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한 이틀 가을 비 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비와 함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가을이 깊이를 한층 더한 느낌이 든다. 아직 내 마음 속에는 지난 여름을 정리하고 이 가을을 담을 준비도 채 못했는데 시간은 그런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제 갈길을 바삐 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내린 가을비는 10월의 초대를 벌써 받아놓고도 아직 9월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나에게 다시 한 번 초대에 응하라는 독촉장과도 같았다.

아직 내 마음 속에는 지난 여름을 정리하고 이 가을을 담을 준비도 채 못했는데 시간은 그런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제 갈길을 바삐 가고 있다. Pentax K-3, 16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25 s, F/3.5, ISO 400.
아직 내 마음 속에는 지난 여름을 정리하고 이 가을을 담을 준비도 채 못했는데 시간은 그런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제 갈길을 바삐 가고 있다. Pentax K-3, 16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25 s, F/3.5, ISO 400.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함께 했던 후배를 만난 적이 있다. 아마 대학을 졸업한 후로는 처음 만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비록 사이버 공간이기는 하였지만 무척 반가웠다. 대학 때에는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던 후배인데 내 고등학교 동기와 결혼을 하여 미국으로 간 후 그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다.정말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SNS로부터 이 가을에 받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이번에 내린 가을비는 10월의 초대를 벌써 받아놓고도 아직 9월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나에게 다시 한 번 초대에 응하라는 독촉장과도 같았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 s, F/3.5, ISO 400.
이번에 내린 가을비는 10월의 초대를 벌써 받아놓고도 아직 9월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나에게 다시 한 번 초대에 응하라는 독촉장과도 같았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25 s, F/3.5, ISO 400.

요즈음은 한 사람의 페이스북 친구를 새로 알게 되면 그를 통해 그와 연결된 또 다른 많은 사람들과 쉽게 연결됨으로써 정말 다양한 사람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며칠 전 그 후배가 공유해 놓은 'Spirit Science'라는 페이스북 사이트에 실려있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본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읽으며 저절로 "맞아!"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인간에 대해 무엇이 가장 놀라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달라이 라마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희생한다. 그리고 그는 그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희생한다. 그리고 그는 미래에 대해 너무 염려함으로써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 그 결과 그는 현재에도 또한 미래에도 살지 못하게 된다. 그는 마치 절대 죽지 않을 것 처럼 살지만 결국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채 죽게 된다."

오늘 이 순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가을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가을잎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entax K-3, 17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50 s, F/3.5, ISO 100.
오늘 이 순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가을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가을잎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entax K-3, 17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50 s, F/3.5, ISO 100.

며칠 전 석양 빛에 붉게 물든 가을 잎과 그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세상을 보면서 '붉게 물든 가을 그 너머에는 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다 문득 달라이 라마의 말이 떠 올랐다. 오늘 이 순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가을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가을잎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월은 국화 향기가 가득한 달이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5, ISO 100.
10월은 국화 향기가 가득한 달이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400 s, F/3.5, ISO 100.

이제 10월도 하순에 접어들고 있다. 노랗고 붉게 물든 가을잎을 보면서 또 하나의 작은 깨달음을얻는다. 나의 페이스북에 올린 가을잎 사진을 보면서 누군가 '저렇게 아름다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댓글을 올렸다. 나는 '그 빛은 원래 나뭇잎들이 지니고 있던 색이랍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여름동안 햇빛을 받아 양분을 만들기 위해 엽록소로 무장을 하고 있던 나뭇잎들이 이제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떨구기 전 그 속에 원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색소로 최후의 치장을 함으로써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가을잎을 보면서 사람들도 젊었을 때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감추고 바쁘게 살았을 지라도, 나이가 들어 황혼기가 되면 이처럼 자신 속에 감추어져 있던 본연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변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거기에 국화의 향기까지 더해서…

특히 이른 아침에 만나는 청초한 모습의 국화는 참 아름다워 가을의 추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320 s, F/3.5, ISO 100.
특히 이른 아침에 만나는 청초한 모습의 국화는 참 아름다워 가을의 추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320 s, F/3.5, ISO 100.

10월은 정말 국화 향기가 가득한 달이다. 가까운 어은동의 유림공원에서도 국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가을의 느낌을 물씬 느껴 볼 수도 있다. 특히 이른 아침에 만나는 청초한 모습의 국화는 참 아름다워 가을의 추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꽃보다 단풍이 더 아름다운 계절이다. 임영준 시인이 말하듯 지금 10월의 초대를 받은 우리들은 '뒷생각은 하지말고 허리띠 풀고 시간일랑 접어두고, 가까운 이들과 함께 마음껏 즐기는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제 꽃보다 단풍이 더 아름다운 계절이다. 임영준 시인이 말하듯 지금 10월의 초대를 받은 우리들은 ‘뒷생각은 하지 말고 허리띠 풀고 시간 일랑 접어두고, 가까운이들과 함께 마음껏 즐기는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0 s, F/5.6, ISO 400
하지만 이제 꽃보다 단풍이 더 아름다운 계절이다. 임영준 시인이 말하듯 지금 10월의 초대를 받은 우리들은 ‘뒷생각은 하지 말고 허리띠 풀고 시간 일랑 접어두고, 가까운이들과 함께 마음껏 즐기는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1/10 s, F/5.6, ISO 400

10월의초대<임영준>

어서 오세요
저기 활짝 열린
창가에 앉으세요

그 자리엔 그대의
그리움만큼의 빛살과
아쉬움만큼의 향기가
고루 차려져 있습니다

뒷생각은 하지 말고
허리띠 풀고
시간일랑 접어두고
가까운 이들과 함께
마음껏 즐기다 가시지요

그냥저냥 흘려버리면 또
후회만 잔뜩 남는답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