는 슈퍼컴퓨터을 활용, 시뮬레이션 지원을 통해 유망아이템을 발굴해 주는 것은 물론 사업포트폴리오 작성과 분석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 원장은 "아스티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공동협력을 통해 새로운 마켓이 생성되도록 선도형 지원을 할 것이다. 중소기업 육성에서 KISTI가 중심역할을 하지만 출연연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애로사항을 듣고 다른 출연연의 지원이 필요하면 협력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섬세함 살려 과학계 네트워크 다지고 내부직원 자긍심 높일 것"

지인들은 한 원장에 대해 선이 굵으면서 섬세함을 갖춘 수장감이라고 평가한다.<사진=대덕넷>
지인들은 한 원장에 대해 선이 굵으면서 섬세함을 갖춘 수장감이라고 평가한다.<사진=대덕넷>
한선화 원장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단체가 있다. 한민족 과학기술자네트워크인 코센(Kosen)이다. 코센이 글로벌 네트워크로 자리 잡을 수 있기까지 한 원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한 원장은 매년 이들의 만남을 이끌어내며 모임이 안정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코센은 전세계 70개국 11만 과학기술자들의 글로벌 커뮤니티다. 해외 회원은 1만여명으로 박사급 회원이 50%를 넘는다. 이들은 해외 현장의 고급 정보를 공유하며 국내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 원장은 "고급인력이 해외로 가면서 고급두뇌 유출이라고 비난하는데 그들을 국내로 데려오기에는 여러가지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고급두뇌 유출이 아닌 고급두뇌의 해외 파견으로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 코센은 집단지성과 사용자 참여로 정보가 생성된다. 최근 해외출장시 언어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출장도우미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코센에 애정을 표시했다.

취임 후 한 원장은 내부 직원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KISTI는 행사를 무척 많이 하는데 대부분 외부인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내부 직원을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어요. 내부에서부터 KISTI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한 원장은 KISTI 역할을 명확히 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경영목표를 통해 KISTI의 역할을 분명히 드러나게 할 것이다. 서포터즈가 아닌 파트너 KISTI가 될 수 있도록 해 구성원들에게 직장에 대한 자부심을 줄 것"이라며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출연연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인데 선단형 R&D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 역할을 KISTI가 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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